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아이코닉 EV,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입력 2023년06월12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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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급 이상의 크기와 상품성으로 무장

 코나는 현대자동차가 개성을 가득 담은 아이코닉 라인업이다. 해치백 스타일의 벨로스터가 못 이룬 현대차만의 상징성을 소형 SUV로 옮겨 담은 것. 게다가 가솔린,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 등의 다양한 동력계와 차급 이상의 상품성을 곁들여 가치를 높였다. 이 가운데 전기차 버전인 코나 일렉트릭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없이도 충분히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강조하고 있다.



 ▲EV를 위한 디자인
 코나의 내·외관은 현대차가 추진하고 있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코나만의 개성을 버무렸다. 특히 전기차 제품을 먼저 디자인하고 내연기관 제품을 뒤따라 디자인하는 기법을 통해 진취적인 스타일링을 갖게 됐다.




 외관 전면부는 현대차가 앞서 그랜저를 통해 보여준 수평형 LED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이전 세대 코나의 투구를 연상케 하는 헤드램프와 펜더 디자인은 뾰족하게 바뀌면서 첨단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여기에 현대차 EV 제품을 상징하는 픽셀 디자인을 LED와 그릴에 활용해 전기차의 상징성도 강조했다. 충전구는 앞쪽에 배치했다. 때문에 충전 시 전면 주차가 불가피하다. 대신 차체 하부를 지나는 고전압 배선이 필요하지 않아 평평한 실내 바닥을 얻게 됐다.



 측면은 날렵한 실루엣을 기반으로 예리한 선들로 가득 채웠다. 선과 선이 절묘하게 이어져 짜임새 있는 형태가 연출됐다. 특히 DLO(Day-Light Opening)는 C필러에서 교차하는 듯한 선을 그리는데, 동시에 A필러에서 C필러를 지나 리어 스포일러로 지나는 크롬 라인을 더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도어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캐릭터라인은 크롬라인과 연결되는 형태로 그었다. 휠하우스를 감싼 클래딩은 차체 색상과 일치시켜 도시적인 이미지가 강해졌다. 19인치 알로이 휠은 기하학적인 조형성을 앞세워 첨단의 이미지를 완성했다.



 후면부는 픽셀 디자인을 반영한 수평형 LED와 쐐기형 테일램프로 전면과의 일관성을 부여했다. 간결한 면 처리도 마찬가지다. 스포일러 가운데엔 보조제동등을 마련해 역동적인 분위기를 낸다. 범퍼에는 픽셀 반사판이 푸른 등록 번호판과 함께 전기차임을 알린다. 시승차는 EV 전용 외장 색상 중 하나인 네오테릭 옐로우를 칠했다. 높은 채도 덕분에 청량감이 상당하다.







 실내는 이전 세대보다 커진 차체를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다. 대시보드는 수평형 레이아웃과 운전자 중심의 설계로 구성했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현대차 로고 대신 모스 부호를 새겼고, 뒤편에 설치한 변속 레버는 그랜저의 것과 같은 형태다. 송풍구는 가로형으로 길게 빼냈다. 모두 최신 현대차에서 볼 수 있는 요소들이다. 소재는 플라스틱이 많이 쓰였다. 소형 SUV의 한계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소재들을 곳곳에 채워 넣어 차별화했다.


 각각 12.3인치 크기의 디지털 계기판과 메인 스크린은 하나의 패널에 담았다. 주행 중 에너지 흐름을 보여주는 그래픽을 구현해 전기차에 최적화한 점도 특징이다. 특히 메인 스크린은 EV 모드에서 내비게이션으로 설정한 목적지까지의 거리와 이동 경로 상에 있는 충전소, 공조 시스템 작동 여부에 따라 다른 주행 가능 거리 등을 표시해 편의성을 높였다. 






 시트 포지션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대시보드를 낮춘 영향이다. 1세대보다 60㎜ 늘어난 휠베이스는 뒷좌석 다리 공간에 큰 영향을 줘 성인도 부담 없이 뒷자리에 탈 수 있다. 바닥이 평평한 점도 여유를 키운다. 전용 전기차는 아니지만 후드 아래엔 작은 수납 공간을 배치했다. 전동식으로 여닫는 트렁크는 이전보다 30% 가량 늘었다. 뒷좌석을 접으면 차박이 가능한 공간이 나온다. 게다가 220V 전기를 끌어다 쓸 수 있는 V2L도 지원한다. 이전 세대에 없었던 호사다.

 편의품목은 헤드업 디스플레이, 앞좌석 릴렉션 컴포트 시트, 무선(Over-the-Air)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ccNC(Connected Car Navigation Cockpit)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빌트인 캠 2, 카페이 연동 e 하이패스, 디지털 키 2, 미세먼지 센서 연계 공기청정 모드 등을 준비했다.

 ▲기대 이상의 효율
 코나 일렉트릭은 최고출력 150㎾(204마력), 최대토크 26.0㎏·m의 전기 모터가 앞바퀴를 굴리는 구조다. 2,5ℓ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비슷한 동력을 선사한다. 배터리의 무게감이 느껴지지만 제법 경쾌하게 달리는 맛이 일품이다. 가속력이나 승차감은 내연기관 제품보다 나은 주행 질감이 드러났다. 소음 대책도 적극적으로 이뤄져 전기차만의 높은 정숙성을 제대로 활용한 느낌이다.

 고전압 배터리 용량은 64.8㎾h다. 시승차는 19인치 휠을 장착해 368㎞(도심 395㎞, 고속 335㎞)의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를 인증받았다. 이에 따른 표시 효율은 복합 4.8㎞/㎾h(도심 5.2㎞/㎾h, 고속 4.4㎞/㎾h)다. 그러나 실제 효율은 훨씬 더 높게 표시됐다. 더운 날씨 탓에 에어컨을 켜고 약 170㎞ 거리의 서울-양양 고속도로를 달려본 결과 6.8㎞/㎾h의 높은 효율이 계기판에 표시됐다. 출발할 때 396㎞였던 주행가능거리는 도착지에서 224㎞로 줄었다.

 주행모드는 에코, 일반, 스포츠를 지원한다. 모드별 가속 감각은 확연히 다르다. 에코는 전력 소모를 억제하는 느낌이 강하고, 스포츠는 가속 페달 무게가 한결 가벼워진다. 시프트 패들로 조작하는 5단계의 회생 제동도 단계별 차이가 크다. 회생 제동을 극대화할 경우엔 가속 페달만으로도 가감속이 가능한 원-페달 기능을 쓸 수 있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 시스템인 HDA2는 장거리 주행에 큰 도움이 됐다. 자연스러운 차로 중앙 유지와 유연한 가감속, 적절한 차간 거리를 보여준다. 방향 지시에 따른 차로변경도 베테랑 운전자 못지 않다.


 ▲전용 전기차 수준의 상품성과 가격
 새 코나 일렉트릭은 2세대 코나의 커진 차체와 전동화의 장점을 앞세우고 있다. 이전 세대의 단점으로 꼽히던 요소들을 말끔히 지워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덕분에 이제는 패밀리카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성장한 느낌이다. 물론, 가격도 올랐다. 가격은 4,452만~5,092만원(개소세 미적용 기준).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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