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정교함으로 무장한 벤츠 EQS 450+

입력 2023년03월19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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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 배지 붙인 벤츠의 기함급 전기차
 -완성도 높은 전동화 기술력 드러내

 전동화를 바라보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자세는 빠르고 신중하다. 2019년 EQC로 포문을 연 뒤에 과감한 라인업 확장과 함께 기술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한정적인 시장을 놓고 보면 벤츠의 전동화 전환은 의미 있고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EQS가 있다. 기함을 뜻하는 S"배지를 전기차에 붙일 만큼 플래그십에 집중했으며 높은 상품성과 완성도로 이를 증명한다. EQS가 가진 능력과 매력, 나아가 벤츠식 전기차의 비전을 살펴봤다.


 ▲디자인&상품성
 외관은 파격적이다. 평소 알고 있던 세단의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하나의 활과 같은 원-보우 비율과 캡-포워드 디자인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A필러가 보닛까지 완만하게 내려오는 형태를 비롯해 라운딩 처리한 펜더와 보닛, 범퍼는 신선함 그 자체다. 절제된 라인과 이음새를 줄인 유려한 심리스 디자인, 램프와 그릴을 이어놓은 형태까지 벤츠의 새로운 시도가 돋보인다.

 옆은 공기역학을 고려해 히든 타입 도어를 사용했고 AMG 패키지 전용 휠을 장착해 스포티한 느낌을 구현했다. 뒤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트렁크 끝 단이 짧고 양쪽 펜더를 부풀려 쿠페형 세단 느낌을 살렸다. 가로로 긴 테일램프는 앞쪽과 어느 정도 통일감을 맞춘 모습이지만 다소 두꺼운 편이다. 또 양 끝을 둥글게 말아 세련미는 다소 부족하다.

 실내는 첨단 기술과 미래지향적인 요소가 조화를 이루는 공간으로 탄생했다. 핵심은 전체 계기판 패널이 하나의 와이드 스크린이 되는 MBUX 하이퍼스크린이다. LG가 만든 OLED 패널을 탑재하며 55인치 크기를 자랑한다. TV처럼 한 화면으로 구현되는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일반 자동차 센터페시아와 비교하면 혁신적인 모습은 분명하다. 자연스럽고 선명하며 발열도 없어 다루기 무척 좋다. 구현과정은 물론 동승석에서도 별도 액정으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센터 터널은 브릿지 형태로 구성된다. 덕분에 공간 활용은 물론, 넓어 보이는 효과도 동시에 준다. 시동 및 볼륨, 비상등처럼 꼭 필요한 버튼도 정갈하게 모아 놓은 결과 쓰임새가 좋다. 이 외에 스티어링 휠과 도어 안쪽 구성 등은 S클래스에서 봤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편의 품목은 차고 넘친다. 메모리와 마사지 기능을 포함한 시트는 통풍과 열선을 자동으로 조절하고 대형 헤파(HEPA) 필터를 포함한 에너자이징 에어 컨트롤 플러스는 미세먼지, 꽃가루, 악취까지 효과적으로 정화한다. 부메스터 사운드 시스템이 주는 환상적인 음향 효과와 64가지 색상 조명으로 원하는 스타일과 분위기를 연출하는 액티브 앰비언트 라이트는 실내 감성 품질을 한 차원 끌어올린다. 

 뒷좌석은 넉넉한 개방감에서 깊은 인상을 받는다. 전기차 특징이 드러나는 긴 휠베이스 덕분이다. 다리를 꼬고 앉아도 시트가 닿지 않을 정도로 여유롭다. 가운데 턱도 거의 없어 성인 세 명이 온전히 앉아 장거리 이동도 가능하다. 전용 개별 모니터와 팔걸이에 자리잡은 조작 테블릿, 전동 시트 등 플래그십 다운 편의 기능이 대거 들어있다.

 반면 소재는 조금 아쉽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건 좋지만 내연기관 S클래스와 비교해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받기 힘들다. 가죽의 질이나 패턴, 스티치 형상 등 눈에 보이는 다양한 부분을 고려할 때 투톤과 같은 다양한 선택지 제공이 필요해 보인다. 아쉬움은 트렁크로 달랜다. 패스트백 형식으로 큼직하게 열리며 높이도 낮아 물건을 넣고 빼기 쉽다. 웬만한 SUV보다도 넓은 공간을 확보해 부담 없는 이동에 도움을 준다.

 ▲성능
 시승차는 EQS 450+ AMG 라인으로 최고출력 355마력(265㎾)를 내는 싱글모터와 후륜구동 조합으로 움직인다. 여기에 차세대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배터리 관리 소프트웨어를 통해 주행거리를 늘렸다. 그 결과 12개의 모듈을 팩으로 묶은 107.8㎾h 배터리로 1회 충전 시 최장 478㎞ 주행(환경부 기준)이 가능하다. 급속 충전기로 최대 200㎾ 출력까지 충전을 지원하며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30분이 소요된다.

 시동을 켜고 주행을 시작하면 전기차 특유의 고요하면서도 부드러운 감각이 일품이다. 가속 페달을 밟고 속도를 올리는 상황에서는 최대한 여유롭게 반응하며 도로 흐름에 맞춰서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초반 최대토크가 나오는 감각은 여느 전기차와 비슷하다. 하지만 속도가 붙으면 상황이 다르다. 급하게 전기에너지를 쏟아붓는 차들과 달리 적절히 속도를 올리며 충분한 가속감을 제공한다. 일반 가솔린차를 타는 것처럼 부드러우면서도 경쾌하게 달린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제법 굵은 가상사운드와 함께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짜릿함 까지는 아니다. 테슬라와 정 반대 성격을 갖고 있으며 세그먼트 본분을 지키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굼뜨거나 답답한 반응은 절대 아니다. 계기판 속 숫자는 예상보다 훨씬 높게 찍혀있다. 놀라운 고속 안정성에 취한 나머지 속도를 꾸준히 올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후륜 기반 싱글모터 조합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뒤에서 시원스럽게 밀어주는 힘을 비롯해 전기 에너지가 주는 힘도 전혀 부족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륜에 듀얼모터 보다 무게도 줄일 수 있어서 차가 한층 더 경쾌하게 뻗어나가는 감각이 만족스럽다. 파워트레인 합이 좋다 보니 주행 퀄리티가 훌쩍 올라가고 운전에도 자신감이 붙는다.

 가장 큰 장점은 주행 거리다. 환경부 기준 400㎞대를 인증 받았지만 실제 주행하면서 느낀 효율은 엄청났기 때문이다. 경기도 북부에서 서울을 통과해 충청남도 아산까지 다양한 조건에서 실험을 거듭한 결과 600㎞ 이상 달릴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WLTP 기준으로는 700㎞ 대를 한 번 충전 시 달릴 수 있어 터무니 없는 말은 결코 아니다. 충전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물론 주행거리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강박도 사라지는 순간이다. 그만큼 전기차를 구입하면서 신경 쓰이는 부분 중 하나가 주행가능거리인데 적어도 EQS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아쉬운 부분을 꼽자면 승차감이다. 내연기관 S클래스에서 경험했던 황홀한 순간은 매번 일어나지 않았다. 중속과 고속에서는 비슷한 감각이 연출되지만 문제는 저속이다. 시속 50㎞ 이하에서 마주하는 도로 위 굴곡은 흡수하는 능력이 다소 부족하다. 즉, 방지턱을 넘거나 도심 속 맨홀뚜껑을 통과하는 순간 등이다. 배터리 무게로 묵직하게 누르는 것 외에 안락함이 살짝 떨어진다. 차체를 포함해 전반적인 구조가 내연기관과 다르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차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S클래스에서 보여준 승차감을 기대한다면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제외한 파워트레인과 합을 맞추는 능력은 준수하다. 제동은 전방 상황에 맞춰 능동적으로 조절하며 과정이 무척 자연스럽다. 회생제동에서 오는 이질감이 거의 없어 매끄러운 정차가 가능하다. 핸들링과 코너링도 길고 무거운 차체를 감안하면 신속하게 움직이는 편이다. 평균값을 잘 맞추며 균형 있는 자세를 유지한다.

 안전 기능으로는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가 한 몫 한다. 모든 장치를 활성화하면 장거리 주행에도 피곤하지 않다. 여기에 고해상도 조명 시스템을 탑재한 디지털 라이트 기술이 적용된 헤드램프, 증강 현실 콘텐츠를 지원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조향각이 4.5도인 리어 액슬 스티어링은 쾌적한 승차감과 민첩함을 느낄 수 있는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

 ▲총평
 EQS는 벤츠의 전동화 기술력과 완성도를 살펴볼 수 있는 차다. 플래그십 라인업이 주는 특별함과 고급감을 바탕으로 우수한 동력성능과 똑똑한 배터리 관리 능력을 경험하면 감동은 더욱 커진다. EQC를 시작으로 수 년동안 꾸준히 전동화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다듬어진 실력이 빛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누구보다 특별한 벤츠를 경험하고 싶은 오너라면 EQS는 제법 깊은 만족을 주기에 충분한 차다. 가격은 1억6,9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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