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큰 폭으로 판매 감소해
-비싼 가격과 라이벌 등장으로 경쟁력 떨어져
테슬라가 국내 시장에서 큰 폭의 판매 감소세를 보이며 올해 전망이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큰 폭으로 움직인 가격 변동성과 경쟁사들의 이어진 신차 출시 등에 따른 경쟁력 감소로 풀이된다.
16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수입차 판매 분석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는 지난해 한국에서 1만4,571대를 등록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에 이어 전체 5위를 기록했지만 전년(1만7,828대)과 비교하면 18.3% 감소하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제품별 실적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주력 제품인 모델 3와 Y는 각각 7,323대, 7,248대를 출고해 전년 대비 각각 17.7%와 18.5% 하락했다. 경쟁사들의 전기차가 줄곧 판매 상승폭을 그린 것과는 반대되는 결과다.
실적 하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먼저 치솟는 가격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다섯 차례나 가격을 올린 바 있다. 트림별 1,00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가 하면 모델 Y의 경우 1억원에 육박하는 값으로 소비자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겨줬다. 반면 정통 내연기관 브랜드는 앞다퉈 적정 가격의 전기차를 출시하며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실제로 지난해 BMW i4, 폴스타2, 벤츠 EQB 등 모델 3와 Y를 위협할만한 차들이 대거 출시됐고 실적 또한 준수했다. 반면 테슬라는 경쟁사 대비 별다른 신차 소식이 없는 상황에서 가격만 올라 소비자들이 시선을 돌린 게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가 한국에 진출한지 수 년이 흘렀지만 판매대수 대비 부족한 서비스센터와 부품 수급 지연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 결국 유지 편의성 측면에서 기존 완성차 회사의 네트워크에 뒤지는 사실이 약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테슬라는 최근 뒤늦게 차 값을 내리며 판매를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올해도 녹록치는 않다. 경쟁사들의 다양한 전기차가 국내 시장에 본격 출격을 앞두고 있어서다. 한 업계 전문가는 "지난해까지 전기차는 시장 형성기였고 이때는 전기차만 제조하는 기업이 유리할 수 있지만 도약기에 접어드는 시점에선 내연기관으로 확보한 수익을 전기차에 적극 투자하는 대형 기업들이 전기차 이익을 최소화하면서 시장을 잠식할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 시각에선 테슬라가 소프트웨어에 강점이 있다 해도 구매 측면에선 여러 전기차 종류 가운데 하나라는 생각이 점차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