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주행성능 개선, 부분변경 수준 개선 이뤄
쌍용자동차 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칸이 KG모빌리티 렉스턴 뉴 아레나와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으로 돌아왔다. 새 렉스턴 라인업은 내외관을 개선하고 상품성과 승차감을 높여 토종 오프로드형 RV의 명맥을 이어 나간다. 무엇보다도 쌍용차의 3원 엠블럼을 지우고 날개형 로고를 붙여 KG모빌리티의 일원임을 확실히 했다.
▲공간으로 승부하는 렉스턴 뉴 아레나
렉스턴 뉴 아레나는 부분변경 수준의 변화를 거쳤다. 외관은 다이내믹 웰컴/굿바이 라이팅을 적용한 4빔 풀 LED 프로젝션 헤드램프가 특징이다. 헤드램프는 방향 지시에 따라 순차적으로 점멸하는 시퀀셜 다이내믹 LED 턴시그널 램프도 포함한다. 점 발광 형태의 LED에서 벗어나진 않았지만 기능 향상에 의미를 뒀다. 팔각형 그릴과 입체적인 하단부를 지닌 범퍼는 그대로다.
측면은 20인치 알로이 휠 모양을 바꿨다. 최상위 더 블랙 트림은 휠 아치&도어 가니시, 20인치 스퍼터링 다크 휠 등 전용 아이템으로 차별화했다. 후면부는 가로로 배치한 "T"자 형상의 LED 리어램프, 루프 스포일러 일체형 보조 제동등과 듀얼 테일파이프 가니시가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KG모빌리티의 레터링이 붙은 것과 시퀀셜 방향지시등을 채택한 점이 이전과 다르다.
실내는 수평적 구조를 강조한 대시보드가 핵심이다. 좌우로 곧게 뻗은 선들을 활용해 실내가 넓어 보이는 효과를 노렸다. 하지만 평면적인 조형성 탓에 단조로움을 피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32색을 지원하는 앰비언트 라이트로 분위기 정도는 마음껏 바꿀 수 있다.
디지털 계기판과 메인 모니터는 12.3인치 크기로 맞춰 디스플레이 대형화 흐름을 따랐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앞서 토레스에 선보인 사용자 환경과 같다. 그만큼 그래픽도 젊어졌다. 다만 일부 기능이 빠졌다. 기존에 지원하던 스마트폰 프로젝션과 3D 어라운드 뷰가 사라진 것. 스마트폰 프로젝션은 향후 업데이트 계획이다. 사용자 환경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센터페시아 아래에 별도의 공조 시스템 패널이 있지만 이를 조작할 경우 메인 모니터에도 중복으로 띄우면서 표시하던 내비게이션이나 인포콘 등의 화면을 일시적으로 가린다.
렉스턴 뉴 아레나는 경기장, 무대라는 의미의 명칭에 걸맞게 공간에 대한 만족도를 높였다. 특히 내장 색상은 세련된 느낌이다. 시승차에 반영된 카키 색상의 가죽은 명도, 채도를 잘 조합해 제법 고급스럽다. 베이지, 마룬레드 등의 신규 색상도 고를 수 있다.
엔진은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m를 내는 4기통 2.2ℓ 디젤이다.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일상영역(1,600~2,600rpm)에서 최대토크를 뽑아 쓸 수 있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효율적인 주행을 돕는다. 가속 감각은 예전과 다르지 않다. 동력이 모자라진 않지만 넘치는 수준도 아니어서 무난하게 속도를 올린다. 일반적인 주행을 비롯해 고속 영역에서도 시종일관 차분하게 반응한다. 반면 과급 지연 현상은 다소 아쉽다. 가속 페달을 빠르게 밟으면 깊은 숨을 고른 뒤 튀어 나가는 데 시간이 살짝 걸린다.
주행 성향은 오프로드 주행과 고하중 프레임 차체를 감안해 부드럽게 설정됐다. 그만큼 급격한 코너링에선 불안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적극적인 자세제어장치의 개입 덕분에 이내 무뎌진다. 뒷바퀴 서스펜션 댐퍼 내부에는 승차감을 높이기 위해 리바운드 댐퍼를 더했지만 기본 구조엔 변함이 없어 극적인 효과로 이어지진 않았다. 인상적인 점은 소음·진동 대책이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리나 풍절음의 유입을 효과적으로 막아 고요하게 주행할 수 있다.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긴급제동보조, 차로유지보조 및 이탈경고, 앞차출발알림, 전방추돌경고, 부주의운전경고, 차로중앙유지보조, 안전거리경보, 스마트하이빔을 지원한다.
▲남성미 물씬한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
쿨멘(Culmen)은 산 정상, 봉우리의 의미다. 렉스턴 스포츠 제품군의 최고 트림에 맞는 명칭이다. 발음상으로는 쾌남(Cool man)의 이미지도 느껴진다. 외관은 전면부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팔각형 그릴은 높이에 따라 패턴을 다양화해 독특한 인상이 연출됐다. 분리형 범퍼는 가로형 LED와 수직형 모서리의 대비가 돋보인다. 4빔 풀 LED 프로젝션 헤드램프는 렉스턴 뉴 아레나와 같다. 측면은 새 20인치 알로이 휠을 장착해 오프로드 성능을 기대하게 한다. 시승차는 지상고를 높이고 BF굿리치 올 터레인 타이어를 끼운 어드벤처 패키지를 적용해 오프로드에 맞는 체격을 확보했다. 실내는 렉스턴 뉴 아레나와 새로운 대시보드를 공유한다. 색상 선택지 범위만 다를 뿐 대부분 동일하다.
동력계 역시 렉스턴과 같다. 최고 202마력, 최대 45.0㎏·m의 성능은 일상 영역(1,600~2,600rpm)에서 최대토크를 활용할 수 있다. 변속기는 아이신이 공급한 6단 자동을 조합했다. 비교적 거친 픽업트럭의 주행 환경을 따져봤을 때 더 효율적이란 판단이다. 가속력은 렉스턴 뉴 아레나와 비슷하지만 기어비에서 차이가 난다. 속도보다 힘에 집중하면서 느긋하게 단수를 바꿔나간다.
렉스턴 스포츠 라인업은 국산차 중 가장 높은 험로 주파 실력을 갖춘 차로 꼽힌다. 일단 높은 지상고만큼 접근각과 이탈각을 확보했기 때문에 웬만한 경사는 거뜬히 오르내릴 수 있었다. 4륜 하이 및 로우를 지원하는 트랜스퍼 케이스도 제 영역에서 유용하게 쓰였다. 차동기어 잠금장치는 저마찰 상황에서 5.6배의 등판능력과 4배 수준의 견인능력을 발휘한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온로드에서 낭창거렸던 하체는 오프로드에 훨씬 잘 어울린다. 거친 노면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여유를 선사한다. 차체와 적재함엔 마운팅 러버를 늘려 승차감을 향상하기도 했다. 가파른 내리막에선 경사로 저속 주행장치가 실력을 발휘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알아서 저속을 유지한다.
▲KG모빌리티 플래그십 라인업의 가치
두 차는 KG모빌리티의 기함의 가치를 담고 있다. 비록 완전한 새 차는 아니지만 이제는 과거가 된 쌍용차의 역량을 모두 쏟아내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KG모빌리티 입장에선 다음 단계로 한 걸음 더 내딛기 위해 놓은 하나의 돌이기도 하다. 아직 더 보완해야 할 점도 어렵지 않게 보이지만 토종 오프로더의 존재감을 키울 수 있는 패기와 자신감 덕분에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가격은 렉스턴 뉴 아레나 프리미엄 3,979만원, 노블레스 4,553만원, 더 블랙 5,173만원이며 렉스턴 스포츠 프레스티지 3,478만원, 노블레스 3,831만원, 스포츠 칸 쿨멘 프레스티지 3,709만원, 노블레스 4,046만원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