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닛산 지분 정리한다

입력 2023년01월31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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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사 지분율 15%로 맞춰
 -닛산, 르노 전기차 부문에 투자

 르노와 닛산이 지분 정리에 합의하면서 24년 만에 양사 지분 구조가 재편될 예정이다.

 31일 외신에 따르면 르노는 기존에 보유 중이던 닛산 지분 43.4%를 15%까지 줄여 양사 지분율을 동등하게 맞춘다는 복안이다. 매각할 닛산 지분 28.4%는 프랑스의 한 신탁 기업에 맡겨 단계적으로 정리할 계획이다.


 그동안 양사는 연합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지분율이 달라 갈등이 지속돼 왔다. 르노는 1999년 위기에 빠진 닛산 지분 37%를 인수했다. 이후 2002년에는 43%까지 지분율을 확대했다. 닛산도 르노 지분 15%를 사들이면서 지금까지 지배 구조를 유지해 왔다. 2016년에는 닛산이 미쓰비시 지분 34%를 인수하며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가 출범하기도 했다.

 하지만 닛산의 수익이 르노를 크게 제치면서 지배 구조에 대한 닛산의 반발이 거세졌다. 자동차 시장을 장악하긴 했지만 의결권이 없었기 때문이다. 르노 지분 15%를 보유하던 프랑스 정부의 영향도 작지 않았다. 프랑스는 닛산을 손아귀에 넣기 위해 2014년 제정한 플로랑주법을 활용했다. 2년 이상 된 주주 의결권을 두 배로 인정하는 차등 의결권 제도다. 프랑스의 르노 의결권이 30%로 늘어나면서 2019년에는 르노와 닛산의 합병을 추진하기에 이른다. 합병은 일본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지만 각 사가 속한 프랑스와 일본의 산업 전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르노가 닛산 지분을 매각하는 배경은 전동화를 위한 자금 확보가 꼽힌다. 르노는 지난해 2월, 내연기관과 전기차 영역을 분리하기로 결정하고 "암페어"라는 전기차 제조사 설립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르노가 지배 구조 정리를 통해 59억달러(한화 약 8조4,300억원)의 자금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분 정리 합의안에는 닛산이 암페어에 최대 15%를 출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르노가 닛산의 지배권을 포기하면서 닛산은 르노와의 관계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 양사는 인도, 남미 등 신흥 시장에서도 신규 사업을 함께 모색할 계획이다.

 한편, 루카 데 메오 르노 CEO와 우치다 마코토 닛산 사장은 오는 2월 중 이번 합의 내용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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