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오직 나를 위한 BEV, 미니 일렉트릭

입력 2023년06월20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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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적과 성격이 분명한 전기차
 -완성도 높은 주행감각은 그대로

 전기차 시장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제조사마다 친환경 전략에 맞춰 새로운 형태와 신기술로 무장한 제품들이 소비자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 것. 하지만 전기 에너지가 주는 명확한 성격 덕분에 개성을 드러내는 차는 많지 않다. 주행거리 늘리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소비자들은 선택의 즐거움을 잃어가고 있다.

 하지만 미니는 다르다. 브랜드의 강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목적과 방향이 명확한 전기차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3도어 쿠퍼 기반의 미니 일렉트릭이 대표적이다. 더욱이 2024년형으로 오면서 새로운 색상을 추가하고 편의 및 안전품목을 개선해 상품 경쟁력이 커졌다. 미니가 풀어낸 전기차를 직접 경험해봤다.


 미니 일렉트릭은 겉모습부터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미니 특유의 귀여움은 그대로 살아 있다. 3도어를 기반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전기차임에도 브랜드 정체성을 고스란히 유지할 수 있었다. 동그란 해드램프와 크게 입을 벌린 그릴 형태, 볼록 튀어나온 펜더, 투톤 루프까지 아이콘 그 자체다. 차체 색상과 검정색을 적절히 섞은 모습도 꽤 마음에 든다. 

 2024년형 미니 일렉트릭은 신규 색상이 특징이다. 올해 미니가 처음으로 선보인 나누크 화이트와 인기 색상인 아일랜드 블루를 더한 것. 특히, 시승차에 칠한 나누크 화이트 외장 컬러는 북극곰을 뜻하는 이누이트어 "나누크(Nanuk)"에서 따온 것으로 선명한 채도를 가지고 미니 만의 감성을 제공한다. 개성을 한층 극대화하는 킬링 포인트다. 눈부신 햇살 아래 펄이 들어간 순백색과 곳곳에 자리잡은 레몬 포인트 색의 조화도 상당하다.

 순수전기 미니만의 디자인 요소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릴 테두리에 미니 고유의 육각 형태 라인을 간결하게 적용했고 독특한 17인치 전용 휠은 시선을 훔친다. 블랙 루프와 도어캐치 등은 보다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테일램프 옆에 붙은 동그란 배지와 파란색 전기차 번호판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실내는 기존과 큰 차이가 없다. 타원형 디지털 계기판과 동그란 센터페시아 모니터, 토글 스위치 등 다양한 곳에서 미니의 짙은 향기를 느낄 수 있다. 화면 속에는 귀여운 미니 그래픽과 함께 빠르고 깔끔한 구성이 보는 맛을 더한다. 애플 카플레이를 비롯해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도 끊김 없이 사용 가능하다. 발열도 거의 없는 매우 안정화된 시스템이다.

 타원형의 5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배터리 잔량과 회생제동으로 구성한 새로운 사용자 환경을 채택했다. 시인성과 이용 편의성을 높였고 노란색 속도계와 함께 활기찬 에너지를 전달해 준다. 손에 쥐는 맛이 좋은 스티어링 휠과 착좌감이 우수한 시트, 미니 일렉트릭 전용 로고와 기어 노브 및 스타트, 스톱 버튼 등 순수 전기차 만의 특색을 키웠다.

 2024년형으로 오면서 편의 및 안전품목도 대거 탑재해 상품성이 높아졌다. 정면 충돌 경고 기능, 보행자 접근 및 차선 이탈 경고 기능 등을 포함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와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첨단 주행 보조 기능이 기본으로 들어가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3D 내비게이션과 스티어링 휠 열선, 헤드업 디스플레이, 주차 보조 어시스턴트, 하만 카돈 사운드 시스템 등이 조화를 이뤄 이동 경험이 높아졌다.

 보닛 아래에는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7.5㎏·m를 발휘하는 전기모터가 들어있다. 초기 발진가속은 제법 묵직하다. 경쾌하고 발랄함보다는 진중한 성격이 강하다. 최소한의 힘 만으로 실용 구간에서 속도를 내려는 미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만큼 처음부터 최대 토크를 발휘하며 격하게 튀어나가는 다른 전기차들과는 성격을 달리 한다. 

 초반에는 살짝 답답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한 번 탄력을 받으면 흐름에 맞춰 신속하게 달린다. 특히, 중속 이후에 고속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제법 시원하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조금 더 적극적인 출력과 토크가 개입하며 부족함 없는 실력을 보여준다. 작고 가벼운 차체와 어우러져 체감 가속은 더 크다. 움직임은 미니 일렉트릭의 가장 큰 장점이다. 

 원래부터 탄탄한 뼈대였는데 배터리가 바닥에 깔려 무게 중심까지 낮추니 금상첨화다. 실제로 내연기관 3도어 제품보다 무게중심이 30㎜ 낮고 배터리 등 차체 무게 배분을 최적화한 덕분에 우수한 코너링 성능을 발휘할 수 있었다. 통통 튀거나 딱딱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고 도로의 잔진동을 흡수하며 정확한 행동을 보여준다.

 즉 누구보다 안정적이면서 민첩하게 코너를 돌아 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짱짱한 핸들링까지 더해 코너진입과 탈출이 즐겁다. 욕심을 부려 속도를 올려도 차는 쉽게 흐트러지지 않는다. 진정한 운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미니 고유의 성격과 잘 맞아 떨어지면서 만족을 높인다. 심지어 격하게 와인딩을 즐기고 있음에도 환경에는 단 조금도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왠지 모를 뿌듯함까지 밀려 온다.

 환경부로부터 받은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는 복합 159㎞다. 하지만 완충 시 계기판에는 202㎞까지 달릴 수 있다고 표시됐고 실제로 주행거리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달렸을 때도 약 190㎞ 넘게 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효율 높이기에 집중한다면 220㎞도 넘길 수 있다. 단거리 도심 속 이동이 주 목적이라면 부족함 없는 실력이다. 또 급속 충전 시 80%까지 약 35분만에 끝나기 때문에 지루함도 덜하다.

 미니 일렉트릭은 라이프 스타일에 최적화한 진정한 전기차다. 독보적인 외모와 고급스러운 감각을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도 EV가 주는 특징을 살린 덕분에 강한 캐릭터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또 미니 특유의 고-카트 필링과 운전 즐거움까지 더해 매력을 끌어올린다. 

 여기에 2024년형으로 오면서 알찬 편의 및 안전품목까지 추가해 상품성까지 키웠으니 더욱더 관심이 갈 듯하다. 이처럼 미니는 조용하고 효율에만 집중하는 뻔한 전기차 세상 속에서 당당함과 개성으로 일침을 날린다. 도로 위를 활기찬 에너지로 바꿔놓을 도심형 EV는 미니 일렉트릭이 유일하다. 가격은 5,21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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