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함 자극하는 스타일
-M 특유의 역동성 갖춰
BMW가 새로운 영역을 상징하는 고성능 SUV를 선보였다. M 배지를 붙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XM이 주인공이다. 새 차는 BMW M이 1978년 출시한 스포츠 쿠페 M1 이후 처음 내놓은 M 전용 제품이다. 또 M 최초의 PHEV 적용으로 특별한 감각을 부여했다.
XM의 정체성은 물론, 대배기량 엔진과 전기모터, 배터리 조합이 어떤 능력을 보여줄 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BMW코리아가 마련한 XM 미디어 시승회에 참석해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디자인&상품성
외관은 완전히 새로운 형태가 시선을 끈다. 지금까지 BMW에서 봤던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현대적인 비율과 힘이 넘치는 윤곽선, 역동적으로 펼쳐지는 실루엣이 인상적이다. 앞은 X7, 7시리즈에서 봤던 분리형 헤드라이트를 탑재했다. BMW 하이엔드 라인업 맥을 같이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테두리 조명을 반영한 BMW 키드니 그릴는 크기를 키우고 각을 살렸다. 기존 세로에서 가로 핀을 넣어 새로움을 더했다. 커다란 에어 인테이크는 유광 검정색의 면적을 키워 강한 마스크를 완성한다. 대담하게 조각한 보닛, 매끄러운 면과 날카로운 모서리의 조화를 이룬 앞 범퍼 디자인은 당당한 존재감을 부각시킨다. 또 M 배지와 골드 액센트들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옆은 골드 액센트 밴드가 윈도우 숄더 라인과 수평을 이루며 길게 뻗어있다. M1이 가지고 있던 검은색 스트립을 연상시킨다. 동시에 긴 루프라인, 최대 23인치 휠까지 장착할 수 있는 대형 휠 하우스와 조합해 쿠페와 같은 실루엣을 완성한다.
휠 중앙에는 로고가 아닌 BMW 레터링을 새겨 넣어 참신한 느낌을 강조한다. PHEV 답게 앞 펜더에는 충전 포트가 위치해 있고 M카를 증명하는 끊어지는 사이드미러도 장착했다. 여기에 도어 손잡이, 사이드스커트를 비롯해 차체를 감싸고 있는 대부분을 유광 검정색으로 처리해 고성능 온로드 SUV를 강조한다.
뒤는 루버 구조로 디자인한 리어램프가 멋을 더한다. 가로로 길게 배치해 차가 넓어보이는 효과를 덤으로 가져왔다. 트렁크는 상대적으로 깔끔하며 XM 배지만 붙였다. 중앙에 있을법한 로고는 뒷 유리창 양 끝에 음각으로 새겨 넣었다. M1을 오마주한 모습이 감탄을 불러 일으킨다. BMW 최초로 채택한 수직 배치 쿼드 테일파이프도 흥분을 부추긴다. 블랙 하이-글로스로 처리한 대형 디퓨저는 역동적인 매력을 극대화한다.
외관에 비하면 실내는 제법 익숙하다. 센터 터널이나 1열 도어 형태가 X시리즈에서 봤던 모습이기 때문이다. 반면 차를 꾸미는 각 요소는 최신 BMW 흐름을 이어간다. 대표적으로 최신 M 전용 i드라이브와 라이브 콕핏 프로페셔널이다.
BMW OS 8 기반의 12.3 인치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와 14.9 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를 통합한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환상적이다. 터치 조작 및 제스처 콘트롤에 최적화했고 반응과 연동성이 우수하다.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BMW 인텔리전트 퍼스널 어시스턴트는 운전자가 i드라이브와 자연어 대화까지 가능할 정도다.
M카의 특징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열에는 M 다기능 시트와 무릎 패드, M 가죽 스티어링 휠 등을 기본 적용해 역동적인 주행을 돕는다. 곳곳에 새긴 M 로고와 바느질 마감,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는 M 전용 그래픽을 반영해 스포츠 드라이빙에 최적화한 정보와 차별화된 감성을 전달한다.
편의 기능은 차고 넘친다. 필요로 하고 기대하는 거의 모든 품목이 기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 중에서도 바워스 앤 윌킨스 다이아몬드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앞좌석 도어 및 센터콘솔 암레스트 온열기능인 히트 컴포트 패키지, 앞좌석 마사지 기능, 앞좌석 보냉/보온 컵홀더, 도어 소프트 클로징, 4-존 에어 컨디셔닝 등 최고급 기능은 차주의 자부심을 높인다.
뒷좌석은 기대 이상으로 큰 만족을 준다. 무릎과 머리 위 공간이 무척 넓고 가운데 턱도 거의 없어 여유롭다. 여기에 특수 설계한 시트 쿠션은 탑승자에게 마치 BMW 플래그십 제품에 앉는 듯한 높은 수준의 안락함을 제공한다.
사선으로 디자인한 도어 디자인과 큼직한 수납 공간도 좋다. 화룡점정은 천장이다. 3차원 프리즘 구조를 적용한 알칸타라 소재의 헤드라이너는 100개의 LED를 활용한 조명 효과를 통해 외향적이면서도 진보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소재는 과감한 시도가 돋보인다. 선택 품목인 실버 스톤과 딥 라군 컬러의 BMW 인디비투얼 메리노 & 익스클루시브 콘텐츠를 추가하면 대시보드, 도어패널 및 B 필러 등에 천연 가죽의 자연스러운 특성을 살린 빈티지 가죽을 활용해 현대적이면서도 클래식한 감성을 전달한다.
▲성능
XM에는 BMW M이 처음 선보이는 M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들어간다. 엔진과 모터 간의 상호 작용을 지능적으로 제어해 모든 주행 상황에서 M 고유의 극한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구체적으로는 최고 489마력 고회전 V8 가솔린 엔진과 197마력 전기모터가 조화를 이뤄 합산 최고출력 653마력, 최대토크 81.6㎏·m를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3초에 불과하다.
시동을 켜면 독특한 사운드가 울려 퍼진다. BMW그룹과 영화음악 작곡가 한스 짐머가 공동 개발한 BMW 아이코닉사운드 일렉트릭은 주행중에도 들을 수 있다. 가속 페달 양에 맞춰서 차별화된 음색을 제공한다. 전기 모드 주행 시 가속 페달 조작에 따른 생생한 피드백을 전달해 소리만으로도 스로틀 양을 조절할 수 있을 정도다. 심지어 스포츠 또는 스포츠 플러스 모드를 선택하면 부스트 사운드를 제공해 전기 동력이 전달되는 느낌을 생동감 있게 구현한다.
가속 페달 반응이 예민한 편은 아니다. 일상 속 주행에서는 여유롭게 속도를 올리고 부담 없이 차를 몰 수 있다. 하이브리드차 특유의 매끄러운 가속감도 일품이다. 초기 가속은 전기모터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중속을 넘어 고속으로 향하는 순간에는 V8엔진이 적극적으로 힘을 더한다. 각 에너지 전환 과정이 자연스러워 이질감이 거의 없다.
차의 진가를 알아보기 위해서 스포츠 세팅을 마친 M2 버튼을 눌렀다. 우렁찬 사운드와 함께 차의 성격을 180도 바꿔 놓는다. XM은 순식간에 태도를 고치고 움찔거리며 튀어나갈 듯한 반응을 보인다. 여기에 주행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는 단단해졌고 본격 스포츠 드라이빙을 위한 준비를 마친다.
스로틀을 활짝 열면 V8 엔진이 주는 강력한 퍼포먼스를 경험할 수 있다. 크고 육중한 차체를 잊을 정도로 가볍게 튀어나간다. 빠른 속도를 바탕으로 언제든지 여유로운 힘을 자랑한다. 순간적으로 전달하는 전기모터의 펀치력도 상당하며 시종일관 놀라움의 연속이다. 정통 대배기량 엔진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색다른 가속감이다.
서스펜션은 단단하다. 고성능 M카임을 증명하는 중요 요소다. 노면을 읽으면서 운전자에게 적극적인 피드백을 전달한다. 굽이치는 코너나 트랙에서는 발군의 실력을 보여줄 것 같다. 이 외에 XM에는 전자 제어 방식의 어댑티브 M 서스펜션 프로페셔널과 48볼트 전기 모터로 작동하는 액티브 롤 스태빌라이제이션 기능 등 주행 완성도를 높이는 기술을 대거 탑재했다. M 최초로 후륜조향 기능 BMW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까지 갖춰 안정적인 움직임을 구현한다.
맹렬한 질주 후 도심에 들어와서는 일렉트릭 모드를 활성화했다. PHEV 특징을 살려 29.5㎾h 용량의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해 환경부 인증 기준 62㎞를 순수전기 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 M카의 짜릿함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전기차 흉내를 내면서 달리는 모습이 사뭇 낯설다. 반전 매력을 선보이며 운전자에게 즐거움을 꾸준히 제공하는 XM이 기특할 뿐이다.
▲총평
XM은 전동화에 대처하는 BMW 고성능 전략을 엿볼 수 있는 차다. M 마니아들이 원하는 V8의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전기모터와 배터리가 주는 이점을 살려 새로운 차원의 드라이빙 경험을 인도한다. BMW가 추구하는 운전의 즐거움을 새로 해석하며 차와 함께하는 모든 순간을 신선함으로 채운다. 디자인과 스타일, 센스 있는 상품 구성은 물론 달리기 실력까지 지금까지 찾아볼 수 없던 PHEV의 신세계를 열기에 충분한 차가 BMW XM이다.
가격은 2억2,190만원이다. BMW 샵 온라인 예약을 통해 M 익스텐디드 하이글로스 섀도우 라인, BMW 인디비주얼 메탈릭 페인트, BMW 인디비주얼 메리노 & 익스클루시브 콘텐츠 등을 선택할 수 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