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디자인이 먼저다, 푸조 뉴 408

입력 2023년05월31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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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단·SUV 특성 결합한 차체에 미래적인 디자인 담아
 -브랜드 이미지 쇄신 노려

 프랑스차는 늘 파격적인 디자인과 기대 이상의 실용성, 높은 주행 성능을 선보여 왔다. 그래서 매번 신차가 등장할 때마다 어떤 매력을 지녔을지 기대하게 만든다. 푸조가 처음 시도한 크로스오버, 뉴 408도 이런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세단, SUV 등 하나의 차종에 속하는 것을 거부한다.



 ▲첨단과 역동 버무린 디자인
 408의 외관은 푸조의 디자인 정체성과 크로스오버의 특성을 결합한 형태다. 전면부는 기하학적 패턴이 부채꼴 모양으로 활짝 퍼지는 듯한 그릴과 매서운 눈매의 헤드램프, 사자의 송곳니를 떠올리는 LED 주간주행등으로 구성해 푸조의 일원임을 알린다. 그릴과의 경계를 허문 헤드램프는 상단에 얇은 구멍을 뚫어 엔진룸 냉각 효과를 노렸다. 동시에 깊은 굴곡을 펜더 위까지 늘려 램프가 더 크고 날카로워 보인다. 주간주행등과 면의 방향에 따라 빗금 친 범퍼 커버는 최대한 뒤쪽까지 펼쳐 앞 오버행이 짧아 보이도록 했다.





 측면은 날렵하면서도 균형감 있는 쐐기형 실루엣이 매력적이다. 헤드램프에서 이어지는 듯한 캐릭터라인은 앞·뒤 펜더 아래로 흐르는 선들을 거쳐 트렁크 리드로 향한다. 측창은 C필러 커버를 활용해 뒤쪽까지 길어 보이도록 연출했다. 휠하우스를 포함한 차체 하부는 클래딩을 두르고 지상고를 높여 SUV의 느낌이 짙다. 그러나 전반적인 비례를 따져보면 세단, 해치백, SUV 등 딱 한 가지 차종을 꼽기 힘들 정도로 복합적이다.

 후면부는 테일램프를 포함한 주요 요소를 치켜올려 긴장감이 느껴진다. 클래딩은 두텁게 처리해 범퍼의 역할을 온전히 수행한다. 지붕 끝에는 고양이 귀 모양의 구조물이 있다. 트렁크 도어의 경첩이 위치한 부위로, 실내의 뒷좌석 머리 공간 확보와 공력 성능 개선의 효과를 얻기도 했다. 덕분에 408의 공기저항계수는 0.28Cd에 불과하다.


 실내는 기하학적이고 입체적인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푸조의 전매특허인 아이-콕핏(i-cockpit)을 308과 공유한다. 아이-콕핏은 계기판을 위로 올리고 스티어링 휠 직경을 줄인 운전석 구조로, 헤드업 디스플레이 없이도 몰입감 있는 운전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운전자와 눈을 가장 많이 마주치는 디지털 계기판은 투명 패널을 한 겹 더 배치해 입체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운전자를 향해 배치한 10인치 메인 모니터는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를 선 없이 연결할 수 있고, 자주 쓰는 버튼을 마련해 사용자 중심적이다. 이밖에 편의품목은 스마트폰 무선충전, 앰비언트 라이트, 공기 정화 시스템, 앞좌석 마사지 및 열선 등을 준비했다. 좌석의 통풍 기능 부재는 아쉽다.




 시트 포지션은 세단보다 조금 높게 설정돼 적정 시야를 확보할 수 있고 타고 내리기도 편하다. 뒷좌석은 기대 이상의 공간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다리 공간의 여유가 돋보인다. 무릎 앞으로 주먹 3개가 들어갈 정도다. 머리 공간도 지붕이 빠르게 내려가는 패스트백 스타일을 감안하면 넉넉한 편이다. 적재공간은 일반 소형 SUV보다 큰 536ℓ다.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1,611ℓ까지 늘어난다. 도어가 워낙 크게 열려 물건을 싣고 내리기 편하다.

 ▲동력보다 기본기 강조한 성능 
 엔진은 최고출력 131마력, 최대토크 23.5㎏·m를 내는 3기통 1.2ℓ 가솔린 터보 퓨어테크를 탑재했다. 그런데 덜 정제된 듯한 회전 질감이 낯이 익다. 사실 이 엔진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1.2ℓ 엔진과 뿌리가 같다. GM이 주도적으로 개발한 다운사이징 엔진으로 GM, 푸조, 오펠이 폭넓게 쓰고 있다. 그만큼 완성도는 보장된 셈이다.


 엔진은 넘치진 않지만 중형 세단 수준의 부족함 없는 동력을 발생시킨다. 스로틀을 다 열 때엔 과급 지연 현상이 일어나지만 전반적으로 무난하다. 효율에 무게를 둔 8단 자동변속기의 로직도 인상적이다. 빠릿하진 않지만 충격없이 기어를 바꿔나가 기분 좋게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푸조의 오랜 핸들링 노하우가 녹아든 주행 성능은 앞바퀴굴림의 한계를 잊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여기엔 EMP2 V3 플랫폼의 낮은 무게중심과 탄탄한 하체 설정도 한 몫 한다. 승차감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굽잇길에서도 흐트러짐 없는 달리기를 가능하게 한다. 앞머리가 가볍고 코너 탈출 시에도 좀처럼 언더스티어를 일으키지 않아 운전 재미가 쏠쏠하다.


 고속에선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활용할 수 있다. 스톱 앤 고를 포함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운전자 주의 알람, 교통 표지 인식, 차선 이탈 경고, 전방 충돌 알람, 사각지대 충돌 알람,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을 담아 장거리 주행을 돕는다.

 ▲푸조의 달라진 모습
 디자인은 가장 좋은 차별화 요소다. 푸조는 이런 점을 신형 408에 아낌없이 반영했다. 그 결과 신선하면서도 매력적인 작품이 나왔다. 그래서 푸조는 그 어느 때보다 시장에서 자신감을 내비치는 분위기다. 최근 방한한 린다 잭슨 푸조 CEO는 "408은 창의적인 한국 소비자와 더없이 잘 어울리는 차"라며 "타협 없이 만든 새로운 형태의 제품인 만큼 브랜드의 핵심 가치인 "매력"을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08이 푸조의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을지, 크로스오버 전략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할지 기대된다. 가격은 408 알뤼르 4,290만원, GT 4,690만원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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