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가 488 GT3 에보 2020을 기반으로 한 원오프(One-off) 제품, "KC23"을 공개했다고 12일 밝혔다.

 KC23은 페라리 스페셜 프로젝트 프로그램의 최신작으로 주요 콜렉터 중 한 명을 위해 개발했다. 스페셜 프로젝트는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세상에 단 한 대 뿐인 페라리 제품을 제작하는 것이 핵심이다. 각 프로젝트는 소비자의 취향을 바탕으로 페라리 스타일링 센터 소속 디자이너팀이 개발을 진행한다. 먼저 차의 비율과 형태를 결정한 후 세부적인 설계 청사진과 모형을 개발한다. 완성까지 평균 약 2년이 걸리며 이 기간 동안 소비자는 설계 및 검증 단계에 관여하게 된다.

 KC23은 미래형 클로즈드 휠 레이싱(closed wheel racing)의 모습을 강렬한 방식으로 표현한 차다. 페라리 스타일링 센터는 클래식카로서의 가치를 지님과 동시에 수퍼카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차를 만들어내고자 했다. 그 결과 마치 한 개의 금속 덩어리로 조각한 것처럼 이음매 없는 모놀리식(monolithic) 구조를 갖추게 됐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듀얼 컨피규레이션이다. 모터로 구동하는 흡기구와 리어 윙 등의 공력성능 향상 시스템 덕분에 정지해 있을 때는 우아함을, 주행 시에는 짜릿함을 선사한다. 외관은 여러 기술적인 기능을 적용했다. 특히 측면에 위치한 흡기구는 V8 트윈터보 엔진이 작동할 때 자동으로 열린다. 주행 상황에 따라 차의 형태가 변해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은 느낌을 준다. 리어 윙은 탈착이 가능하다. 트랙에서 주행하지 않을 때는 깔끔하고 유려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차체 표면은 각을 최소화함으로써 부드럽고 유연하게 이어지도록 구현했다.

 보닛은 클램-쉘(clam-shell) 형태로 마감했다. 두 개의 핀을 제거하면 차체 전면을 점검할 수 있어 정비 편의성을 높였다. 헤드라이트와 리어라이트는 모두 새로 디자인했다. 특히 리어라이트는 페라리 최초의 가상 모터스포츠 콘셉트카인 페라리 비전 그란 투리스모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 시동을 걸면 메타크릴레이트 라이트 블레이드(methacrylate light blade)가 차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도어는 라 페라리와 동일한 버터플라이 방식을 채택했다.

 유리 표면은 KC23을 관통하는 디자인 철학을 토대로 차체와의 경계를 허물었다. 필러와 프레임의 구분선이 없는 디자인은 항공역학에서 파생된 돔(dome) 효과를 만들어낸다. 또 다른 특징은 골드 머큐리 리버리(Gold Mercury Livery)다. 특수 개발한 4-레이어 알루미늄 페인트를 사용해 빛의 종류와 각도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효과를 연출한다.

 실내는 도어 패널과 조수석 대시보드 마감을 제외하고 488 GT3 에보 2020의 레이아웃과 최대한 유사하게 만들었다. 알칸타라로 마감한 KC23 전용 시트는 전기 용접 기술로 각인한 로고를 새겨 외관과 어우러지는 우아함을 제공한다. 후방 가시성 확보와 공력성능 개선을 위해 기존의 윙 미러 대신 비디오 카메라 시스템을 장착한 점도 특징이다.

 페라리는 7월13일(현지시각)부터 16일까지 영국에서 열리는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KC23을 공개한다. 이후 8월1일부터 10월2일까지 이탈리아 마라넬로에 위치한 페라리 박물관에 전시할 예정이다.

 한편, KC23의 기반이 된 488 GT3는 2016년 레이스 데뷔 이후 현재까지 국제 내구레이스에서 530회 이상의 우승과 119회 이상의 챔피언십을 달성한 차다. KC23은 엔진, 섀시 및 서스펜션 등을 비경쟁 트랙 전용차에 맞게 개발했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