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감 강화한 렉서스 준대형 SUV
-완성도 높은 PHEV 시스템 갖춰
친환경과 경제성을 모두 갖춘 하이브리드(HEV) 시스템은 현재 가장 인기가 높은 파워트레인이다. 더욱이 전기 에너지 특유의 정숙성과 고속 주행 시 넉넉한 힘을 앞세워 HEV SUV는 사람들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실력으로 깊은 믿음을 주는 회사가 있다. 바로 렉서스다.
HEV의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렉서스는 오랜 시간 탄탄한 내공과 노하우로 차를 만들어왔다. 그 중에서도 새롭게 태어난 5세대 RX는 전동화 기술의 절정을 맛볼 수 있으며 브랜드 도약에 선봉장 역할을 한다. 신형 RX의 우수한 상품성을 확인하기 위해 키를 건네 받아 장거리 시승에 나섰다.
▲디자인&상품성
커다란 디자인 틀은 변하지 않았다. 날카로운 인상과 예리한 형태, 그러면서도 곳곳에 숨어있는 듬직함은 여전히 차를 빛나게 한다. 신형으로 오면서 크게 달라진 부분은 스핀들 그릴이다. 정확한 경계가 없이 범퍼, 램프등과 자연스럽게 녹아 든다. 또 전면 후드를 높이고 볼륨감을 더해 개방적인 감각과 운전자의 시각적 편의성을 동시에 고려했다. 렉서스 디자인의 중점이라고 할 수 있는 화살촉 주간 주행등은 새로운 심리스 디자인을 강조할 수 있도록 더욱 날렵하고 매끄러운 선으로 다듬었다.
옆은 점점 올라가는 캐릭터 라인을 그려 역동성을 표현했다. 생동감 넘치는 라인과 함께 후드부터 쿼터 글래스까지 이어진 라인은 진중하고 안정감 있는 느낌을 연출했다. 역동성과 안정감 사이에서 균형을 잡은 비율은 RX가 갖고 있는 큰 장점이 된다.
전자식 버튼 도어 핸들은 신선한 경험을 제공한다. 승하차 시 적은 힘으로 도어의 개폐가 가능해 탑승자의 편의를 고려했다. 뒤는 렉서스 로고를 과감하게 지웠다. 대신 레터링만 작게 위치한다. 이와 함께 테일램프는 넓은 선을 적용해 차 폭을 강조한다. 바깥으로 뻗어나가는 트렁크 라인과 살짝 치켜 올린 뒷범퍼와의 조화도 만족스럽다.
실내는 큰 폭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운전자 중심의 센터페시아 구조부터 각종 버튼의 모양까지 전부 처음 보는 것들로 가득하다. 먼저 14인치 터치형 디스플레이는 시인성을 개선해 자연스러운 시선의 이동을 지원한다. 대부분 터치 방식이며 직관성이 중요한 공조 장치와 오디오 컨트롤러에는 물리 다이얼을 사용해 주행 중에도 편리하게 조작이 가능하다.
풀 디지털 계기판은 고해상도 TFT LCD를 넣어 높은 가독성을 제공한다. 렉서스 특징인 중앙에 배치한 타코미터를 중심으로 좌우에는 주행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주행모드에 따라 변화하는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통해 운전의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센터 터널은 깔끔해졌다. 작은 전자식 변속 레버와 주변에는 주행에 도움을 주는 버튼들만 간략히 놓여있다. 컵홀더는 최대 직경 75㎜ 지름의 컵이나 텀블러를 수납할 수 있으며 높이 조절 기능으로 활용도를 키웠다. 센터 콘솔 역시 좌우 오픈 구조를 채택해 위치 상관없이 수납이 가능하다.
편의 품목은 차고 넘친다. 열선과 통풍, 무선충전 패드 등 기본적인 것 외에도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면적을 키우고 기능을 추가했다. 스티어링 휠 버튼과 연동해 보여주는 능력이 뛰어나다. 또 21개의 마크 레빈슨 스피커는 움직이는 공연장으로 분위기를 바꾸고 멀티 앰비언트 일루미네이션은 주행에 방해를 주지 않는 은은한 조도로 공간을 부드럽게 감싼다. 자연현상에서 착상한 총 14가지의 테마 컬러와 더불어 운전자의 취향 및 기분에 따라 50가지 색상을 커스텀 팔레트에서 자유롭게 선택 가능하다.
섬세한 감각은 라이벌보다 한 수 위다. 부드러운 가죽과 스웨이드를 적절히 배치해 품격을 높이고 우드패널과 패널을 구분 짓는 금속 장식도 무척 정교하다. 창문을 닫을 때는 끝 부분에서 천천히 올라가 안전을 생각했고 각종 버튼과 레버의 작동 과정도 차분하다. 일본 장인 정신이 저절로 묻어난다.
차의 크기를 감안했을 때 2열은 불만이 나오지 않는다. 충분한 무릎과 머리 위 공간을 보여주고 파노라마 선루프와 큼직한 유리창 등으로 개방감도 좋다. 전용 송풍구와 공조장치, 열선 및 통풍, USB C-타입 충전 포트, 팔걸이를 포함한 컵홀더, 햇빛가리개 등 쇼퍼 드리븐 역할로도 손색없다. 심지어 조수석 워크인 시트와 2열 리클라이닝 기능도 있다.
트렁크 용량은 약 612ℓ 수준으로 회사는 9.5인치 골프백을 4개까지 넉넉하게 수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뒷자리를 접으면 추가 공간 확보가 가능하며 개폐 속도를 개선한 킥 오픈 파워 백도어를 적용했다. 또 저속 모션 컨트롤 기능을 탑재해 도어를 사전에 조작하고 자동으로 닫을 수 있는 클로즈&락 기능을 추가했다.
▲성능
동력계는 RX 350h, PHEV RX 450h+, RX 500h F 스포츠 퍼포먼스의 세 가지 선택지를 제공한다. RX 350h는 2.5ℓ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시스템 총 출력 249마력을 발휘하면서도 13.6㎞/ℓ의 복합 효율을 확보했다.
RX 450h+는 2.5ℓ 자연흡기 엔진과 18.1㎾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시스템 총 출력 309마력을 내며, 1회 충전 시 전기모드로만 약 56㎞(복합기준)를 달릴 수 있다. 복합 효율은 14.0㎞/ℓ(휘발유)다. RX 500h F 스포츠 퍼포먼스는 2.4ℓ 터보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 새 바이폴라 니켈-메탈 배터리를 결합해 시스템 총 출력 371마력을 낼 수 있다.
시승차는 RX 450h+로 볼륨에 해당한다. 시동을 켜면 고요한 정적만 흐른다. 이후 미끄러지며 앞으로 나간다. 속도를 붙이는 순간도 마찬가지다. 거친 엔진음이나 전기 모터가 돌아가는 소리는 들을 수 없다. 매끄러운 가속을 유도하며 차분하게 고속을 향한다. 소리 없이 강한 엔진으로 아주 적은 스로틀 만으로도 원하는 속도에 도달할 수 있다.
물론 마음먹고 페달을 깊게 밟으면 차는 강력한 힘을 쏟아내며 질주한다. 기본적인 엔진의 힘도 좋지만 추가적으로 전달하는 전기 에너지가 일품이다. 시너지를 내며 스포티하게 달리고 기분 좋은 경험을 누릴 수 있다. 전자제어 가변 서스펜션은 거친 노면에도 차의 자세 변화를 최소화하고 핸들링 능력을 높인다. 한층 더 뛰어나고 매끄러운 주행 완성도와 승차감을 제공한다. 이 외에 다이렉트4 4륜구동 시스템과 약 76㎾의 모터를 탑재한 e-액슬을 후륜에 얹어 고성능과 조향 안정성을 갖췄다. 다이내믹 리어 스티어링(DRS)을 통해 핸들링과 주행 안정성을 높인 점도 특징이다.
뛰어난 고속 안정성은 뼈대의 영향을 받았다. GA-K 플랫폼은 차체 강성강화와 경량화를 동시에 추구했다. 또 주행 정숙성을 위해 언더바디 설계에 초점을 맞춰 무게중심을 낮추고 고속 주행 안정성 및 코너링 성능도 극대화했다. 전체적으로 탄탄하면서 진중한 자세로 탑승자에게 믿음을 줬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특징도 갖췄다. 바로 다양한 EV 모드 활용이다. 오롯이 전기모터로만 주행이 가능한 EV모드를 비롯해 EV주행을 메인으로 하면서 주행 환경에 따라 필요 시 엔진이 개입해 역동적인 주행을 즐길 수 있는 오토EV 하이브리드 모드, 배터리 충전상태에 따라 엔진과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모드, 배터리 충전량이 EV 주행에 필요한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주행 중 엔진 구동력을 통해 배터리를 충전시켜 주는 배터리 차지 모드가 있다.
각 기능을 도로 상황에 맞춰서 다루면 엄청난 효율을 얻을 수 있다. 복합 기준 트립컴퓨터에는 ℓ당 20㎞에 육박하는 숫자가 찍혀있었고 테스트를 위해 거칠게 다뤄도 환경부 인증인 ℓ당 14㎞ 이하로는 절대 내려오지 않았다. 차의 크기와 무게를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결과다. 시종일관 감탄사를 불러 일으켰으며 진정한 하이브리드 실력자다.
또 한가지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부분 자율주행 능력에 있다. 신형 RX에는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가 들어간다. 사고 예방에 효과적인 예방안전기술인데 구체적으로는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PCS), 차선 추적 어시스트(LTA),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 도로 표지판 어시스트(RSA), 능동형 주행 어시스트(PDA), 어댑티브 하이빔 시스템(AHS)으로 구성돼 있다.
각 기능이 유기적으로 움직여 도로 위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최적의 주행 환경을 보장한다. 운전자는 매우 편하고 여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곡률이 심한 커브는 물론 갑자기 차가 끼어들고 나가는 상황에도 RX의 대처는 매우 의연했다.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깊은 믿음을 심어줬다.
▲총평
RX는 렉서스가 보여줄 수 있는 최신형 SUV다. 그만큼 심혈을 기울여 차를 만든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 세대로 진화한 디자인 룩은 물론 일취월장해진 디지털 요소, 믿고 보는 실내 감각까지 어느 한 부분 단점을 찾기 힘들다. 여기에 대세 파워트레인으로 꼽히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PHEV까지 선보이면서 성능과 효율 폭을 넓혔다. 유럽 라이벌과는 다른 렉서스만의 당당함과 고급감, 기술력이 돋보이는 차다.
가격은 RX 350h 럭셔리 9,740만원, RX 450h+ 1억850만원, RX 500h F 스포츠 퍼포먼스 1억1,560만원이다(개별소비세 3.5% 기준).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