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브랜드가 컴팩트카 시장에서 살아남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소비자가 기대하는 눈높이가 상당하고 대중 브랜드의 접근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BMW는 다르다. 철학을 고수하며 해당 세그먼트에서 탄탄하게 인지도를 쌓았다. 그 중에서도 X1의 활약은 유독 두드러졌다. 2009년 1세대가 세계 시장에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약 270만대 판매되며 BMW 컴팩트카 성공을 주도한 것. 

 BMW는 흥행을 발판 삼아 한 걸음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3세대 완전변경으로 돌아온 뉴 X1이 주인공이다. 세련된 외관과 진보적인 디자인의 실내, 더욱 넉넉한 공간 및 운전자 보조 시스템으로 제 2의 전성기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신형 X1의 높아진 상품성을 직접 살펴보기 위해 키를 건네 받았다.

 외관은 듬직하고 늠름해졌다. 기존 X1의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키드니 그릴은 크기를 키우고 수직으로 떨어져 웅장함을 키운다. 반대로 헤드램프는 예전보다 조금 작아진 크기로 안정적인 비율을 완성한다. 램프 안쪽 구성은 "ㄱ"자 형태 주간주행등을 포함에 매우 정교하고 고급스럽다. 국내 판매 되는 X1은 X-라인과 M 스포츠 두 가지로 나뉜다. 시승차는 X-라인으로 범퍼 양 끝단에 크롬도금을 둘러 도심형 SUV 느낌을 냈다.

 옆은 높아진 지상고와 전고를 바탕으로 굵직한 캐릭터 라인이 돋보인다. 특히, 뒷 유리창과 C-필러는 한껏 부풀려 큰 차 라는 느낌을 부각시킨다. 차를 꾸미는 각 요소도 멋스러운데 대표적으로 휠과 타이어 조합이다. 255/55R 18 크기를 바탕으로 독특한 모양의 휠이 시선을 끈다. 뒤는 일취월장한 모습이다. 입체적인 테일램프는 얇게 처리했고 여러 굴곡을 넣은 트렁크 모습 역시 탄탄한 뒤태를 완성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범퍼도 마찬가지다. 어느 한 부분 모자라거나 아쉬운 구석이 없다

 실내는 앞서 한국시장에 선보였던 액티브투어러와 맥을 같이한다. 차세대 BMW 컴팩트카 라인업 구성인데 매우 모던한 게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10.25인치 인스트루먼트 디스플레이와 10.7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로 이뤄진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있다. 보는 맛을 더하면서 기능적으로도 훌륭하다. 소프트웨어는 BMW OS 8 기반의 8세대 i드라이브다. 화려한 그래픽과 빠른 응답성, 지능적인 구현을 통해 만족을 키운다. 

 화면 속에서 모든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만큼 별도의 물리적인 공조장치 버튼은 없다. 또 디자인 자유도가 높아져 송풍구 및 센터페시아 형상도 깔끔해졌다. 여기에 BMW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더욱 커진 화면과 개선된 기능을 제공하며 새로운 디자인의 기어 셀렉터와 컨트롤 패널이 통합된 플로팅 타입 암레스트가 조화를 이뤄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의 실내를 완성한다.

 편의 기능도 남부럽지 않게 넣었다. 모든 제품에 앞좌석에는 요추지지대 및 액티브 마사지 시트가 기본 적용됐으며 고급스럽게 감싼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은 멋을 더한다. 열선 스티어링 휠 및 열선 시트 등을 기본 적용했으며 세부 조절이 가능한 점도 마음에 든다. 

 또 BMW 디지털 키 플러스를 기본 탑재해 키 없이도 스마트폰으로 잠금 및 해제, 시동, 주행 등이 가능하다. 차의 소프트웨어를 최신 상태로 유지하는 리모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무선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 모두 이용 가능하다.

 BMW X패밀리 특징인 공간 활용 능력은 여전하다. 새롭게 모양을 바꾼 도어 안쪽 패널은 크게 뚫려있어 물건을 쉽게 넣을 수 있다. 센터터널 아래 부분과 컵홀더, 글로브 박스도 상당히 넓다. 수직으로 위치한 휴대폰 무선 충전 패드는 최적의 각도를 제공한다(심지어 조명도 들어온다). 전체적으로 세그먼트 특징을 살린 결과값이 훌륭하다.

 2열에서 만족은 더 커진다. 실제로 차체는 이전 대비 길이 55㎜, 폭은 15㎜가 늘어났으며 높이도 15~25㎜ 높아져 보다 여유로운 탑승공간과 적재공간을 제공한다. 무릎과 발 아래, 머리 위 공간도 차 급을 생각하면 불편함이 없다. 

 높은 시트포지션과 거대한 파노라마 선루프, 유리창 조합으로 개방감도 좋다. 시트는 등받이를 최대 12도까지 기울기 조절이 가능하다. 편의품목은 전용 송풍구와 USB C-타입 2개, 컵홀더 겸 팔걸이 정도다. 트렁크는 기본 490~540ℓ이며 40:20:40 비율로 뒷좌석 시트 등받이를 모두 접으면 1,495~1,600ℓ까지 늘어난다.

 신형 X1은 가솔린 및 디젤 엔진 2가지로 국내에 출시된다. 가솔린 X1 s드라이브20i에는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0.6㎏·m를 발휘하는 BMW 트윈파워 터보 4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디젤 뉴 X1 s드라이브18d에 적용한 BMW 트윈파워 터보 4기통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는 36.7㎏·m을 발휘한다. 두 제품 모두 스텝트로닉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조합해 효율적이면서도 경쾌한 주행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순수 전동화 버전도 준비했다. 5세대 BMW e드라이브 시스템이 적용된 iX1 x드라이브30은 앞뒤 차축에 각 1개의 모터가 장착돼 최고출력 313마력, 최대토크 50.4㎏·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6초만에 가속한다.

 시승차는 s드라이브20i로 가장 대중적인 수요가 예상되는 차다. 가장 먼저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정숙성이다. 시동을 걸었을 때는 물론 차분하게 주행을 이어 나갈 때, 아이들링 상태, 급하게 스로틀을 여는 모든 과정 속에서 불필요한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플래그십 수준은 아니지만 차 급을 생각하면 정말 놀라운 실력이다. 범용 엔진임에도 불구하고 X1과 가장 합이 잘 맞는 듯 하다.

 감동은 주행을 이어 나가는 상황에서도 지속된다. 특히 엔진 회전 질감이 매우 부드럽고 매끈하다. 서두르게 속도를 올리지 않고 스르륵 앞으로 전진할 뿐이다. 마치 하이브리드차를 타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 정도다. 정제된 가솔린 엔진이 주는 매력 덕분에 쾌적한 이동을 보장하며 만족을 키운다.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빠른 변속과 함께 깔끔하게 속도를 올리는 일등공신이다. 단수를 오르내리는 과정이 정확하며 가감속을 자주 하는 상황에서도 어수선한 분위기를 좀처럼 만들지 않는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변속기 특징이 더욱 두드러진다. 엔진 힘을 배로 활용하며 적극적인 운전에 힘을 싣는다. 신속한 반응과 끊김 없이 전달하는 펀치력을 경험하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띈다.

 반면, 핸들링이나 서스펜션, 코너링 반응은 무난하다. 세그먼트 본질에 집중하며 모두에게 호불호 없는 만족을 제공한다. 여유롭게 방향을 틀고 차분하게 도로 위 굴곡을 흡수하며 내달린다. 차를 강하게 몰아붙이면 미세한 롤도 허용한다. 불안한 수준은 아니며 X-라인에 걸맞게 어느 정도 승차감과 타협한 모습이다. M 스포츠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겠다. 도로 상태 및 주행 스타일에 따라 자동으로 댐퍼 감쇠력을 조절하는 기능이 적용돼 더욱 안정적이고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다양한 안전품목도 장점이다. X1에는 차로 유지 보조 기능, 스탑 앤 고 기능을 포함한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의 드라이빙 어시스턴트가 기본이다. 구현 과정이 어렵지 않고 계기판과 HUD 표시도 간결해 보는 맛이 있다. 오랜 시간 손을 놓고 있으면 알아서 스티어링 휠에 경고등이 들어오는 센스도 갖췄다. 

 차는 탑승자가 알아차리지 못하게 자연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 주행을 이어나간다. 장거리 운전에 피로를 크게 덜어줄 수 있는 알찬 기능이다. 이 외에 주차 보조 시스템인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를 갖췄고 진입 경로에 따라 후진 조향을 돕는 후진 보조 기능 및 서라운드 뷰도 지원한다.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주차장이나 골목길 등에서 유용하게 쓰일 듯하다.

 X1은 컴팩트카 라인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SUV다. 그만큼 평소 우리가 알고 있던 고정관념과 편견을 잊기에 충분한 모습이며 높은 상품성으로 프리미엄 브랜드 컴팩트카의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SUV를 선택하는 기준과 기대를 충족시키는 디자인은 물론 최신 BMW 언어로 물든 스타일과 각종 기술은 X1의 존재를 높인다. 

 여기에 차가 주는 다재 다능한 능력까지 몸소 경험하면 기대 이상으로 매력이 커진다. BMW 입문자는 물론 싱글 라이프와 신혼부부, 패밀리카로서 세컨카 개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 가능한 차이며 제 역할을 200% 수행하며 모두의 즐거움을 안겨다 줄 차가 X1이다.

 가격은 X1 s드라이브20i x라인 5,870만원, M 스포츠 6,340만원이다. X1 s드라이브18d x라인 5,770만원, M 스포츠 6,240만원이다. 전기차인 iX1 x드라이브30 x라인은 6,710만원, M 스포츠는 6,950만원이다. 국고 및 지방자치단체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받으면 지역에 따라 최대 790만원대까지 지원받아 구매 가능하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