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한 단계 진보한 스포츠 세단, 제네시스 G70

입력 2023년06월19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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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ℓ 가솔린 터보 기본 탑재
 -스포츠 세단의 정체성 향상

 제네시스의 엔트리 세단 G70이 다시 한번 경쟁력을 가다듬었다. 극적인 변화보다 내실을 다져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방법을 택했다. 특히 작은 엔진은 2.0ℓ 터보 대신 배기량을 키운 2.5ℓ로 성능을 끌어올렸다. 다시 한 번 부분변경 수준의 개선을 이룬 G70을 만나봤다.



 ▲여전한 두 줄 디자인의 가치
 G70의 디자인은 제네시스의 두 줄 램프를 적용한 이후 호불호가 나뉘고 있다. 반듯한 상급 제품보다 부드러운 형태를 갖춘 탓이다. 이런 와중에 후드 끝에는 기요셰(Guilloché) 패턴을 각인한 새 제네시스 엠블럼을 부착했다. 보석 같은 섬세한 마감처리가 돋보인다. 제네시스 특유의 5각형 그릴과 두 줄의 헤드램프를 조합한 전면부는 맹금류 중 하나인 피그미 팔콘을 닮았다. 귀여우면서도 부리가 날카로운 인상이다. 





 측면은 컴팩트 스포츠 세단의 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후드를 길게 늘이고 C필러를 뒤로 밀어 역동적이다. 펜더의 배출구도 스포츠 세단의 역동성을 암시한다. 평가가 좋은 19인치 알로이휠은 예리한 형태 덕분에 수년의 시간이 지나도 멋스럽다. 



 후면부는 전면부와 마찬가지로 두 줄의 테일램프를 채택했다. 테일램프의 흐름이 트렁크 패널에 닿으면서 끊겼지만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주기엔 충분하다. 큼지막한 타원형의 듀얼 머플러와 이를 둘러싼 커버 디자인도 섬세한 마감 처리가 돋보인다. 차체는 길이 4,685㎜, 너비 1,850㎜, 높이 1,400㎜, 휠베이스 2,835㎜로 이전과 같다.




 운전자 중심의 실내는 일상적인 스포츠카를 지향하는 세단의 특성을 반영했다.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디지털 3D 계기판은 명칭에 맞게 입체적인 효과가 뚜렷하다. 테마와 주행 모드에 따라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마치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도 선사한다. 변화는 스티어링 휠에서 두드러진다. 타원형이던 스티어링 휠 중앙은 오각형 그릴 모양으로 달라졌다. 제네시스 엠블럼 역시 새로운 모습으로 운전자를 맞이한다.


 운전석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센터페시아도 공조 제어 패널을 바꿨다. 예전엔 3개의 다이얼이었지만 새 G70은 두 개의 다이얼과 터치 패드를 끼워 넣었다. 센터페시아 상단의 10.25인치 디스플레이는 그대로다. 대세가 12.3인치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아쉽다. 소재는 나파 가죽, 알칸타라 등을 활용해 고급스러움과 역동성을 동시에 잡았다. 공간은 여느 중형 스포츠 세단과 마찬가지로 뒷좌석이 빠듯하다. 도어는 4개이지만 사실상 쿠페에 가깝다.

 ▲역동성과 편안함의 타협
 기아 스팅어에 먼저 얹었던 4기통 2.5ℓ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은 최고 304마력, 최대 43.0㎏·m를 뿜어낸다. 이전의 2.0ℓ 터보보다 54마력, 7.0㎏·m이 올랐다.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동력의 차이는 기대한 만큼의 성능이다. 과하지 않고 일상생활, 또는 과하지 않은 수준의 역동적인 주행을 원할 때 뽑아 쓰기 좋은 힘이다. 변속기는 8단 자동을 조합했다. 여느 다단화 변속기와 마찬가지로 매 변속마다 부드러운 변속감을 보인다. 연료효율은 10.2㎞/ℓ를 인증받았다.


 고성능을 지녔지만 일상적인 주행에선 성능의 존재감을 쉽게 지울 수 있다. 소음, 진동 대책이 적절히 이뤄졌기 때문이다. 평소엔 편안한 세단으로 탈 수 있어 거부감이 적다. 브랜드 저변을 넓히기엔 충분한 감각이다. 코너링 역시 역동성보다 안정적인 움직임을 꾀한 느낌이다. 운전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자세를 제어하는 차동기어 제한장치와 탄탄하게 다진 하체, 4WD 시스템의 역할이 크다. 직경 19인치의 미쉐린 프라이머시 투어 A/S 타이어는 전반적으로 무난하지만 젖은 노면에서의 접지력이 아쉽다.

 각 주행 모드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특히 스포츠와 스포츠 플러스 모드는 변속 시점을 늦춰 엔진 회전수를 높이 끌어 올릴 수 있다. 뒷바퀴에 토크를 꽉 채워줄 수 있는 다이내믹 AWD를 잘 활용하면 차체 후미를 흘릴 수도 있다. 스포츠 모드 이상이 되면 좌석의 사이드 볼스터가 부풀며 옆구리를 단단히 잡아주기도 한다.


 ▲한국형 스포츠세단의 연장선
 G70은 편안한 승차감과 역동성을 고루 조화시킨 한국형 스포츠 세단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성능을 쫓고자 하는 마니아 외에도 다수의 취향에 맞출 수 있는 타협점을 찾아 브랜드의 영역을 넓히려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렇게 세월을 보낸 지도 어느덧 6년이 지났다. 2025년 제네시스의 전동화를 완성할 후속 전기차가 등장할 때까지 2~3년을 버티기엔 버거울 수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마지막 내연기관 스포츠 세단이라면 조금 더 힘을 줬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가격은 2.5ℓ 터보 4,315만원, 3.3ℓ 터보 4,805만원(개별소비세 3.5% 기준).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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