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인 생산과 효율 갖춰
-품질 경쟁력 1순위로 꼽아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지난 17일 미디어를 대상으로 부산공장 팸투어를 진행했다. 보통 공장 견학의 경우 신차나 새 건물, 설비 등을 소개하는 자리가 대부분이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체계화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고품질 생산을 위한 노력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 것. 실제 파워트레인과 섀시, 최종 조립 및 검수까지 모든 과정을 지켜보면서 좋은 차를 만들겠다는 르노코리아의 노력과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팸투어는 크게 엔진과 차체, 스탬핑, 조립 순으로 이뤄졌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심장을 만드는 엔진 라인.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는 1.3ℓ GDI 터보를 비롯해 1.6ℓ MPI, 하이브리드, 2.0ℓ MPI, GDI, LPI 등 모든 파워트레인을 다양하게 생산한다. 심지어 르노 알핀에 들어가는 고성능 1.8ℓ GDI 터보 엔진도 만들어 해외로 보내고 있다.
파워트레인 생산은 블록과 피스톤 등 여러 부품을 정밀하게 분류하고 조립하는 순서로 이뤄졌다. 가공된 각 부품을 조금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고 로봇을 이용해 결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작업 중간에는 정밀 계측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고 최종 완성품 역시 무작위로 골라 테스트를 진행했다.
옆에는 별도 배터리 생산 시설이 위치해 있다. 매우 밝은 작업공간이 특징이며 화재를 대비해 수준 이상의 설비를 갖춘 것도 시선을 끌었다. 이 외에 현장에서는 각 셀이 연결된 파우치를 패키징 하는 과정을 살펴봤다.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BMS)까지 직접 다룰 만큼 숙련된 작업자들의 실력이 돋보였다. XM3 E-테크 하이브리드 등 전동화 전환에 있어 브랜드의 신중한 접근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관련 부품을 직접 한 장소에서 만들기 때문에 생산 및 효율에서 이점을 가질 듯하다.
이번에는 차체와 스탬핑 건물로 이동했다. 코일을 얇게 펼쳐 차 모양에 맞춰 재단한 다음 굴곡을 살려 모양을 잡는 전 과정을 지켜봤다. 로봇은 분주하게 움직였으며 작업자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작동 과정을 살펴봤다. 차체와 도장은 100% 자동화가 진행돼 있어 정확한 제품을 만드는 데에 큰 도움을 준다.
공장의 꽃이라고 불리는 조립동에서는 르노코리아가 추구하는 품질 경영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었다. 크게는 주요 부품 탑재 및 실내 꾸밈은 물론 각 상황 별 철저한 검수가 동시에 이뤄졌다. 더욱이 다차종 혼류 생산이 가능한 유연성을 앞세워 품질 경쟁력도 키우는 중이다. 첫 인상은 넓고 시원스러운 공간이다. 실제 회사는 메인 라인 10개와 서브 라인 3개, 검사 라인 4개 등 총 14개의 라인에 대한 동선 및 개방감을 높여 쾌적한 작업 환경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혼류 생산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이품 장착을 방지하기 위해 별도 키트 시스템을 운영한다. 차 한대의 정확한 부품만 대차에 갖춰 공급하는 방식이다. 작업자들은 별도 테블릿을 활용해 정확한 생산을 담당하며 실시간 품질 피드백을 통해 공정관리자와 공정원 간의 양방향 소통도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중요 체결부위에 대한 볼트, 너트 체결상태 보증과 미체결방지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작동 중이었고 규정 체결값에 대한 추적관리도 이뤄진다. 여기에 조립작업 불량 유출방지를 위한 비전 로봇 시스템도 가동된다. 각 상황을 CCTV와 정밀 센서로 계측하고 조금의 오차가 보이면 바로 찾아낸다. 엄격한 관리는 하네스 및 콘트롤유닛 네트워트 상태 등 전기장치도 마찬가지로 이뤄진다.
마지막으로 동적 검사가 이뤄진다. 분당 수 천mm의 물을 분사해 수밀검사를 하고 사람의 눈으로 마지막까지 꼼꼼히 확인한다. 바로 옆에 위치한 9개의 불규칙한 노면 테스트까지 마친 뒤 이상 없다고 최종 판단되면 소비자 인도를 기다리게 된다. 생산 만큼이나 품질 확인에 많은 시간 및 노력을 쏟는 모습이 놀라웠다.
엄격한 품질 관리는 각 지표와 소비자 반응으로 나타나고 있다. 르노그룹 공장별 품질관리에서 부산공장은 언제나 톱을 지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 판매 후 3개월 내 소비자 불만 건수를 보면 유럽 수출과 내수 모두 매월 낮아지는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2022 고객 만족도 조사 결과(VIQ) 역시 전년 대비 두 계단 상승해 1위를 차지했다.
이혜진 르노코리아 제조본부장은 "좋은 공장은 시설만 좋은 게 아니라 관리가 잘되는 공장"이라며 "자동화는 돈을 투자하면 되지만 관리가 잘 되는 공장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품질과 가동률, 원가적인 부분까지 균형 있게 맞추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절대적으로 우수한 품질 완성도는 우리의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럴 듯한 외형이 아닌 숙련된 작업자들의 정성과 꾸준한 품질 관리가 지금을 있게 한 경쟁력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르노코리아는 한결 같은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차를 만들 줄 아는 회사다. 부산공장을 통해 이유와 가치를 확인했고 앞으로의 기대도 더욱 커졌다. 타협 없는 품질로 내수와 수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당찬 도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부산=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