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의식 없이 무분별한 사용 문제
-안전과 밀접한 만큼 체계적인 관리 필요
최근 수도권 역 근처에서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한 김모씨는 공유차의 상태를 확인하고 적잖이 당황했다. 움푹 패인 문짝과 범퍼에는 흠집이 가득했고 실내는 담배 냄새가 오랜 시간 머물러 있어 악취가 진동했다. 단시간 이동이 필요해 빌렸지만 다시 이용하겠다는 생각이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이처럼 관리가 미흡한 카셰어링 차가 다수 있어 소비자 이용 시 각별한 주의와 업체의 개선이 요구된다. 지난 5일 한국소비자원은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그린카, 쏘카, 투루카 등 3개 카셰어링 플랫폼 업체가 보유한 차 22대씩 총 66대를 점검한 결과 24대(36.4%)의 안전 관리 상태가 불량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9대는 타이어 수리 키트가 없거나 사용한 키트를 교체하지 않은 채 방치했고 7대는 타이어 압력이 불균형하거나 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번호판 등이 점등되지 않거나 파손된 차, 블랙박스 불량 등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계기판 경고등이 점등된 차도 있어 주행 시 안전이 우려된다.
공유차 인수와 반납 과정에서의 미흡한 부분도 보인다. 일반적으로 카셰어링 인수인계는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그래서 스마트폰 앱 이용이 필수다. 그린카와 쏘카는 운행 후 외관 점검 사진을 앱에 등록하는 절차가 없었다. 투루카는 운행 전과 후 모두 사진을 등록할 수 있었지만 등록 사진 수가 최다 8장에 그쳤다. 이용 전과 후의 차 상태를 면밀히 확인할 수 없어 분쟁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소비자원의 지적이다. 이 외에 사고 차 수리 시 예상 비용을 소비자가 요구하는 경우에만 통지하거나 직접 운전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리운전 이용을 금지하는 약관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결과에 카셰어링 업계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전국에 있는 수 백 여대의 차를 모두 같은 컨디션으로 유지하는 건 쉽지 않다”면서도 “문제를 확인한 만큼 적극 개선하고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발표 이후 대부분의 사업자에서는 차 안전관리 개선과 약관 조정 등 관련 조치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꾸준한 관리 역량 부족을 지적했다. 국내 카셰어링 서비스가 도입된 지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각 업체별 기준이 다르고 이마저도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주기적으로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 보다 체계적인 관리를 갖추고 관리 감독을 늘려 이용자들에게 안전한 상황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