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환상 캐미 돋보이는 듀오, 트랙스 크로스오버·트레일블레이저

입력 2023년08월27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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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확한 성격과 매력으로 크로스오버·SUV 선택지 넓혀
 -쉐보가 추구하는 새 디자인 언어 반영
 -합리적 구성 및 가격으로 경쟁력 더해

 SUV 잘 만들기로 소문난 쉐보레가 시장 확대를 위한 투톱을 선보였다. 입문형 제품인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탄탄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상품성을 강화한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가 주인공이다. 두 차는 비슷한 크기, 다른 콘셉트를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보다 폭 넓은 선택지를 제공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각각의 매력과 특징을 살펴보기 위해 키를 넘겨받아 시승에 나섰다.


 ▲모두를 위한 트랙스 크로스오버
 먼저 살펴본 차는 트랙스 크로스오버다. GM의 글로벌 제품군 중에서 쉐보레 엔트리 제품으로 새 둥지를 틀었다. 또 대규모 설비 투자를 거친 국내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만큼 우수한 품질과 자부심도 느낄 수 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개성적인 비율과 역동성이 공존하는 디자인을 반영했다. 여기에 크로스오버를 상징하는 알파벳 X 형상을 차체 전반에 활용했으며 긴 휠베이스와 근육질의 보디라인, 낮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 등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제시한다.



 외관은 최신의 쉐보레 패밀리룩을 살펴볼 수 있다. 보닛 바로 아래에 위치한 길고 얇은 주간주행등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와 함께 세로 형태로 꾸민 헤드램프와 방향지시등, 큼직한 그릴이 존재감을 더한다. 옆은 길이 4,540㎜, 너비 1,825㎜, 높이 1,560㎜의 차체를 통해 늘씬한 비율과 함께 넓고 낮은 자세를 연출했다. 그 결과 입문형 SUV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듬직한 모습을 가졌다.

 뒷모습은 양쪽 테일램프를 멀찍이 떨어트려 차폭이 더 넓어 보인다. 트렁크 패널에도 "X"자 모양의 선 처리를 반영해 크로스오버임을 암시했다. 날렵한 캐릭터라인과 긴 휠베이스, 가파르게 상승하는 C필러 디자인도 두드러진다.


 실내는 광활하고 넓은 첫 인상이 두드러진다. 소형의 한계를 벗어던진 느낌이다. 입체적인 구성도 마음에 드는데 겹겹이 세운 디스플레이와 대시보드, 운전자 쪽으로 몸을 튼 모습이 신선하다. 8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필요한 정보를 간결하게 보여줘 직관성이 좋다. 화려함은 덜하지만 정보를 표시하는 제 역할에 충실해 부담이 없다. 

 반면 11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커다란 화면으로 보는 맛이 있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무선 연결을 지원하고 차를 구성하는 각종 정보를 쉽게 확인 가능하다. 편의 품목으로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 통풍 및 열선 좌석 등이 있다. 기존 쉐보레 제품에서 보기 힘들었던 오토 홀드, 전동식 트렁크 도어 등 한국 소비자들을 위한 품목도 챙겨 만족을 더한다.


 뒷좌석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킬링 포인트다. 2,700㎜의 휠베이스와 짧은 리어 오버행을 통해 쾌적한 레그룸을 실현했다. 특히, 시트 포지션은 의외로 낮다. 크로스오버를 지향하는 만큼 세단과 SUV의 중간쯤이다. 타고 내리는 데 불편함이 적고 편리한 승하차를 돕는다. 소재는 섬세한 마감 처리를 통해 저렴해 보이지 않도록 했다. 예전 쉐보레 제품에 없었던 기교다. 트렁크는 기본 414ℓ이며 6:4 비율의 뒷좌석을 다 접으면 1,405ℓ까지 늘어난다. 앞좌석을 앞으로 당기고 뒷좌석을 접을 경우 차박도 가능하다.

 ▲당차고 강한 SUV,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는 3년 반 만에 돌아온 부분변경 제품이다. 외관의 결정적인 변화는 앞모습이다. 쉐보레의 최신 디자인 정체성에 따라 다듬었다. 브랜드 상징인 듀얼포트 그릴을 바탕으로 두툼한 "X"자형 크롬 바가 새롭게 자리를 잡았다. 보타이 엠블럼은 그릴 중앙으로 위치를 옮겼고 날렵한 LED 주간주행등은 이전보다 얇아져 날카로운 인상과 함께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낸다. 헤드램프는 LED 프로젝션을 기본 제공한다.



 옆은 굵은 캐릭터라인을 새겨 달려나갈듯한 역동적인 자세를 보여준다. 휠 사이즈를 키워 보다 듬직한 인상도 전달한다. 실제 루프를 흰색으로 칠한 액티브는 18인치 휠이 기본이며 검정색 지붕의 RS는 19인치까지 장착할 수 있다. 뒤는 듀얼 타입 LED를 장착한 테일램프가 특징이다. 전체적으로 단정하게 꾸몄으며 범퍼는 RS가 세로형 리플렉터와 원형 배기구를, 액티브가 가로형 리플렉터와 사각형 배기구를 장착해 분위기가 살짝 다르다.



 실내는 제법 큰 변화를 거쳤다. 대칭 구조의 센터페시아를 운전자 중심으로 바꾼 결과가 크다. 8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1인치 메인 모니터는 상품성을 높이면서도 보는 맛을 키웠다. 이와 함께 중앙 송풍구와 비상등 버튼은 모니터 아래에 배치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좋다.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를 무선으로 연결하고 차와 관련된 기능을 전부 화면에서 조작할 수 있다.

 소재는 유광블랙과 패브릭, 금속 파이핑 등을 적절히 배치해 지루할 틈이 없다. 그물망 장식을 넣은 센터터널과 볼드한 도어 패널 등이 정통 SUV 성격을 강조한다. 트림별로는 RS가 D컷 스티어링 휠과 RS 로고 헤드레스트, 젯 블랙 & 레드 포인트 색상을 제공하며 액티브는 원형 스티어링 휠과 액티브 로고 헤드레스트, 젯 블랙 & 아르테미스 포인트 조합을 반영한다.

 전반적인 탑승 공간은 넉넉한 편이다. 성인 4명이 타도 어느 곳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다. 적재공간은 기본 460ℓ다. 2단 러기지 플로어를 통해 바닥 높낮이를 2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6대4 비율로 접을 수 있는 뒷좌석을 다 접으면 1,470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각각의 매력과 개성으로 뭉친 성능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1.2ℓ E-터보 프라임 엔진과 GEN Ⅲ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터보의 역할을 적극 활용해 2.0ℓ 자연흡기 수준을 웃도는 최고출력 139마력, 최대토크 22.4㎏·m를 발휘한다. 연료 효율은 복합 12.4㎞/ℓ(18인치 휠 기준)를 인증 받았다.

 초기 발진가속은 경쾌하다. 기대 이상으로 신속하게 튀어나가며 스로틀 양에 맞춰서 시원하게 속도를 올린다. 1.3t에 불과한 가벼운 무게가 상쾌한 달리기를 돕는다. 실제로 GM은 스마트 엔지니어링을 통해 차체 무게를 최적화했다. 설계 과정에서 쏠리는 부분이 있으면 덜어내 균형을 맞췄다.

 그만큼 일상 주행에서는 전혀 부족함이 없는 가속이다. 중속을 넘어 고속 영역까지 도달하는 과정도 전반적으로 무난하다. 6단 자동변속기는 자극없이 정직하게 단수를 오르내린다. 큰 충격 없이 기어를 바꿔나가 기분 좋게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여러모로 안정적인 파워트레인 덕분에 부담 없이 운전이 가능하다.

 승차감은 부드러운 편에 속한다. 즉각적이거나 예민하지 않아서 누구나 편하게 이동을 경험할 수 있다. 분명히 주변 시야는 높은 SUV 느낌이 나지만 주행감은 세단과 비슷해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된다. 크로스오버의 장점이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스티어링 휠을 비롯해 코너링 실력은 평범하다. 평균값을 잘 해내며 호불호 없이 모두가 인정할만한 세팅이다.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는 3기통 1.35ℓ 가솔린 터보를 탑재했다.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1㎏.m를 내며 워터펌프, 웨이스트게이트 시스템, 브레이크 부스터를 전자식으로 제어해 엔진 반응을 한층 개선했다. 변속기는 9단 자동이 맞물리며 트랙스 크로스오버에는 없는 사륜구동 시스템도 갖춰 다양한 노면 대응도 할 수 있다.

 가속 반응은 수준급이다. 배기량을 무시할 정도로 빠르고 강하게 달려나간다. 꾸준히 속도를 올리면서 금새 고속에 도달하고 안정성도 뛰어나 체감 가속보다 훨씬 높은 숫자가 계기판에 찍혀있다. 묵직하게 노면을 움켜 쥐면서 맹렬히 질주하는 모습이 사뭇 새롭다. SUV가 갖고 있는 편견을 잊을 만큼 도로 위에서 남다른 즐거움을 발산한다.

 운전 재미는 코너에서도 마찬가지다. 작은 체구 덕분에 코너를 공략하기도 쉽고 진입과 탈출이 깔끔하다. 쉐보레 특유의 탄탄한 하체는 생각하는 만큼 반응하고 원하는 대로 움직인다. 노면 충격을 효과적으로 걸러내 승차감에 대한 만족도도 크다. 전반적으로 운전 재미와 승차감을 다 만족시킨 설정으로 보인다.


 촘촘하게 단수를 나눈 변속기는 엔진과 합을 맞춰 최적의 변속 패턴을 보여준다. 조금의 지연현상 없이 원하는 순간에 즉각적인 동력이 나오는 이유다. 이 외에 스위처블 AWD도 숨은 보물이다. 주행 중 온/오프 버튼 조작만으로 전륜구동과 4륜구동을 전환할 수 있다. AWD를 쓰고 있어도 특정 주행 환경에서 프로펠러 샤프트의 동력 전달을 차단해 앞바퀴만으로 주행할 수 있고 AWD의 험로주파 기능을 자동으로 전환하는 점도 특징이다.

 모래와 자갈이 반복되는 오르막에서도 휠 스핀 없이 거뜬히 험로를 박차고 나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오프로드 실력은 작은 체구와 반대로 크고 강한 자세를 지녔다. 꽤 높은 범퍼를 가져 급경사에서 접근각이 부족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차의 성격을 살려 빠듯한 커브에서는 단번에 선회할 수 있었고 나무 사이를 요리조리 탈출하는 실력이 쏠쏠했다.

 두 차의 공통점은 정숙성이다. 진동이나 소음을 잡아내는 능력이 수준급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에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을 기본으로 넣었다. 스피커로 소음의 반대 주파수를 내보내 불필요한 잡음을 걸러낸다. 정확히 어떻게 작동하는지 탑승자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이 차급을 뛰어넘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본적인 엔진음도 좀처럼 들을 수 없어 피로도를 크게 줄인다. 탑승자는 실내에 울려 퍼지는 음악을 여유롭게 감상하며 이동을 즐기면 된다. 


 ▲행복한 고민으로 물들 쉐보레 SUV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는 각자의 개성을 가득 드러내며 시장을 정 조준한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차 급을 뛰어넘는 크기와 알찬 기능을 품고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해 세그먼트의 한계와 틀을 깬다. 더욱이 크로스오버가 줄 수 있는 세련된 외모와 안락한 승차감은 도심형 SUV로서 매력을 배가 시킨다.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는 당당한 자세와 정통 SUV 스타일을 가지고 차의 활용도를 넓힌다. 부분변경답게 탄탄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꼭 필요한 부분의 개선을 거쳐 제품 완성도를 높였다. 여기에 믿음직한 파워트레인, 사륜구동 시스템 등이 주는 이점을 살려 도심과 아웃도어 어느 장소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드러낸다.

 두 차종 모두 해당하는 합리적인 경제성도 눈 여겨 볼 부분이다. 배기량이 낮아 세금 측면에서 유리하며 저공해차 인증을 받아 공영 주차장 할인 등의 혜택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멋진 자세와 부족함 없는 편의 및 안전품목, 우수한 주행 성능, 살림살이 도움을 주는 유지 관리까지 모두 갖춘 쉐보레의 다이내믹 듀오는 어떤 차를 선택해도 최상의 만족을 가져다 줄 것이다.


 가격은 트랙스 크로스오버 LS 2,068만원, LT 2,384만원, 액티브 2,701만원, RS 2,760만원이다.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는 LT 2,699만원, 프리미어 2,799만원, 액티브 3,099만원, RS 3,099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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