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 화물차 수입 판매에만 집중
-올해 지리 전기 화물차 1,500대 생산 계획
지난 2019년 한국지엠 군산공장을 인수하며 완성차 위탁 생산 전문 기업을 표방했던 엠에스오토텍이 인수 후 4년간 의미있는 진척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 전기 화물차 수입 판매사업에 집중하면서 군산공장 인수 취지가 무색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1일 명신에 따르면 완성차 위탁 생산은 올해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회사는 중국 소형 화물밴 마사다와 이티밴 PDI 위탁 생산 물량 1,500여대 가량을 확보해 이달 말 또는 내달부터 국내 생산과 해외 수출에 나설 계획이다. 그동안 중국 전기 화물차 수입, 판매에 치중해 왔던 것에서 벗어나 생산도 추진하는 셈이다. 하지만 앞서 진행했던 모든 생산 계획이 번번이 차질을 빚은 탓에 이번에도 실제 제품 생산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9년 자회사인 명신 이름으로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토지와 건물, 생산설비 등을 흡수한 엠에스오토텍은 인수 당시 900여 개의 신규 일자리와 2021년부터 연간 5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OEM 방식을 통해 전기차를 위탁, 생산하고 5년 내에 자체 개발에 이어 2025년엔 연간 15만대까지 양산할 것이라는 청사진도 그렸다. 이후 여러 완성차 기업과 접촉을 시도하며 다양한 브랜드의 군산공장 생산을 준비했다. 이를 위해 정부도 국비와 지방비 등의 세금을 확보해 자금을 지원했다.
첫 파트너는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바이톤(Byton)"이 선정됐다. 명신이 5만대를 생산하고 바이톤이 판매하는 방안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바이톤이 갑작스럽게 파산 절차에 돌입하면서 계획은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그러자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인 패러데이퓨처와 위탁생산 손을 잡았지만 이번에는 패러데이퓨처가 전기차 사전 계약 물량을 부풀리면서 흐지부지됐다. 이에 대해 명신은 "패러데이퓨처와 여전히 생산 계약은 유효하지만 미국 IRA 및 FF사 내부사정으로 생산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이 계속 차질을 빚자 명신이 해결책으로 모색한 것은 완성차 수입 판매다. EVKMC가 중국에서 수입·판매하는 마사다 소형 전기밴 사업의 재무적 투자자로 나섰고 이외 ET 전기밴 수입 판매에도 참여했다. 나아가 최근에는 세아 전기밴 수입 판매 사업도 관여를 하는 등 중국 저가 전기화물 및 전기 밴 판매 사업을 펼쳐왔다. 하지만 인수 후 정부의 지원금이 투입됐다는 점에서 수입차 판매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맞느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명신 측은 산업용 자율주행 스케이트 플랫폼 개발은 2년차 연구 과제를 수행 중이며 지방투자촉진보조금은 생산 설비에 투자했다는 설명을 내놨다. 일자리 창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명신은 군산공장 인수 때 90명에서 출발한 임직원 수가 올해 300명에 달했고 하반기에도 40명을 충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완성차 업계에서 명신이 주목받는 것은 전기차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전문 위탁 생산 사업을 표방했기 때문이다. 모기업이 현대차그룹은 물론, 테슬라 등에 차체를 공급하는 만큼 제품만 있으면 전기차 스타트업의 난제인 차체 생산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생산을 맡기려는 기업들이 물량 보장을 못하면서 번번히 실패했고 이번에는 지리상용차의 국내 생산, 판매를 예고해 관심이 다시 모아지게 됐다.
이에 대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군산공장에 국비와 지방비 등의 세금이 투입됐고 이는 국내 생산 활성화에 따른 일자리 창출이 목적이었다"며 "하지만 명신이 위탁 생산보다 중국 전기 완성차 수입 판매에 집중한 탓에 시장의 시선이 곱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지리상용차 생산도 계획대로 이행되지 못하면 세금 투입에 대한 논란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