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로이트로프, MBUX UI/UI 담당
-기술 진화를 넘어 소통의 진화 노력
개인화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신형 E클래스를 선보이면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 중 하나다. 그만큼 개인별 맞춤형 차를 제공하겠다는 의지와 이를 위한 기술적 혁신을 강조했다. 지난달 13일 열린 E클래스 미디어 행사장에서 다니엘 로이트로프, MBUX UI/UI 담당을 만나 벤츠가 개인화를 강조하는 이유를 직접 들었다. 그는 "이동하는 전 과정에 있어서 차와 사람이 자유로운 소통을 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새 차를 통해 구현했다"고 말했다.
시작은 새 화면에서 이뤄진다. MBUX 슈퍼스크린으로 명명한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커다란 화면 속 다양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2025년 선보일 전용 운영체제 MB.OS의 선행 버전으로, 이전에 비해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실행한다. 기존에 분리 도메인에서 나눠 수행했던 컴퓨팅 기능은 이제 단일 프로세서 내에서 처리한다. 또 새로운 센트럴 온보드 컴퓨터를 사용하고 네트워크 데이터 연결까지 갖춰 자동차를 스마트폰 이상의 실력을 지닌 기기로 탈바꿈했다.
다니엘 로이트로프가 새 시스템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으로 꼽은 건 단연 서드파티 앱이다.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게임, 오피스 어플리케이션 및 브라우저 등과 같은 앱을 설치하고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화상 회의 앱인 줌을 깔아서 직접 실내 모니터로 대화를 하는 모습도 시연했다. 끊김 없이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느낌이 좋았고 활용도가 무궁무진해 보였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운전자가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편의 기능을 학습하도록 하는 루틴 기능도 인상 깊다. 그는 "운전자가 입력한 값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데에 벗어나 능동적으로 행동한다"며 "많은 신경을 쓸 필요 없이 최상의 주행 경험을 제공하는 조력자"라고 말했다.
루틴을 만드는 과정은 쉽다. 예를 들어 "실내 온도가 12도 미만이면 시트 히터를 틀고 앰비언트 라이트를 주황색으로 설정하라"라는 루틴을 생성한다. 심지어 생성한 루틴에 대해 "따뜻하게 해 줘"와 같이 이름도 지정할 수 있다. 이후 차는 반복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인공지능이 운전자 성향을 파악해 자동으로 해당 기능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기존 에너자이징 컴포트 프로그램은 더욱 진보했다. 상쾌함 따뜻함, 활력, 기쁨, 안락함, 자연 프로그램에 더해 멀미 증상 완화를 돕는 멀미 예방 프로그램을 새롭게 추가했다. 앞좌석 시트 각도 및 시트 쿠션이 자동으로 조절하고 필요에 따라 외기 순환모드로 전환해 신선한 공기를 제공한다.
또 액티브 앰비언트 라이트, 조수석 및 중앙 디스플레이 애니메이션, 음향 시스템 등의 여러 편의 시스템을 조절한다. 다니엘 로이트로프는 "메스꺼움, 두통 및 구토 등의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며 "약 10분간의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앞좌석 시트는 자동으로 원래대로 돌아간다"고 전했다.
이처럼 서드파티 앱과 루틴, 에너자이징컴포트 등을 구현하면서도 끊김이나 오류, 발열 등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는 "기술적으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용 냉각팬과 지능화한 칩셋을 적용했다"며 "움직이는 컴퓨터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안정화를 이뤄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소프트웨어 혁신을 통해 벤츠가 보여주고자 하는 건 분명하다. 다니엘 로이트로프는 "개인화의 핵심은 차와 사람의 교감 능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소통을 원하고 운전자가 바뀌더라도 각 사람에 맞춘 기능을 제공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빠르고 안락하게 목적지까지 달리는 게 지금의 1차원적인 이동이라면 미래에는 앞선 경험을 기본으로 가져가면서 움직이는 시간마저 즐겁고 재미있게 보내기 위한 즉 대화의 주체로 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혁신이 필요하고 신형 E클래스를 통해 구현했다는 게 벤츠의 설명이다.
한편, MBUX 슈퍼스크린과 각종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각 국가별 상황에 맞춰서 선택으로 제공한다. 국내는 미정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