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단계부터 국가별 물량 배정
-구조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
포르쉐코리아가 최근 불거진 러시아향 카이엔의 국내 판매에 관한 소문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가별 배정 시스템과 유통 구조, 인증, 제품의 차이가 있다며 추측성 보도에 선을 그은 것.
3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일부 매체는 러시아향 카이엔을 한국으로 들여와 판매하고 있으며 재고 소진이 힘들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이들은 세부 트림과 편의 및 안전품목, 할인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카이엔 수요가 많은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우습게 본 처사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포르쉐코리아는 "러시아 시장용으로 생산한 카이엔을 국내에 판매하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단호한 입장을 내비쳤다. 포르쉐 공장은 생산 단계에서부터 국가별 배정물량을 정하기 때문에 중간에 특정 국가의 배정 물량을 다른 곳으로 보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 국가별로 인증제도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러시아향 제품을 가져와 다시 국내에서 판매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러시아향 카이엔이 몇 가지 품목이 빠진 저가형 제품이라는 사실도 어불성설 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국내 판매되는 카이엔은 플래티넘 에디션을 포함해 기본 트림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제품은 당연히 품목에 차이가 있기 마련인데, 이를 러시아향 저가형 카이엔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일선 포르쉐 판매사 관계자는 "기본형의 경우 재고가 있는 건 맞다"며 "부분변경 공개 이후 신형으로 사전계약이 몰리는 점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본형은 반도체 이슈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PDLS+(지능형 헤드램프 시스템)가 빠지게 된 것이 큰 이유라고 본다"며 "이 외에는 플래티넘 대비 가격이 합리적이기 때문에 몇몇 기능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포르쉐에 능통한 업계 전문가 역시 "신형의 등장 전 국내 카이엔 구매 예정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PDLS+를 장착한 기본형이었다면 이미 재고를 소진하고도 남았을 것"이라며 "러시아향으로 만든 카이엔이 안 팔려 국내 시장에 떠넘겼다는 이야기는 자극적인 표현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카이엔은 1분기 총 1,585대를 등록해 국내 포르쉐 판매(1~3월: 2,966대)에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달 17일에는 디자인과 성능, 디지털 신기술 등 광범위한 개선을 거친 3세대 카이엔을 공개한 바 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