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오마주한 전륜 엔진 소프트톱
-접이식 하드톱과 동일한 수준의 안락함 제공
페라리가 지난 17일 로마 스파이더를 공개했다. 새 차는 1969년 365 GTS4에 채택된 지 54년만에 돌아온 프론트 엔진, 소프트톱 버전의 슈퍼 스포츠카다. 페라리는 즐거움을 추구했던 세련된 이탈리아인들의 1950-60년대 라이프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차라고 명명했다.
핵심은 단연 소프트톱이다. 세련된 패브릭 소프트톱은 단순 존재를 넘어 우아하게 흐르는 실루엣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쿠페의 비율을 강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컨버터블에 쓰이는 일반적인 기본 패브릭과는 달리 페라리 로마 스파이더의 소프트톱에는 신소재를 채택했다.
특수 직물을 활용하고 이를 위한 색상 조합을 개발해 차가 가진 우아함과 역동성을 부각시켰다. 또 네 가지 색상을 통해 투톤으로 직조한 비스포크 마감은 특별함을 더한다. 로마 스파이더 전용으로 개발해 선택품목으로 제공하는 테크니컬 패브릭은 정교한 매력을 제공한다. 여기에 새 직조 방법을 통해 탄생한 보는 각도마다 색깔이 변하는 레드 컬러는 루프의 3D 효과를 부각시킨다.
단순 스타일을 넘어 기능적으로도 뛰어나다. 다른 스파이더에 장착한 접이식 하드톱과 동일한 수준의 편안함을 제공한다. 5단으로 제작한 패브릭은 바람과 도로 소음을 줄여 고속 주행 시에도 고요함을 유지한다. 개발 과정에서는 소프트톱 특유의 풍선효과를 줄이는 데도 주의를 기울였다. 페라리 엔지니어들이 채택한 기술 솔루션은 이러한 부분에서 동급 최고의 성능을 보장한다.
소프트톱 메커니즘은 가벼우면서도 탄력적으로 설계했다. 최고 60㎞/h까지 단 13.5초 안에 톱을 접을 수 있는 Z자형 움직임 덕분에 기술 성능의 한계를 끌어올렸다. 특히, 톱이 접혔을 때의 높이는 220㎜에 불과하다. 그 결과 넉넉한 트렁크 공간(톱을 펼쳤을 경우 225ℓ)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주행 중 발생하는 소프트톱의 한계를 넘기 위한 기술을 반영했다. 먼저 편안함을 위해 콕핏 위에 공기역학적 "버블" 효과를 만들어 바람이 자연스럽게 차체 표면을 타고 흐르게 만들었다. 이를 위해 첫 번째로 기류가 분리되는 영역에 신형 윈드스크린 헤더 레일 및 5㎜ 놀더(공기흐름을 제어해 공기역학 효율성을 높이는 중요한 장치)를 추가했다. 두 번째, 차를 멈추지 않고도 운전자가 펼치거나 접을 수 있는 특허 받은 오토매틱 윈드 디플렉터를 개발했다.
운전자는 센터터널에 위치한 버튼만 누르면 윈드 디플렉터를 펼칠 수 있다. 그러면 뒷좌석의 등받이(그 자리에 탑승자가 없는 경우)가 앞좌석 탑승자의 머리 뒤쪽으로 회전해 바람이 차 내부로 들어오는 것을 방지한다.
이러한 구성에서는 일반적으로 차체 후방에서 실내로 유입되는 공기를 바꿔 탑승자 주변에 고요한 공기 영역을 만들어 낸다. 또 키 큰 운전자의 머리 주변으로 형성되는 난기류를 이전의 2+ 스파이더보다 약 30% 더 감소시킨다.
전개식 윈드 스톱(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좌석 뒷부분에 설치되는 부품)의 공기 투과성을 최적화하기 위해 중심부에는 가로로 난 구멍을 뚫어 놓았다. 이 구멍의 각도는 실제 공기역학 덕트 역할을 수행하며 측면이 점점 좁아지는 형태가 특징이다. 독특한 구조적 특성이 결합돼 실내로 유입되는 강한 공기 흐름을 다스릴 수 있다. 이는 곧 실내 난기류를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는 걸 의미한다. 그 결과 탑승자 머리 주위에 형성되는 버블이 확장돼 오픈톱 상황에서 매우 편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전개식 윈드 스톱의 형태, 각도, 투과성은 로마 스파이더 주행 완성도를 높였으며 CFD(전산유체역학) 시뮬레이션과 수많은 풍동 실험을 통해 개발됐다.
한편, 로마 스파이더는 연내 판매에 들어간다. 국내 출시 일정은 미정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