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대상 디자인 프리뷰 행사 가져
-대형 패밀리 SUV 조건 충족하는 디자인 눈길
기아가 지난달 17일 미디어 디자인 프리뷰를 열고 브랜드 첫 대형 전기 SUV EV9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카림 하비브 기아 디자인 부사장은 EV9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디자인 철학, 각 세부 요소를 설명하며 출시 전 기대감을 높였다. 이와 함께 EV9 디자인 핵심과 앞으로 기아가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주제를 넓히며 희망을 키웠다. 다음은 카림 하비브 부사장 및 디자이너들과 나눈 일문일답
-EV9을 디자인하면서 가장 신경 쓰고자 한 디자인 요소?
"전기차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가장 중요한 디자인 요소는 3열 7석으로 구성된 차의 공간감이다. EV로서는 이처럼 큰 공간감을 확보한 것이 거의 최초일 것으로 본다. 실용성이나 이용성 측면에서도 우수하고 가족 혹은 단체로 차를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이와 동시에 강건하고 기능성이 좋은 차로 디자인하려고 노력했다. 또 공력성능이나 주행거리도 아주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상당히 신경을 썼다. 그리고 우리가 늘 디자인 방향성으로 채택하고 있는 상반된 요소들에 가장 신경을 썼다. 그리고 내장과 외장 부분에서도 이런 디자인 철학을 일관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힘썼다"
-EV9을 디자인하는 데 있어 전용 플랫폼 E-GMP의 장점은 무엇이었는지?
"전기차 시대가 오면서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정말 많은 가능성이 생겼다. E-GMP 플랫폼은 디자이너 관점에서도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긴 휠베이스, 짧은 프론트 오버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공간감이 개방감 있게 나온다.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이런 부분들이 아주 좋다. 이 플랫폼을 통해 EV6, EV9 외에도 다른 훌륭한 차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이번 차 같은 경우에는 한국에서 스튜디오의 역할이 크기 때문인지 아니면 앞으로 기아가 이제 나아갈 방향이 전체적으로 이러한 방향인 것인지 궁금하다.
"일단 서울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을 드리겠다. 여기가(서울이) 본사이고 우리의 홈 베이스다. 물론 우리는 미국, 중국, 인도 등에 디자인 스튜디오를 가지고 있고 글로벌 차를 만든다. 기아의 주요 시장이 미국인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분명 이 곳 서울에 기반을 두고 있다.
서울이야말로 2,000만명이 살고 있는 대도시로서 풍성한 "대비적 아름다움"을 가진 도시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큰 디자인 영감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로컬하게(서울에서) 받은 영감을 글로벌적인 메시지로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기아 퍼스트를 기반으로 세계 소비자들이 기아의 디자인을 좋아할 수 있도록 했다"
-EV9 디자인을 할 때 한국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 요소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한국 문화 그 자체에 중점을 두었다기 보다는 한국 문화가 가진 현대적인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 문화 속에서 우리가 찾을 수 있는 다양한 오퍼짓 유나이티드, 즉 상반된 개념의 창의적인 융합을 많이 발견했고 전통과 문화가 섞인 이러한 부분이 많은 영감을 줬다. 개인적으로는 서로 상반된 요소가 합치되었을 때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단순히 현대적이거나 전통적인 것이 아니라 새로운 에너지, 새로운 발명, 새로운 생각이 그곳에서 창출되는 것이 흥미로웠다. 물론 이런 현상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볼 수 있는 현상이지만 한국은 특히 더 빠르게, 그리고 다른 차원의 수준으로 움직이는 동력이 있다는 것이 상당히 영감을 줬다. 그리고 한국은 훨씬 미래지향적이라고 느꼈고 그러면서도 전통적인 면을 잘 간직하고 있었다. 이런 대비되는 아름다움이 이번 디자인 영감의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SUV로서 오프로드 성능을 강조할 만한 디자인적인 요소가 있는지?
"EV9은 기존의 다른 SUV들에 비해서 차체 색상이 많이 확장돼 있다. 그래서 시각적으로는 무게 중심이 다소 낮게 깔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순수 전기차이기 때문에 어퍼 그릴이 다 막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을 보면 전형적인 SUV 느낌을 만들어주는 스키드 플레이트를 장착해서 오프로드 성능의 디자인적인 요소로 강조했다.
스키드 플레이트를 디자인할 때도 너무 야성적인 특성을 강조하기보다는 디테일에서도 최대한 간결하고 현대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디자인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옆은 휠아치 클래딩이나 사이드 시트에 로커 패널 쪽 클래딩이 듬직해 보이도록 두껍게 올라와 있다. 면 자체도 굉장히 굵직굵직하게 적용해 파워풀한 느낌을 강조하려고 노력했다"
-기술적인 시도가 디자인 측면에서 자유를 주면서도 동시에 한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기능들을 빼는 것에 있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많은 부분을 그냥 덜어내면 조형적으로 굉장히 어필이 된다. 하지만 "차"라는 것 자체를 생각하면 기본적인 장치들은 필요하다. 그러한 부분들에 대해 어떤 버튼이 자주 쓰이며 어떤 위치가 최적인지에 대해 레이아웃적으로 굉장히 많이 고민을 했다.
기존 콘솔에 굉장히 많은 물리 키 및 기능 키가 있었다고 하면 이번에는 그 키들을 적절한 위치에 각각 배치했다. 예를 들면 항상 센터에 위치해 있던 공조 패널은 디스플레이로 통합을 시켰다. 다만 공조에서 자주 쓰는 온도나 관련 스위치들은 물리 키로 되어있어 운전이나 조작함에 있어서도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그리고 열선같은, 히팅 관련된 스위치는 도어 관련된 스위치와 함께 왼쪽 도어에 적용했다. 강렬한 조형을 유지하면서도 직관성을 놓치지 않도록 UX부문, 패키지 등 연구소 내부의 다양한 여러 가지 부문과 협업을 해서 진행을 했다"
-EV9를 디자인할 때 에너지 효율 쪽으로 특히 신경 썼던 부분은?
"에너지 효율성은 기아에게 굉장히 중요하다. 단순히 디자인 관점에서뿐 아니라 디자인 공학 측면에서 프론트와 리어 부분의 공기 흡입구 공력을 최대한으로 고려했다. 그래서 필요한 부분에 공기 유입이 잘 될 수 있도록 했다. 언더 바디 부분도 공력을 고려해 만든 디자인이다.
또 프론트 휠 부분에서도 공기가 분리되지 않도록 디자인했으며 루프 스포일러 역시 다시 한번 정비했다. 스포일러 같은 경우 지금까지 기아가 보여줬던 스포일러 중 가장 전장 길이가 길다. 이렇게 루프를 뒤쪽까지 가속화시키는 느낌으로 길이를 늘리고 3열에 헤드룸을 더 줌으로써 공력이나 다른 친환경적 부분에서의 효율성을 높였다"
-휠베이스가 무척 길다. 새로운 규격의 배터리 용량을 고려하고 디자인한 것인지?
"아무래도 E-GMP 플랫폼은 기존의 내연기관 플랫폼들보다 유연성이 더 있다. 그래서 휠베이스를 더 늘릴 수 있고 배터리 용량뿐 아니라 실내 공간에도 상당히 큰 영향이 있다. 잘 아시겠지만 실내 공간감이 훨씬 더 넓어지기 때문에 특히 후석, 3열석 등에 많은 영향이 있었고 장점들이 있다"
-휠 디자인이 다소 독특한데 이유는?
"신발이나 다름 없는 휠은 중요한 디자인 요소다. 이 휠 디자인은 전기차로 오면서 많은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전에 보지 못했던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의 전기차 휠 전략을 가지고 디자인을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아마 향후에 나오는 기아 전기차 휠을 보시게 되면 "기아 전기차 휠이 맞구나"라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거다. (그만큼) 다른 타 브랜드와 완전히 차별화되는 스타일 지향했다고 봐주시면 좋겠다"
-디자인에 있어 가족이나 어린이를 고려한 부분이 있는지?
"기본적으로 아이소픽스나 시트 후방에 장착할 수 있는 여러가지 아이템들이 커스터마이징 되어 있어야 한다. 이 외에 트렁크를 열게 되면 하단에 플로어를 세워서 두 가지 시트를 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시트 팩도 준비 중에 있다. 후석에 타보면 여러 가지 콘솔 후면에 테이블이라든지 패밀리카 요소들을 같이 채택했다. 또 스위블링 시트까지 적용이 돼 있어서 후석에 대한 요구는 굉장히 많이 반영됐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