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거듭할수록 꾸준히 늘어 300만대 육박
-제품 완성도 높아져 교체 필요성 둔화
-고물가 및 카플레이션 현상으로 구입 미뤄
국내 도로에서 15년 이상 운행중인 자동차 등록 대수가 꾸준히 증가하며 최고치를 찍었다. 높은 물가와 출고 지연 등으로 인해서 소비자들의 신차 구매 의지가 줄어든데다가 제품의 상품성이 전반적으로 향상되면서 신차 교체에 대한 필요성을 못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자동차등록통계월보에 따르면 2022년 국내 등록된 2,550만대의 자동차 중 15년 이상 된 고령차는 297만여대로 나타났다. 전년과 비교해 7%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최근 5년간 기록은 가장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 외에 10년에서 15년 사이 고령차 운행 대수도 560만여대 정도로 21년 대비 5.9% 올랐다.
15년 이상 고령차 증가는 해를 거듭할수록 명확해지고 있다. 2017년 276만대 수준이었던 고령차는 2018년 288만대, 2019년 280만대 등으로 소폭 상승했다. 이후 코로나 펜데믹 절정에 있었던 2020년에는 다시 276만대 수준으로 주춤했지만 21년 반등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300만대 근접이라는 숫자까지 보여줬다.
노후 차 증가에는 다양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라는 게 업계 판단이다. 먼저 소비심리 하락이다. 고물가,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카플레이션 현상으로 자동차 출고 대기까지 길어지자 계약을 취소하고 기존 차를 계속 타는 운전자가 늘어났다.
또 높아진 차 값이 부담스러운 일부 소비자는 새 차를 구입할 가격으로 한두 체급 위에 노후 중고차를 알아보면서 전체적으로 운행 기간을 키웠다. 여기에는 근간이 되는 제품 완성도도 한 몫 했다. 기술 및 제조 역량이 높아지면서 내구성이 좋아졌고 굳이 차를 바꿀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다. 실제 국내 연도별 평균 폐차주기는 2004년 10년을 넘긴 뒤 2020년부터 15년 이상으로 꾸준히 상승 중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노후차 증가 현상이 일정 지점을 지난 뒤에는 정체되거나 다시 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공급이 원활히 될 경우 소비가 다시 살아날 수 있어서다. 여기에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지원을 적극적으로 이어나가고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 될 경우에는 고령차 점유율이 후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