-대기업 중고차 진출 따른 전략적 대비
국내 중고차 업계가 이른바 ‘신뢰’를 통한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내년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롯데렌터카, 카카오모빌리티 등의 중고차 사업 진출을 앞두고 스스로 정화 작용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결국 중고차 시장의 경쟁력이 "신뢰"라는 점을 중고차 업계 스스로도 인식하는 셈이다.
26일 중고차 기업 케이카는 2023년 트렌드 키워드를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 ▲중고차 시장의 발전 ▲온라인 구매 확대 ▲품질 보증 연장 서비스 확대 및 개선 ▲여성 구매자 증가 ▲20대 구매자 증가로 꼽았다. 이 가운데 눈여겨 볼 대목은 ‘온라인 구매 확대’다. 굳이 매장을 방문하지 않되 제품 보증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거래를 활성화하는 방안이다.
비슷한 키워드는 엔카닷컴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 회사는 2023년 중고차 시장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 ▲가성비 ▲원스톱 서비스 ▲친환경차 ▲신뢰 등을 선정했다. 올해 전체 거래를 분석한 결과 나타난 트렌드라는 설명이다. 복잡한 거래 절차와 차 상태에 대한 높은 이해도 요구를 플랫폼에서 구현, 검색부터 구입까지 온라인 ‘원스톱’ 거래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 셈이다.
이처럼 비대면 온라인 거래 활성화에 따라 중고차 업계는 중개 플랫폼의 신뢰도 차별화에 적극 나서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핸들이 내놓은 중고차 플랫폼 카머스는 환불 조건 완화를 앞세운 ‘신뢰 마케팅’으로 거래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거래의 편리성에 따라 거래는 늘어났지만 반품 조건이 까다롭다는 소비자 불만을 적극 수용키로 한 것.
카머스 관계자는 "고가 제품군인 자동차를 별도 소명 없이도 100% 전액 환불해주는 중고차 상거래 문화를 만들려 한다"며 "카머스는 차 구입 후 7일 이내, 주행거리 500㎞ 미만의 경우라면 반품 신청자 모두에게 차량가 전액을 환불해 주기로 했다"고 설명한다. 더욱이 주목받는 점은 차에 별 다른 문제가 없이 단순한 소비자 변심도 환불에 수용한다는 점이다.
㈜핸들 안인성 대표는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 고가의 중고차를 선뜻 구매하기 쉽지 않으며 원하는 색상, 크기, 트림 등이 실제 받아본 차와 다를 수 있어 구매와 마찬가지로 모바일 내에서 원클릭만으로도 환불 신청이 가능한 반품 프로세스를 만들게 됐다"며 "모든 반품 및 환불 절차는 모바일 앱 상에서 진행돼 별도 상담원과의 전화 통화도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회사가 직접 반품 차를 회수하기 위해 소비자가 지정하는 장소로 방문까지 한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신뢰를 높여야 시장 내 기반 구축이 단단해진다고 여기는 셈이다.
한편, 중고차 업계의 신뢰성 높이기는 대기업 진출을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분석도 많다. 대기업이 진출하면 판매할 물량의 매입이 줄어들 수 있는 만큼 그 안에서 생존하려면 대기업에 버금가는 거래 제도 및 물건의 신뢰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에 대기업이 들어오는 것 자체가 무조건 위협이라는 인식보다 대기업이 할 수 없는 제도를 먼저 도입해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 플랫폼을 중심으로 신뢰도 향상이 많이 이루어지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