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A 새 탄소 배출 규제 발표
-기존 바이든 행정부 목표보다 더 강력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2032년 미국 내 신차 판매 대수의 67% 이상을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탄소 배출 규제안을 발표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2021년 내걸었던 2030년 신차 판매 50% 이상의 전기차 보급 목표보다 엄격한 규제다.
13일 EPA의 발표 내용에 따르면 새 규제는 승용차와 경형트럭(Light-Duty)을 대상으로 판매 대수에 상관없이 전기차 비중을 적용한다. 같은 기간 중형 트럭(Medium-Duty)은 신차 판매의 46%를 전기차로 대체해야 한다. 이밖에 버스는 50%, 단거리 운행 트랙터와 장거리 운행 트럭은 각각 35%, 25%를 전기차로 판매해야 한다.
EPA는 새 규제를 통해 자동차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56%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측면에선 2027년부터 2055년까지 석유 수입을 200억배럴 줄여 8,500억달러(한화 약 1,125조원)에서 1조6,000억달러(약 2,118조원)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자동차 생산 비용은 대당 1,200달러(약 158만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자동차 생애주기 동안 1만2,000달러(1,580만원)를 절약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업계에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보다 강력한 규제가 등장하면서 힘겨운 도전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품 공급 부족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심화되고 있는 와중에 전기차 비중을 급격히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내 신차 판매대수 1,380만대 중에서 전기차 비중은 5.8%에 불과했다. 여기에 부족한 충전 인프라도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상 완성차 회사들이 새 규제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완성차 업계의 기존 전략 수정도 불가피하다. 특히 2030년까지 미국 판매의 절반을 전기차로 구성하려는 포드와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등은 전동화를 가속화 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2035년까지 내연기관을 단계적으로 줄이려는 GM도 마찬가지다.
한편, 새 규제에 따라 가격대 가치가 높은 전기차의 공급은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 선점이 중요시 되는 만큼 이를 위한 제조사간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것. 이미 테슬라는 모델3보다 저렴한 제품을 준비중이며 폭스바겐도 3,000만원 미만의 소형 전기차 ID.2 출시를 예고했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