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전천후 소형 크로스오버, 지프 컴패스

입력 2023년02월27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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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프로드에서도 자신감 넘치는 크로스오버

 자연을 누비기 위해 태어난 지프의 가장 큰 고민은 도심과 친해지는 일이었다. 1990년대부터 SUV 흐름이 프레임 온 바디에서 모노코크 바디로 움직이면서 도시에서도 쉽게 탈 수 있는 SUV가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컴패스가 처음 등장한 배경이다.

 지난해 국내 출시된 2세대 부분변경 컴패스는 지프 특유의 오프로드 성능과 편의성으로 꽉찬 실내 구성을 앞세워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편하게 탈 수 있는 SUV를 지향한다. 특히 온·오프로드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다는 장점에서 착안해 본연의 캐릭터와 부가적 캐릭터를 갖고 있는 MZ세대를 겨냥한다.



 ▲베이비 그랜드 체로키
 외관은 왜소한 체구에 지프의 매력을 가득 담았다. 전면부는 지프만의 7슬롯 그릴을 중심으로 구현했다. 실제 그릴 역할을 하지 않지만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하는 데엔 모자람이 없다. LED를 반영한 헤드램프와 안개등, 과감한 형태의 범퍼와 흡기구 모두 다양한 주행 상황에 대응할 수 있을 것 같은 대범한 인상을 연출하고 있다.

 측면은 암팡진 몸매와 지프 특유의 사다리꼴 휠하우스가 인상적이다. 시승차는 2.4 FWD, 2.4 AWD, 2.4 S AWD의 세 가지 선택지 가운데 최고 트림인 S AWD로, 클래딩이 차체 색과 동일해 도시적인 이미지가 짙다. A·B필러와 지붕을 투톤으로 마감해 개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후면부는 윗급 제품인 체로키의 영향을 받았다. 다각형 구조의 테일램프와 비교적 투박한 반사등은 세련된 느낌이 적다. 그러나 범퍼를 한껏 치켜 올려 오프로드 성능을 기대하게 만든다. 차체 크기는 길이 4,420㎜, 너비 1,820㎜, 높이 1,650㎜, 휠베이스 2,636㎜로 준중형 SUV에 조금 못 미친다.






 실내는 날개 모양의 대시보드 구조를 통해 넓어 보이려는 효과를 노렸다. 부분변경 이전의 모양새를 감안하면 환골탈태다.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0.1인치 터치스크린은 해상도가 높아 보기 좋다. 터치스크린의 경우 조작에 대한 반응이 빨라 편하다.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를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다만 랭글러처럼 오프로드 페이지를 지원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

 스티어링 휠은 지프의 새 디자인을 반영했다. 사각형 프레임 안에 지프 레터링을 새기고 오디오, 음성 및 속도 조절,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위한 버튼을 마련했다. 이밖에 앞좌석은 열선과 통풍 시트를 기본 적용했다. 모니터를 통해 제어해 조작이 번거롭지만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빛난다. 뒷좌석과 스티어링 휠에도 열선을 준비해 패밀리카 수요를 노리기도 했다.




 공간감은 차체 크기를 감안했을 때 적당한 수준이다. 적재공간은 기본 770ℓ로 여유 있는 편이다. 6:4 비율의 뒷좌석을 다 접으면 1,693ℓ까지 늘어난다.

 ▲어디서든 달릴 수 있는 자신감
 엔진은 자연흡기 방식의 2.4ℓ 멀티에어로 최고 175마력, 최대 23.4㎏·m를 낼 수 있다. 4기통 같지 않은 부드러운 엔진음과 가속이 돋보인다. 아쉬운 건 ZF 9단 자동변속기다. 평소엔 무단 변속기만큼 매끄럽게 변속하지만 가끔 허둥대는 모습을 보여 다단화의 장점을 완전히 살리지 못한 느낌이다. 고속도로에선 제한 속도 이상까지 가속해야 9단을 쓰는 의외의 모습도 갖고 있다. 국내보다는 유럽의 고속도로에 적합한 기어비다. 약 800㎞ 동안 경험한 연료 효율은 도심 9.4㎞/ℓ, 고속 12.0㎞/ℓ를 가리켰다.


 구동계는 최대토크를 각 바퀴에 남김없이 전달하는 지프 액티브 드라이브 시스템이 존재감을 발휘한다. 평소 효율적인 주행을 위해 앞바퀴만 굴리다 필요할 때 네 바퀴를 다 굴릴 수 있다. 여기에 오토, 눈길, 모래, 진흙의 모드를 갖춘 셀렉-터레인 지형 설정 시스템을 결합해 다양한 오프로드 상황에서도 발군의 성능을 발휘한다.


 실제 시승을 위해 찾은 험로에서는 파워트레인과 구동계의 성능이 부족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피칭 각도가 20도 이상인 흙길과 돌길에서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었다. 바퀴가 헛도는 저마찰 구간에서도 구동력은 노면까지 꾸준히 전달됐다. 오히려 아쉬운 건 체격이었다. "지상고나 접근각이 더 높았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승차감은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 부드러움에 초점을 뒀다. 그럼에도 적당한 롤링 억제력을 곁들여 굽잇길도 경쾌하게 달려 나갈 수 있다.


 레벨 2 수준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예민한 편이다. 긴급자동제동 기능은 예상보다 더 일찍 개입해 운전자의 여유 있는 제동을 필요로 한다. 이밖에 파크센스 전/후 센서 주차 보조, 파크센스 평행/수직 주차 및 출차 보조, 서라운드 뷰 카메라, 오르막 밀림 방지, 고속도로 주행 안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스톱&고, 교통 표지 인식, 운전자 졸음 감지, 사각 지대 / 후방 교행 모니터링, 액티브 레인 매니지먼트, 전방 충돌 경고 플러스 등을 담고 있다.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가치
 컴패스는 평소 도시에서 일상을 보내다가 언제든 다시 자연으로 내던져도 괜찮은 적응력이 돋보였다. 여기엔 운전 재미가 가득한 작은 차체와 다양한 지형에 대응 가능한 구동 시스템이 한 몫 한다. 브랜드의 강점을 살린 덕분에 경쟁 제품들과의 차별화가 확실한 셈이다. 가격은 리미티드 2.4 FWD 5,140만원, 리미티드 2.4 AWD 5,440만원, S 2.4 AWD 5,640만원.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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