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시장의 소비자들이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카를 더 많이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딜로이트그룹이 발간한 2023 글로벌 자동차 소비자 조사 국문본 리포트에 따르면 세계 각 지역의 전동화 전환 속도는 국가별로 상이하게 나타났다. 특히 하이브리드 기술에 대한 선호도는 대다수 국가에서 배터리 전기차보다 평균 2.6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국가별로는 일본의 하이브리드 선호도가 48%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한국 40%, 인도 32%, 동남아시아 32%, 미국 28%, 독일 27%, 중국 26% 순으로 파악됐다. 전기차는 중국 27%, 한국 17%, 독일 16%, 일본과 동남아시아 13%, 미국과 인도 8%의 국가별 선호도를 기록했다.

 전기차 구매 저해 요인은 충전 인프라 미흡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한 미국, 독일, 일본 소비자 70% 이상은 전기차 충전 장소로 집을 선택했다. 한국도 절반이 넘는 57%가 집을 택했다. 하지만 일부 시장에서는 가정용 충전기 설치가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상황인 탓에 공공장소 중심의 충전 인프라 확충을 전기차 대중화의 선결 과제로 꼽고 있다. 

 전기차 구매 시 가장 우려하는 사항은 충전 소요시간과 주행거리, 비용 등으로 집계됐다. 전체 응답자의 66% 이상이 전기차를 80%까지 충전하는 데 40분 이내를 선호했다.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10분에서 40분 미만을 가장 많이 선호했다. 국가별 응답율은 한국 62%, 동남아시아 60%, 미국 57%, 인도 56%, 일본이 49%를 차지했다.

 또한, 다수의 소비자는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로 400㎞ 이상을 선호했다. 국가별로는 독일이 79%, 한국 73%, 중국 69%, 일본 53%, 동남아시아 49%, 인도 41%의 소비자가 1회 충전 시 400㎞ 이상 주행을 희망했다.

 이밖에 보고서는 세계적인 신차 출고 지연이 자동차 구매 시 주문 생산 방식(build-to-order) 선택 현상을 가속화할 것으로도 분석했다. 주문 생산이 가능할 경우 대부분의 국가에서 3~4주 동안 기다릴 수 있다는 비중이 가장 컸다. 국가별 응답율을 살펴보면 인도 39%, 중국 35%, 동남아시아 34%, 독일 32%, 일본과 미국 31%, 한국 30%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비 경험 중시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것을 의미한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신차 구매 시 고려 요인으로는 합리적 가격 구매(1위) 및 투명한 가격 책정(2위) 외 실제 사용 경험이 3위로 나타났다. 브랜드 앱에 대해 기대하는 기능으로 한국, 일본, 미국, 동남아시아 국가는 자동차의 기능 학습을 선택했으며, 서비스 예약(중국), 서비스 일정 및 비용 조회(독일), 결제 진행(인도) 등의 사용자 경험을 최우선으로 골랐다.

 여기에 차가 제공하는 커넥티비티 기능으로 교통 상황 업데이트 및 대안 경로에 대한 관심도가 동남아시아 81%, 한국 75%, 일본 66%, 독일 58%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비자들은 커넥티드 서비스를 차 가격에 포함시켜 선불로 결제하거나 서비스 사용량 기준으로 결제하기를 선호했다. 국가별로는 중국 54%, 인도 49% 등 많은 소비자들이 선불 지급을 선호했다. 한국의 54% 소비자는 서비스 사용량 연동 지불을 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독서비스 방식의 월별 결제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선호도가 낮았다.

 김태환 한국딜로이트그룹 자동차산업 리더는 "완성차 업계는 신차 구매 시 주요 결정 요인으로 자리 잡은 소비자 경험의 차별성 확보를 위해 최종 소비자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