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경차 시장에 3년 만에 10만대를 넘어섰다.
4일 국산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경차 시장 규모는 13만2,911대로 2021년(9만5,267대)보다 39.5% 증가했다. 성장세는 현대자동차 캐스퍼와 기아 레이가 견인했다. 캐스퍼는 지난해 4만8,002대가 판매됐다. 레이는 부분변경 효과에 힘입어 전년(3만5,956대)보다 23.9% 증가한 4만4,566대를 기록했다. 모닝도 2만9,380대가 출고됐다. 전년(3만530대)보다 3.8% 줄었지만 견실한 실적이다. 지난해 말 생산을 멈춘 쉐보레 스파크는 1만963대를 시장 형성에 보탰다.
업계에선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한 두 제품의 활약이 실적 개선에 한 몫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크기가 한정된 경차의 약점을 줄여서 경차뿐만 아니라 소형차의 일부 수요까지 끌어들였다는 것. 캐스퍼는 SUV를, 레이는 MPV를 지향해 해치백 스타일인 모닝, 스파크보다 거주공간과 적재공간이 큰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여기에 모든 좌석을 접을 수 있는 기능을 갖춰 차박 수요에도 대응했다.
제품의 차별화된 특성과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한 마케팅도 시장 견인 배경으로 꼽힌다. 두 제품은 2,000만원에 육박하는 다소 비싼 가격표를 붙이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능력이 상향평준화된 상황에서 상품성이 높다면 가격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밖에 고유가 기조도 경차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름값이 오를수록 효율이 높은 경차가 주목받는 경향이 짙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차 인기는 차급을 뛰어넘는 상품성과 각 회사의 판촉, 고유가 상황이 맞물려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올해 역시 10만대 이상으로 시장 규모가 유지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내 경차 시장은 2008년 13만4,000여대를 시작으로 꾸준히 규모를 키워오다 2012년에는 20만대를 넘겼다. 하지만 가격 상승과 줄어든 혜택, 소형 SUV의 인기로 인해 감소세를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