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전기차 판매보다 탄소 줄이기에 집중"

입력 2023년05월01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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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토 코지 CEO, 전동화 전략 밝혀
 -완전 전동화로 향하는 단계별 계획 공개
 -유연하고 다변화한 시장 대응 총력

 토요타가 지난달 21일 해외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전동화 전환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향후 브랜드 계획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사토 코지 CEO는 100% 전동화로 가기 위한 단계별 목표와 실행 방안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에너지의 다양성과 국가별 맞춤 차종 전략 등을 소개하며 현재 외부에서 바라보는 토요타에 대한 걱정을 잠재웠다. 특히, 전기차 전환이 늦지 않냐는 우려에는 단순 판매보다 탄소 저감 비율을 강조하며 지구 환경을 위해 노력한 브랜드 자세에 집중했다. 다음은 사토 코지 CEO, 토요타 임원들과 나눈 일문일답.


 -토요다 회장도, 사토 사장도 자동차 애호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럼에도 서로 다른 점을 꼽는다면
 "나는 엔지니어 출신이다. 같은 자동차 애호가이기는 하지만 자동차 운전을 좋아하는 회장과 자동차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토라고 말할 수 있다. 똑같은 자동차 애호가이긴 해도 자동차를 마주하는 방식이 다르다. 두 사람이 짝이 돼 토요타의 차 만들기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제너레이션, 즉 세대가 다르다. 

 자신의 삶에서 자동차를 받아들이는 방식도 차이가 있다. 기계이자 자동차를 다뤄 온 토요다 회장과, 자동차가 점점 변화해 부가가치가 높아지는 가운데에서 자동차를 접해온 나와는 접근법과 관점이 다르다. 마지막으로 토요다 회장은 강한 리더십으로 13년간 토요타의 토대를 마련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토요타의 축이 만들어졌다. 나는 그 토대를 가지고 실천하는 역할을 한다. 나의 경우 개인보다는 팀 차원의 역할을 강조하며 리더십을 발휘한다. 서로 매니지먼트 스타일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테슬라를 포함한 여러 전기차 제조사가 제품 가격 인하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앞으로 전기차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올해 상하이 모터쇼 상황을 살펴보면 현재 중국은 BEV에 진심이고 그만큼 선진적인 시장이 된 것 같다. 이에 우리도 BEV 시장을 주도하는 중국 시장에서 확실하게 소비자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속도를 높여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가격 문제를 비롯해 여러 가지 이유를 생각해봐야 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지금 당장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이라고 본다. BEV로서의 기본을 토요타만의 방법으로 만드는 것이 첫 번째다. 특히 지능화(intelligence) 분야를 포함해 우리만의 확실한 가치로 실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BEV를 만들어 나갈 때 중요한 것은 사업성이다. 이른바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과거와는 비용 구조가 다르다. BEV의 전제조건에 대해 확실한 이해를 기반으로 생산성 개선과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격에 다가갈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때 생산성을 개선한다는 것은 단순히 자동차의 구조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에너지 전환 등 전체적인 비즈니스 틀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토요타는 BEV가 뒤처져 있다고 하는데, 사장은 이 말을 어떻게 느끼는지
 "우리가 실제로 비즈니스를 통해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BEV의 총량, 즉 볼륨이라는 관점에서는 당연히 다른 회사보다 적다는 것을 알고 있다. 동시에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지금 단계에서 BEV가 얼마나 많은 대수가 팔리고 있는지 세계적으로 보고 대응하고 있다.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이산화탄소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팀은 당장의 탄소 감축에 노력하고 있다. BEV 판매 볼륨의 관점에서는 우리는 아직 따라잡지 못했지만 탄소를 줄인다는 관점에서 봤을 때 우리는 결코 뒤처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지난 4월7일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탄소 감축 목표를 강조한 것도 같은 이유다. 우리는 2035년에 2019년 대비 50% 절감이라는 의욕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매년 이 목표에 대한 진척을 보고할 예정이다. 자동차회사로서 높은 도전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탄소중립의 적은 탄소이고 우리는 탄소를 줄여나가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기 때문에 HEV든 PHEV든 BEV든 전체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자동차의 미래를 바꿔 가는 일을 할 필요가 있다. 토요타의 대응이 뒤처져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역으로 생각하면 "토요타 파이팅"이라는 응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앞으로 확실히 해 나가겠다"

 -자동차 업계는 100년에 한 번 오는 변혁을 맞이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전동화, 커넥티드 등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2030년 토요타의 베스트셀링 카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
 "자동차 업계를 둘러싼 파워트레인의 변화는 가속도가 붙고 있다. 때문에 변화를 잘 포착할 필요가 있다. 토요타는 글로벌 포트폴리오상 미국, 중국, 일본,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등 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처럼 여러 지역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지역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 지역별로 에너지 믹스나 인프라 정비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경제 발전 및 편리성을 지키면서 전동화를 진행해야 한다. 선진국과 신흥국을 나눴을 때 선진국에서는 자동차 수요와 판매대수는 변하지 않고 파워트레인이 점차 BEV 등으로 넘어가는 것으로 이해한다. 신흥국은 에너지 환경이나 인프라 상황을 감안하면 BEV를 보급하기 이전에 HEV가 상당한 볼륨을 차지하리라 생각한다. 지역 특성을 감안한 멀티 패스웨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26년 선보일 새 BEV 플랫폼은 무엇인가. 원가 개선 전망이나 개발 속도,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새로운 플랫폼에 앞서 토요타는 3단계로 BEV의 대응을 구상하고 있다. 현재 내놓고 있는 BEV는 스텝1이다. 기존 생산 시스템을 활용하면서 BEV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소비자가 BEV에 요구하는 것이나 기술적인 과제들은 스텝 1에서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해 스텝 2로 나아가고자 한다. 얼마 전 2026년에 BEV 150만대의 판매를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는데 각 스텝의 학습경험을 확실히 살려 가고자 한다. 스텝 3는 신규 플랫폼을 완성할 2026년 이후의 대응이다. BEV 상품성 증가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환경 전반을 염두에 두고 대응한다. 

 참고로 새 플랫폼은 언더 바디나 섀시라고 생각하면 된다. BEV의 상품력은 2개의 레이어로 생각하고 있다. 하나는 BEV로의 가능한 새로운 차 구조에 도전하고자 한다. 두 번째는 전자 플랫폼이다. OS에 가까운 소프트웨어 형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애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고 ADAS의 진화나 엔터테인먼트 영역, 통신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금까지의 자동차에 대한 생각과는 다른 아키텍처를 만들려고 한다"

 -새로운 소프트웨어 적용을 통해 극적인 변화가 있는지
 "여러 가능성이 있지만 사례로 들 단계는 아니다. 다양한 시험제작을 하고 있어 조금 더 시간이 지난 후 구체적인 예를 전달하고자 한다. 소프트웨어가 초래하는 자동차는 과거와 다르다. 예를 들면 여러 사물과 연결돼 자동차가 변할 수 있다. 지금은 환경 조성을 확실히 진행하고 있다"

 -유럽의 BEV 전환에 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가솔린이나 e-퓨얼(합성연료) 등의 이야기가 있는데 수소 에너지에 대한 기회는 있다고 생각하는지?
 "세계적으로 중국과 함께 수소 공급량이 많은 지역에서 수소 활용에 대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에너지의 휴대성이나 기존 인프라 활용을 생각해도 수소는 유력한 대체 에너지 중 하나다. 유럽은 BEV와 함께 FCEV 및 수소엔진 연구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e-퓨얼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현시점에서는 에너지 변환 효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미래 기술 발전도 감안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 또 산업간 연계를 추진해 자동차 산업과 에너지 산업이 협력하고 자동차 차원에서 연료비용을 낮출 수 있는 요인이 있다면 이에 대응하는 등 e-퓨얼을 육성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토요타는 모빌리티 컴퍼니로의 변혁을 목표로 한다고 듣고 있는데 이노베이션이나 테크놀로지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나
 "배터리 EV는 우리 솔루션 중 하나다. 무엇이 목표인지에 관해 말하자면 우리는 탄소중립의 실현을 1순위로 꼽는다. 그리고 세계 최초로 HEV를 만들고 PHEV를 도입해 현실적으로 지금까지도 탄소 감축에 대해 확실하고 속도감 있게 효과를 올려왔다. 이 사실을 꼭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탄소중립을 실현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지구상의 모든 탄소중립 솔루션을 염두해 대응할 것이다. 특정 지역에서만 빠른 속도로 탄소중립을 실현한다고 해서 탄소 감소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지구 전체 규모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솔루션은 그 지역 상황에 따라 방법과 속도가 다르다. 예를 들어 전기 인프라가 전혀 정비되지 않은 지역에 배터리 EV를 계속 도입한다고 해도 소비자 편의성이 높아지지 않고 인프라 정비가 따라가지 않으면 이른바 경제적인 영향도 여러 네거티브 임팩트를 해소할 수 없다.

 때문에 실용적으로 지역의 속도에 맞춰 솔루션을 내놓아야 한다. 예를 들어 중국과 유럽은 수소 생산 소비량이 매우 큰 지역이다. 전기와 비교하면 수소 인프라를 어느 정도 활용할 수 있고 연료 자체의 이동성이 높기 때문에 수소는 탄소중립으로 연결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다.

 또 화물업이나 상업 지역에서의 트럭 수송은 수소 에너지를 사용한 트럭을 통해 탄소를 줄일 수 있다. 이렇듯 탄소중립을 향하는 길에는 제각각의 속도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경우 수소에 주목한 솔루션이 필요하다"

 -토요타의 미래에 대해 묻고 싶다. 30~40년 후의 토요타는 어떤 모습일까
 "우리는 토요타 모빌리티 콘셉트를 발표하고 이상적인 회사의 모습을 지향하면서 지금까지 자동차 산업에서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조금 더 부가가치를 갖춰 사회 시스템의 하나로서 자동차를 진화시킬 예정이다. 우리가 이동의 가치를 제공하는 커뮤니티 역할로서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하늘이나 바다를 이동하는 부분에서는 아직 할 일이 많고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 퍼스널 모빌리티는 여전히 멀었기 때문이다. 이동의 모든 것과 관련된 기업으로서 아직 길 한가운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40년 후의 모습은 당장 말할 수 없지만 목표로 하는 모습으로서는 모빌리티 컴퍼니로의 변화를 목표로 대응하는 것이 토요타가 지향하는 모습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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