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동화 전환 핵심 전략 '현대 모터 웨이' 발표

입력 2023년06월20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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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도입 및 전기차 생산 역량 강화
 -배터리 역량 고도화 및 전 영역 가치사슬 구축 추진

 현대자동차가 2023 CEO 인베스터 데이(CEO Investor Day)를 개최하고 중장기 전동화 전략 현대 모터 웨이(Hyundai Motor Way)를 발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행사에서 현대차는 전통의 완성차 업체로서 오랜 시간 자동차를 만들고 판매하며 축적해 온 노하우와 고유의 강점을 살려 전동화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2023년부터 2032년까지 향후 10년간 총 109조4,000억원을 투자하는 중장기 재무 계획 가운데 33%(35조 8,000억원)를 전동화 관련 투자비로 책정해 현대 모터 웨이 실행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앞으로 전동화 톱티어(Top-Tier) 리더십을 확보해 나가겠다"라며 "현대 모터 웨이는 수많은 현대차 임직원들이 축적해 정립한 혁신 DNA를 구체화한 것으로, 새롭고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한 세계 전기차 판매 목표를 새롭게 제시했다. 올해 33만대 판매 계획에 이어 2026년 94만대, 2030년 200만대 규모의 전기차를 세계에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새 EV 판매목표 달성 시 현대차·제네시스의 전기차 판매 비중은 올해 8% 수준에서 2026년 18%, 2030년 34%로 상승하게 된다. 특히 2030년 주요 지역(미국, 유럽, 한국) 내 전기차 판매 비중은 전체의 절반을 상회하는 53%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지역별로는 2030년 미국에서 전체 자동차 판매의 53%에 해당하는 66만대를 전기차로 판매할 계획이다. 같은 기간 유럽에서는 전체 판매의 71% 수준인 51만대를, 한국에서는 전체의 37% 규모인 24만대를 EV로 판매한다. 현대차는 시장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전기차 판매를 늘려갈 방침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전동화 전략을 현대 모터 웨이로 명명했다. 전동화 시대에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길을 만들어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현대 모터 웨이는 크게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ntegrated Modular Architecture) 도입, 전기차 생산 역량 강화, 배터리 역량 고도화 및 전 영역 가치사슬 구축 추진 등 3가지 상세 전략을 골자로 한다.

 새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는 2025년 등장할 예정이다. 이를 통한 차세대 신차 개발 체계는 현행 플랫폼 중심 개발 체계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한 형태로,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 절감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행 플랫폼 중심 개발 체계는 동일 플랫폼을 쓰는 차종끼리만 부품 공용화가 가능하지만 새 개발 체계에서는 전 차급 구분없이 적용할 수 있다.

 지금의 E-GMP 후속인 2세대 전용 전기차 플랫폼은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 개발 체계의 핵심이다. 새 플랫폼은 중형 SUV 차급 중심의 E-GMP와는 달리 소형부터 초대형 SUV, 픽업트럭, 제네시스 브랜드 상위 차종 등을 아우르는 거의 모든 차급으로 확대된다. 또한, 5세대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와 고효율·고출력 모터 시스템 등 PE(Power Electric) 시스템 탑재를 목표로 개발한다. 향후 각형 NCM 배터리,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적용도 추진한다.

 새 플랫폼은 SDV 실현을 위한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와의 호환성도 포함한다. 개방형 OS(운영체제) 적용을 통한 앱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며, 레벨 3 이상의 자율주행 고도화, 공간 탐색 원격 주차 및 출차 제어 기능 등을 구현할 계획이다. 주행거리 확대를 위해 보조 배터리를 활용한 주행 중 충·방전 기술도 준비한다. 배터리는 인공지능 기반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에 원격진단 기능을 추가하고 급속한 열확산 차단 등 화재 안전 기술을 채택한다. 현대차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현대차 4종, 제네시스 5종의 승용 전기차를 2세대 전용 EV 플랫폼으로 개발해 내놓기로 했다. 기아는 4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내연기관차 플랫폼을 활용한 전기차 라인업도 지속해 개발비 추가 투입을 줄인다.

 전기차 생산 역량 확대는 기존 내연기관 공장을 전기차 생산이 가능하도록 전환하는 방안과 전기차 전용 공장을 추가하는 방안을 동시에 진행한다. 현대차는 기존 내연기관 생산 라인을 전기차 생산이 가능한 혼류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우선 시행하고 있다. 신규 공장 건설과 비교할 때 시간적, 비용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차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가 생산 라인에 각각 투입된 울산공장과 아산공장은 500억~1,000억원 수준의 투자와 한 달 간의 생산 라인 변경 작업의 결과다. 특히 내연기관 차와의 병행 생산이 가능해 시장 상황에 맞춰 유연한 생산량 조절이 가능하다.

 전기차 전용 공장은 전기차 수요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시장에 설립한다. 2024년 하반기 양산 개시를 목표로 하는 첫 전기차 전용 공장 미국 조지아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와 2025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울산 EV 전용공장이 예다.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공장에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의 스마트 제조 기술을 도입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배터리 개발 역량 확보 및 소재 수급 안정화는 남양연구소에 구성한 배터리 개발 전문 조직이 이끈다. 새 조직은 배터리 시스템, 셀 설계, 배터리 안전 신뢰성 및 성능 개발, 차세대 배터리 등 기능별로 선행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향후 10년간 9조5,000억원을 들여 배터리 성능 향상 및 차세대 배터리 선행기술 개발, 인프라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배터리 전문 업체, 스타트업, 학계 등 외부 협업도 확대한다. 안정적인 배터리 수급을 위해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배터리 회사들과 합작법인(Joint Venture) 설립 및 공동 개발을 시행하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위해서는 스타트업과의 공동 연구, 지분 투자를 운영 중이다. 미국 솔리드파워 등의 업체와 전고체 배터리 요소 및 공정 기술 확보를 위해 협업 중이며, 미국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과는 리튬-메탈 배터리 개발을 위해 협업하고 있다. 

 폐배터리를 회수해 원소재를 재활용하는 체제도 구축한다. 현대차는 그룹사와의 협업을 통해 안전하게 배터리를 회수하고 추출한 원소재를 배터리 제조에 다시 활용하는 지속가능한 배터리 라이프 사이클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안정적인 소재 수급부터 배터리 설계 및 관리 역량 강화, 차세대 배터리 개발 계획을 수립해 배터리 전 영역을 아우르는 가치사슬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올해 새 하이브리드 제품을 선보이며 자체 설계한 배터리를 탑재할 예정이다. 앞서 2021년 SK온과 하이브리드카용 배터리 셀 공동 개발을 위한 MOU(업무협약) 체결을 발표한 현대차는 이번 협업에서 최적의 배터리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소재 검증, 적용 비율을 포함한 사양 확정 및 설계, 제품 평가와 성능 개선에 이르기까지 핵심 과정을 직접 맡았다.

 LFP 배터리의 경우 배터리 셀과 특화 배터리 시스템을 포함하는 공동 개발을 배터리 회사와 진행 중이다. 2025년쯤 공동 개발한 LFP 배터리를 전기차에 적용하고 추후 신흥 시장 중심으로 탑재 제품을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성능을 최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배터리 관리 역량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배터리 예열, 냉각 등 배터리 컨디셔닝 기술뿐만 아니라, 배터리 관리 시스템 고도화 등을 통해 높은 수준의 주행거리와 긴 수명, 안전성을 갖춘 전기차를 구현한다. 오는 7월 공개 예정인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은 극한의 주행 조건에도 최대의 주행 성능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돕는 N 특화 열관리 제어를 포함한 열관리 기술을 집약한다.

 또한, 현대차는 리튬-메탈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가속화하고 차세대 배터리 양산성을 검증하기 위해 의왕연구소에 차세대 배터리 연구동을 2024년까지 건설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소규모 시범 라인을 통한 생산 검증도 검토 중이다. 향후 차세대 배터리는 전기차를 넘어 로보틱스, AAM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 간 시너지를 높일 전망이다.


 장재훈 사장은 "과거에서부터 이어져 온 기술력을 발전시켜 사람 중심의 혁신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헤리티지를 보유한 회사가 할 수 있는 가치라고 생각한다"라며 "전동화의 시작을 알린 아이오닉 5가 역사적 자산인 포니로부터 영감을 얻어 탄생한 것처럼 아이오닉 5 N은 고성능 전기차로서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현대차의 유산을 계승하며 EV 리더십을 확고히 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전동화 전환을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모빌리티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도 펼치고 있다. 특히 수소 생태계를 실현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의 여러 주체들이 협업하는 수소사업 툴박스(Toolbox)를 구축한다. 수소사업 툴박스는 수소 생산부터 공급망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그린 스틸 등 친환경 부품 적용, 수소에너지를 활용한 친환경 물류 시스템 도입, 수소전기차(FCEV) 판매 등을 아우르는 생애주기 전체가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된 수소사업 모델을 뜻한다. 현대차는 향후 HMGMA에 수소사업 툴박스를 반영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계획은 2024 국제 가전박람회(CES)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이밖에 자율주행은 2020년 3월 앱티브(Aptiv)와 설립한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통해 기술 개발 및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SDV 개발 체계 전환은 지난해 8월 인수한 포티투닷(42dot)을 중심으로, 로봇 사업은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보틱스랩과 사업을 확장한다. 항공 모빌리티 분야는 2020년 설립한 미국의 슈퍼널을 통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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