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활기찬 변화의 시작, 토요타 크라운

입력 2023년06월13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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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혁신 추구하는 플래그십
 -정숙성 돋보이는 2.5 하이브리드
 -성능과 효율 모두 챙긴 2.4 듀얼부스트

 토요타에게 크라운은 정신적 지주라고 불릴 만큼 중요한 차다. 1955년 브랜드 최초의 양산형 승용차로 출시된 이후 16세대로 진화하며 혁신과 도전의 상징이 됐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 69년간 뛰어난 내구성과 효율성, 그리고 고급스러움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신형은 다시 한 번 변화와 도약을 거듭했다. 기존 세단 이미지를 버리고 크로스오버와 에스테이트, 스포츠 등 다양한 선택지의 차를 선보인 것. 국내에는 크로스오버 형태의 크라운이 첫 선을 보였다. 파격적인 모습과 함께 새 하이브리드 기술도 탑재해 새로운 경험을 전달한다. 신형 크라운의 가치와 매력을 확인해보기 위해 약 200㎞에 달하는 강원도 길을 직접 시승했다.


 디자인&상품성
 첫 인상은 신선하다. 기존 크라운이 갖고 있는 무게감을 덜어내고 젊은 분위기로 돌아왔다. 새롭게 디자인한 현대적인 왕관 엠블럼만 봐도 신형의 목표를 알게 한다. 차의 폭을 강조하면서 날카롭고 길게 뻗은 전면부와 전방 지향적인 헤머헤드 디자인, 수평형 주간주행등은 명확한 인상을 심어준다. 유광 검정색으로 마감한 그릴을 채택해 강렬한 인상을 전달하고 범퍼 아래 부분에는 차의 낮은 무게 중심을 표현한 디자인을 반영했다.

 옆은 크로스오버 특징이 드러난다. 볼륨이 살아있고 상당히 듬직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세단의 3-박스 디자인에서 벗어난 균형 잡힌 비율을 완성했다. 핵심은 유연하게 내려앉은 루프다. 부드러운 선의 역동적인 크로스오버 디자인을 통해 세단과 SUV의 느낌을 조화롭게 구현했다. 또 날카롭게 뻗어 있는 앞모습과 짧은 트렁트 리드를 활용해 차가 멈춰 있는 상태에서도 앞으로 전진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두툼한 플라스틱 휠하우스와 함께 고성능을 표현한 21인치 대구경 휠은 압권이다. 역동적인 이미지를 극대화했다. 참고로 2.4ℓ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에는 차의 높은 동력 성능을 돋보이게 해주는 투톤 색상의 알루미늄 휠을 제공한다.

 뒤는 미래지향적인 모습이다. 차의 폭과 안정성을 강조하는 수평적 디자인을 주로 사용했다. 그 중에서도 전체를 가로지르는 일자형 수평 LED 테일램프는 개성적인 디자인을 연출해 크라운만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범퍼는 친환경적인 비돌출형 테일파이프를 채택하고 세련된 디퓨저 디자인으로 단정하게 꾸몄다. 이 외에 크로스오버만의 높은 트렁크 라인으로 적재 시 편의성도 높였다.

 실내는 아일랜드 아키텍처 콘셉트를 바탕으로 편안한 공간을 구현했다. 직관적이고 뛰어난 작동성을 실현한 12.3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바로 아래에 공조장치 컨트롤 패널과 자주 쓰이는 기능들은 물리버튼으로 적용한 점도 마음에 든다.

 토요타 커넥트 기능과 연동한 무선 통신을 통해 뮤직 스트리밍과 U+스마트홈 등의 IOT서비스, 팟캐스트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다. 실시간 교통 정보는 물론, 주유소, 주차장 및 과속 카메라 정보도 지원한다. 여기에 무선 업데이트가 가능한 통신형 내비게이션을 준비하고 안드로이드 오토/애플 카플레이를 전 트림에 기본으로 넣어 편의성을 높였다.

 계기판은 12.3인치 풀 컬러 방식이다. 큰 화면을 통해 주행 정보 및 HEV 특화정보들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캐주얼, 스마트, 스포티, 터프 등 4가지 디자인 테마와 3가지 레이아웃을 제공해 운전자의 기호에 맞게 화면을 구성할 수 있다. 

 2열은 쾌적하다. 긴 휠베이스를 앞세워 무릎 공간을 확보했고 위쪽도 깊게 파 놓아서 머리 위 공간도 넉넉하다. 최적화한 뒷좌석 포지션과 도어 실 패널을 낮춰 노약자, 어린이도 쉽고 편하게 승하차가 가능하다. 적절한 측면 지지로 좌우 시트를 독립적으로 분리한 것도 인상적이다. 편의품목으로는 2개의 USB 포트로 디지털 기기 활용을 돕는다.

 성능
 크라운은 2.4ℓ 및 2.5ℓ 가솔린 엔진 기반의 두 하이브리드로 나뉜다. 먼저 2.5ℓ 하이브리드는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과 e-CVT를 기반으로 바이폴라 니켈 메탈 배터리가 들어간다. 복합기준 효율은 17.2㎞/ℓ다. 높은 연료 효율성과 친환경성, 그리고 편안한 주행감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이다. 

 2.4ℓ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는 효율성과 성능을 모두 충족시킨 차다. 바이폴라 니켈 메탈 배터리를 바탕으로 2.4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모터, 그리고 6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했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348마력이다. 

 먼저 운전석에 앉은 차는 2.5ℓ 하이브리드다. 시동을 켜니 고요하게 기지개를 켜고 등장을 알린다. 이후 파워트레인 특징에 맞춰 부드럽게 나갔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도 낮은 속도에서는 좀처럼 엔진 개입이 되지 않았다. 최대한 전기모터와 충전된 배터리로만 굴러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엔진이 힘을 더하는 순간은 중고속으로 넘어가면서부터다. 토요타 범용 엔진은 우수한 동력성능과 높은 열효율을 가졌다. 여기에 전기모터까지 더해 차는 경쾌하게 뻗어나간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그 차이를 더 확실히 알 수 있는데 특히 빨라진 응답성이 일품이다. 

 고속 주행 시에는 정숙성이 빛을 발휘한다. 흡차음제 범위를 늘리고 두께도 상당한 결과다. 풍절음은 물론, 바닥소음까지도 완벽하게 잡았다. 플래그십이 보여줄 수 있는 극강의 정숙성을 깔끔하게 구현한다. 물론 급하게 스로틀을 여는 상황에서는 무단변속기 특유의 소리가 들리지만 대부분의 크라운 운전자들은 격한 드라이빙을 하지 않을 것 같아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간 기착지에서는 2.4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로 갈아탔다. 극적인 엔진과 칼 같이 맞아떨어지는 변속기 조합은 완전히 다른 차를 모는 것처럼 강한 인상을 줬다. 가속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차는 시원스럽게 질주했고 후련하게 속도 바늘을 꺾었다. 특히, 순간적으로 뿜어져 나오는 모터의 출력은 기대 이상이다. 몰입감이 상당하며 짜릿함을 전달한다.

 긍정적인 파워트레인과 함께 탄탄한 섀시는 운전하는 내내 깊은 감동을 줬다. 저중심 패키지인 TNGA 플랫폼 덕분이다. 파워 컨트롤 유닛, 시트, 하이브리드 배터리 등을 낮게 설계하고 중심고를 낮춘 것이 핵심이다. 우수한 강성을 믿고 적극적인 조향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코너에서는 안정적인 자세로 신속하게 통과한다. 앞 머리는 물론, 뒤 꽁무늬도 곧잘 따라온다. 시트 포지션이 높은 크로스오버를 감안하면 상당히 반가운 결과다. 토요타의 최신 기술이 발군의 실력을 내며 운전의 도움을 준다. 실제 뒷바퀴 축에는 고성능 모터를 내장한 e-액슬 기반의 E-포 어드벤스드 시스템을 장착했다. 주행상황에 따라 프론트와 리어의 구동력을 100:0에서 20:80까지 조절할 수 있으며 후륜구동차에 가까운 승차감을 경험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가변제어 서스펜션까지 탄탄하게 노면을 붙잡고 질주한다. 안정적인 자세는 물론 빠른 코너 진입과 탈출, 이 과정에서 운전자가 경험하는 운전 재미까지 삼박자를 맞춘다. 그래서인지 자꾸만 적극적으로 스티어링 휠을 돌리고 스로틀을 열게 만든다. 하이브리드는 경제성에만 집중하고 성능과는 거리가 먼 밋밋한 차라는 편견을 말끔히 날려버린다. 

 연료 효율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두 파워트레인 모두 기대보다 훨씬 높은 숫자가 찍혀있었다. 2.5 하이브리드는 ℓ당 20㎞를 가뿐히 넘기며 기록 경쟁 중이었고 2.4 듀얼부스트 역시 정속 주행을 하면 ℓ당 15㎞ 수준을 보여줬다. 열정적으로 달려도 한 자릿수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역시 "토요타 하이브리드"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참가자 모두를 미소짓게 했다.

 안전기능으로는 개선된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를 탑재해 상품성을 높였다. 차간거리는 물론, 차선 이탈 방지와 중앙 유지까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장거리 고속 주행에 든든한 동반자가 됐다. 더욱이 곡률이 큰 구간에서도 차는 매끄럽게 포물선을 그리며 부분 자율주행 실력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전방 차가 들어가고 나오는 과정 속에서도 자연스러운 가감속으로 탑승자에게 믿음을 줬다.

 총평
 크라운은 토요타 기술 발전의 현 주소와 미래 희망을 엿볼 수 있는 플래그십이다. 신선한 디자인과 형태, 최신 편의 및 안전품목은 차와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질수록 깊은 매력으로 다가왔다. 여기에 고도화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토요타의 장기인 정숙성, 플랫폼 등이 조화를 이뤄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똑똑한 안목으로 젊고 세련된 플래그십을 찾는다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가격은 2.5ℓ 하이브리드 5,670만원, 2.4ℓ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 6,480만원이다. 이와 함께 일반 보증기간인 3년 또는 10만㎞에 자체 2년 서비스 프로그램을 추가해 총 5년 또는 10만㎞를 지원한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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