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이노베이션 테크데이 열고 5개 스타트업 기술 전시
현대자동차그룹이 15일 오픈이노베이션 테크데이를 열고 스타트업 생태계와의 상생 전략과 협력 관계를 과시했다. 이날 행사는 모빈, 어플레이즈, 뷰메진, 모빌테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의 5개 스타트업이 참가해 자동차에서 벗어난 다양한 분야의 기술력을 뽐냈다. 5개 회사의 주요 기술을 모아봤다.
올해 현대차그룹 사내 스타트업으로 분사한 라스트마일 배송 로봇 전문 기업 모빈은 근거리 배송 로봇을 직접 시연했다. 현재 프로토타입인 이 로봇은 라이다, 카메라를 이용해 주야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전동화 파워트레인과 자체 개발한 특수 고무 소재 바퀴는 계단 등의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모빈은 배송로봇을 공원형 아파트나 대학 캠퍼스 등에서 우선 서비스할 계획이다. 기존 환경을 최대한 유지하는 선에서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후 로봇의 효용성을 검증하고, 기술을 고도화시켜 불확실성이 높은 공간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복안이다. 현재 아파트 단지 내 편의점에서 가정까지의 배송을 검증하는 단계이며 향후 음식 배달, 물류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어플레이즈는 모빈과 마찬가지로 현대차그룹 사내 스타트업 분사 업체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공간별 맞춤 음악을 자동으로 선정하고 재생하는 서비스를 지원한다. 공간에 따라 매장, 자동차 실내, 건물의 세 가지 상품을 내놨다. 서비스는 사용자 입력 정보와 공간 이용자 유형 및 취향 정보, 공간의 외부 연동 정보 등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이 선곡해 음악을 재생한다.
테크데이 현장에선 공간과 상황에 맞는 음악을 골라 재생하는 서비스를 시연했다. 예를 들면 운전을 할 때엔 출퇴근길이나 여행 등의 주행 목적이나 원활, 정체 등의 환경에 맞는 음악을 추천하고 재생하는 것이다. 건물 내 복수 공간에선 주차장, 화장실, 휴게실 등 각 공간에 맞는 음악을 선곡할 수도 있다. 어플레이즈는 현재 현대차그룹 양재동 본사와 송파대로 전시장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뷰메진은 자율 비행 드론과 AI 비전 기술을 결합한 건설 현장 안전 및 품질 검사 솔루션 보다(VODA)를 제공한다. 드론에 탑재한 고화질 카메라로 콘크리트 외벽의 미세한 결함을 탐지하는 동시에 결함 데이터를 분석, 시각화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보다는 3D 모델링이나 건설 현장 가상화에 집중했던 기존 드론 용도와는 다르게 분석을 통해 법적 자료를 만들거나,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지난해엔 현대건설 서울 현장에 투입되면서 데이터 분석을 진행한 바 있다. 회사는 4일 동안 1억5,000만원이 드는 검사 시간과 비용을 하루 5,000만원까지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도엽 뷰메진 대표는 "현재 카메라로 건설 결함을 잡고 있지만, 적외선 카메라와 열 감지 카메라 등을 활용해 비가시권에 있는 결함까지 탐지하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빌테크는 2018년 현대차그룹 제로원 펀드 투자로 성장한 실감형 디지털 트윈 기술 보유 스타트업이다. 현대차그룹과 자율주행 정밀지도, 가상 모델하우스 등의 분야에서 협업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트윈은 현실을 그대로 복제해 가상 세계(레플리카 시티) 구현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도심 교량이나 배수 시설을 측정할 수 있으며 도시 경관을 사전 평가할 수도 있다. 또한, 3차원 공간 정보를 바탕으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메타버스, 가상 프로덕션 등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는 가상현실 플랫폼 개발과 버추얼 아이돌 매니지먼트 등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과 서비스를 영위한다. 첨단 센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얼굴의 감정 인식, 표정 분석 등을 통해 버추얼 휴먼을 생성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행사엔 올해 초 데뷔한 버추얼 아이돌 "메이브(MAVE)"를 무대 스크린을 통해 선보였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는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을 강화하기 시작한 2017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200여개 스타트업(보스턴다이내믹스, 모셔널, 슈퍼널 등 제외)에 1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분야별로는 모빌리티 분야가 7,537억원으로 가장 많다. 전동화 2,818억원, 커넥티비티 1,262억원, 인공지능 600억원, 자율주행 540억원, 에너지(수소 포함) 253억원 등이다.
현대차그룹의 오픈이노베이션은 목적에 따라 4가지 투자 유형으로 구체화했다. 그룹 자체적으로 필요한 기술 및 사업 영역에서 직접 스타트업을 창업하기 위한 컴퍼니빌딩, 변화가 빠른 신성장 사업 영역의 트렌드를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한 센싱투자, 단기간 내 사업역량 확보를 위한 전략투자, 예상 시너지 효과에 따라 실제 협업을 추진하기 위한 연계투자 등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