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소형 트럭의 새 다크호스, BYD T4K

입력 2023년08월13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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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 1t 트럭 단점 폭 넓게 개선
 -승용 못지않은 상품구성 눈길

 국내 1t 트럭 시장은 현대자동차 포터와 기아 봉고의 양강구도가 오랜 시간 이어졌다. 마땅한 경쟁 제품이 보이지 않을뿐더러 기동성이 최우선인 차의 성격상 교체 주기에 집중하거나 혁신적인 변화를 선보일 필요도 크게 없었기 때문이다. 연간 국산차 판매대수 정상을 차지할 만큼 많은 수요를 가졌지만 선택폭은 가장 부족했던 세그먼트가 바로 1t 트럭이다.

 느슨한 시장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차가 등장했다. 바로 BYD T4K다. 새 차는 GS글로벌이 주도해 만들었다. 먼저 회사는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차종인 1t 트럭의 전동화에 초점을 맞추고 높은 기술력과 전기차 제조에 풍부한 역량을 보유한 BYD와 공식 임포터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주행거리, 안전성, 편의성 등에 대한 기존 1t 트럭 운전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한국 소비자들을 위한 한국형 1t 전기트럭을 출시했다. 그만큼 기존 소형 전기트럭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개선하고 우수한 상품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T4K의 경쟁력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시승과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디자인&상품성
 외관은 기능적인 요소에 충실하면서도 존재감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동그란 주간주행등과 주변을 가로로 길게 감싼 유광블랙이 대표적이다. 또 범퍼를 바짝 깎아 높이를 띄웠고 레이더 센서 등 각종 주행 보조장치는 아래쪽에 달았다. 

 고강도 적재함 및 서스펜션, 앞뒤 바퀴를 동일하게 15인치로 맞춰놓은 점도 인상적이다. 덕분에 중량화물 적재 주행에서도 라이벌 대비 배터리 위치가 높다. 한마디로 험로 주행 시 배터리 팩을 긁을 일이 없다는 뜻이다. 심지어 T4K에는 배터리 하부에 언더커버도 별도로 장착해 안전성을 높였다.

 적재함 뒤쪽에 붙은 충전구 위치도 마음에 든다. 후진 주차를 한 상태에서 손 쉽게 연결할 수 있어서 다른 전기트럭보다 편의성을 키웠다. 심지어 국내 상용차 최초로 전기차의 전력 에너지를 외부로 보내는 V2L(Vehicle to Load)도 탑재했다. 작업 및 푸드트럭 등 바깥에서 전력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 무척 유용할 듯하다.

 실내는 상용차 편견을 지운다. 수평 구조의 커다란 센터페시아 모니터, 풀 디지털 계기판 등을 보고 있으면 일반적인 승용차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준다. 단연 시선을 사로잡는 건 라디오, 음악, 영상 등 멀티미디어 기능을 지원하는 12.8인치 스마트패드다. 
 
 순정 내비게이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티맵모빌리티와 함께 티맵(TMAP) EV 전용 내비게이션도 마련했다. 운행중의 배터리 잔량을 기반으로 표시되는 주행가능 범위, 목적지 경로 확인, EV충전소 안내 등 국내 환경에 맞게 최적화한 다양한 EV 전용 기능을 담았다.

 편의 품목으로는 스마트키, 열선 스티어링 휠, 통풍 시트, 무선 충전패드, 다이얼식 기어노브, 버튼식 시동 등 고급 기능들을 기본으로 넣었다. 실내에는 별도의 220V 플러그가 존재하여 노트북, 스마트패드, 보조배터리 등의 충전으로 실용적인 운행 환경을 구현했다. 이 외에 크루즈 컨트롤, 배터리 히팅시스템, 측면과 하단의 배터리 프로텍터, 동승석 에어백 등을 추가해 안전성도 확보했다.

 실내에는 의외의 매력도 살펴볼 수 있다. 바로 시트 뒤쪽 여분의 캐빈 공간이다. 각종 물건을 여유롭게 넣을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다. 또 리클라이닝 각도가 상당해 휴식을 취하기에도 훨씬 편했다. 센터터널과 도어 안쪽 등 각종 수납함도 알차게 마련해 활용도를 키운다.

 성능
 T4K는 국내 1t 전기트럭 중 최고성능인 140㎾의 모터 출력을 가졌다. 여기에 배터리는 기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약점인 부피문제를 극복하고 장점인 열 안정성을 더욱 강화한 BYD의 차세대 배터리 블레이드(Blade) 배터리를 장착했다. 국내 1t 전기트럭 중 최대용량인 82㎾h를 장착해 환경부 인증 기준 상온 246㎞, 저온 209㎞ 주행이 가능하다.

 가속은 제법 빠르다. 페달을 밟는 순간부터 경쾌하게 튀어나가고 신속하게 속도를 올린다. 초기 발진 가속이 빠른 편이라서 물건을 싣고도 부담이 없다. 전기 에너지 특유의 힘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중속을 넘어 고속에서도 기대를 충족시킨다. 끊김 없이 꾸준하게 차를 밀어 붙이며 속 시원하게 달린다.

 회생 제동은 여러 단계로 설정할 수 있다. 제동을 걸어주는 양이 명확하기 때문에 입맛에 맞게 강도를 조절하면 될 듯하다. 타력주행 시 이질감도 거의 없고 기본적인 브레이크 능력도 무난하기 때문에 큰 불편은 찾아볼 수 없다. 차의 기본 자세인 잘 달리고 서는 부분은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반면 서스펜션은 오랜 시간 차와 함께하면서 적응이 필요하다. 살짝 튀는 느낌이 있으며 방지턱 등을 넘을 때 충격이 실내에 전해진다. 높은 지상고와 타이어 폭이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물론 물건을 적재하거나 서스펜션 감각에 익숙해 지면 조금 나은 수준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도로 상황이 안 좋거나 움푹 들어간 곳을 만난다면 최대한 속도를 줄이고 이동하는 걸 추천한다.

 기대 이상의 포인트도 찾아볼 수 있었다. 바로 정숙성이다. 상용차에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부분인데 T4K는 라이벌 대비 제법 조용한 실내를 연출했다. 빠르게 달리는 순간은 물론 높은 차체로 인해 바닥 소음도 잘 걸러진다.

 이 외에 스티어링 휠 반응은 깔끔하며 적당한 회전반경으로 기동성을 키운다. 소형 트럭의 성격을 감안하면 매우 만족스러운 세팅이다. 또 크루즈컨트롤 구현 능력이나 작동 시 차의 움직임, 반응은 정직하며 피로를 줄인다. 여기에 실내 편의 품목을 적극 활용해 주행을 이어나가면 이동 시 업무의 질이 한 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총평
 T4K는 한정적이었던 전기 1t 트럭 시장에서 혜성처럼 등장해 다크호스 역할을 자처한다. 그만큼 한국 소비자들에게 최적화된 기능과 편의를 갖췄고 라이벌에서 아쉬웠던 부분까지 말끔히 잡아 우수한 상품성을 제공한다. 당연하게 여기던 세그먼트 선택지에 새롭게 들어온 T4K의 활약이 기대된다.

 가격은 4,669만원이다. 환경부 전기차 보조금은 최대치인 1,200만원이며 지자체 보조금 중 최대치를 받는 지역에서는 소상공인 추가지원까지 적용 받게 되면 약 1,900만원대에 구입이 가능하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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