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기 차종, 동력계는 HEV 인기
배터리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거세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들의 시선은 BEV보다 HEV에 집중되는 모양새다. 자동차의 경우 사용 기간이 길다는 점에서 BEV보다 HEV 운행이 보다 안정적이라는 판단에서다.
5일 국내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출시한 신차 중에선 BEV가 많다. 그러나 보조금에 의존하는 BEV는 제조사에게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는 역할이 더 크다. 따라서 최소 수량만 생산할 뿐 판매는 오히려 HEV에 신경 쓰는 모양새다. HEV 판매 수익이 BEV보다 높기 때문이다. 심지어 유럽연합이 HEV를 친환경차에서 배제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여도 HEV 선호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고효율을 이유로 디젤 대신 HEV를 찾고 있어서다.
이런 흐름은 각 제조사의 주력 차종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HEV 동력계가 포함된 12개 차종의 전체 판매는 모두 24만5,502대로 집계된다. 이를 연료별로 분류하면 휘발유차 비중이 46.1%로 가장 높고 그 뒤는 44.1%의 휘발유 하이브리드가 차지한다. 특히 HEV 선택율은 세단과 SUV를 가리지 않고 골고루 포진돼 하이브리드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제품별로는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 쏘렌토 등에서 HEV 비중이 높다. 그랜저는 5월까지 HEV 판매가 2만5,538대로 휘발유 차종(2만1,549대)을 넘어섰고 기아 쏘렌토도 HEV 판매가 1만8,940대(64%)로 압도적이다. 제조사가 승용차에 디젤 탑재를 외면하자 고효율 수요가 오히려 휘발유 하이브리드로 몰리며 나타난 결과다. 이외 기아 K8의 HEV 비중도 63%에 달한다.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HEV를 기다리는 소비자도 많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HEV의 경우 일부 차종은 여전히 대기가 밀려 있다”며 “BEV는 아직 불편하다는 인식이 많아 HEV를 많이 선호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국내에서도 HEV 인기가 오르자 자동차 업계 내에서도 희비가 엇갈린다. HEV 차종이 마련된 현대차와 기아, 르노코리아 등은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이 가능하지만 KG모빌리티와 한국지엠은 HEV 제품이 아예 없다. 일부 소비자는 KG모빌리티가 내놓은 토레스 바이퓨얼을 HEV로 여기지만 바이퓨얼은 휘발유와 LPG의 연료 겸용일 뿐 HEV와는 거리가 멀다.
그나마 GM한국사업장은 수출이 주력이어서 HEV의 부재 영향은 크지 않다. 하지만 KG모빌리티는 주력 제품인 토레스와 코란도 등에 HEV가 없어 디젤 감소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BEV로 넘어가는 단계지만 시장의 주력은 여전히 HEV가 차지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은 향후 3~4년 동안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