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지난 26일 용인 마북기술연구소에서 미디어 테크 데이를 열고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전략과 기술력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는 현대모비스가 CES 2023에서 강조한 모빌리티 플랫폼 프로바이더 도약 전략과 연계한 것으로, 미래 성장 산업인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분야 공략을 위한 핵심 솔루션을 제시했다.

 현대모비스는 테크 데이에서 "고급화-안전성-가변성"을 키워드로 설정하고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발표에 나선 한영훈 현대모비스 EC랩장 상무는 "현대모비스는 공간에 대한 혁신과 사용자 만족도 향상, 탑승자 안전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운을 뗐다.

 현대모비스는 34인치 커브드 화면이 움직이는 스위블(가변형) 디스플레이와 돌돌 말아서 격납하는 롤러블 디스플레이, 홀로그램 AR-HUD(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 25인치 고화질 로컬디밍 HUD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선 스위블 디스플레이와 롤러블 디스플레이, 홀로그램 AR-HUD 기술을 시연했다.

 먼저 스위블 디스플레이는 화면이 위아래로 움직이며 표시 면적을 변경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를 완전히 숨길 수 있으며, 살짝만 올려 속도, 변속 레버 위치 등의 간결한 정보만 나오도록 할 수도 있다. 완전히 다 올리면 일반적인 듀얼 디스플레이처럼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쓸 수 있다. 패널은 6K급 OLED를 채택해 선명하게 정보를 표시한다. 한영훈 상무는 "화면이 클수록 전방 시야가 가리거나 조작 버튼을 배치할 공간이 부족해 운전에 방해가 될 수 있다"며 "자율주행의 고도화가 이뤄질수록 디스플레이의 크기나 기능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대시보드 내부에 말려있다가 솟아오르는 방식이다. 화면 일부만 표시될 경우엔 18인치, 완전히 펴졌을 때엔 30인치까지 커진다. 가정용과의 차이점이라면 내구성이 가장 크다. 영하 40도에서 영상 85도까지 다양한 환경에 놓이는 자동차의 특성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영훈 상무는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가혹 조건과 10만회를 구부려도 훼손되지 않을 정도의 내구성을 충족한다"며 "상용화의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기 어렵지만 멀지 않았다"고 전했다.

 홀로그램 AR-HUD는 내비게이션, 각종 주행 경고 등을 운전자 시야 상에 배치, 운전자가 도로를 주시하면서 주변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존 AR-HUD와 다른 점은 운전자가 바라보는 시야 중 갈림길, 차로 등 실제 사물이 보이는 위치에 화살표 등의 정보를 표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윤찬영 HUD광학셀장은 "운전자가 도로의 먼 곳을 보다가 HUD를 보려면 초점을 바꿔야 한다"며 "홀로그램 AR-HUD는 초점이 있는 곳에 정보를 표시해 운전자가 굳이 초점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바탕으로 향후 동반석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 QD 미니 LED 디스플레이, 내츄럴 3D 디스플레이, 마이크로 LED 등의 기술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이 가운데 동반석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는 운전자와 동승자를 위한 고화질 디스플레이다. 최근 자동차 실내 분야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디지털 콕핏을 구현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마이크로 LED, QD 미니 LED 디스플레이도 고화질, 내구성, 에너지 효율 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회사는 차세대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확보하기 위해 핵심 기술에 대한 자체 설계, 검증, 생산 역량도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제조 기술의 핵심 영역인 광학 및 기구 설계, 품질과 신뢰성 검증, 공급망 관리 등 종합 매니지먼트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전문 제조사와의 협력을 추진한다. 또한, 모빌리티 산업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oftware Defined Vehicle) 전환에 따라 호환성 높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게임, 스포츠, OTT 서비스 등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디스플레이 솔루션도 개발한다는 복안이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새 디스플레이 기술을 앞세워 올해부터 고객 프로모션에 나설 방침이다. 올해 핵심 부품 분야 해외 수주 목표액은 53억5,000만달러(한화 약 6조9,528억원)로, 이 가운데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전장 분야 해외 수주 목표는 18억3,000만달러(약 2조3,782억원)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