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진정한 시티 커뮤터, 기아 레이 EV

입력 2023년10월01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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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수한 기동성과 높은 공간 활용
 -가성비 도심형 전기차로 제격

 전기차는 사용 목적이 분명하다. 장거리보다는 중단거리 위주가 많고 일정한 범위에서의 이동이 주를 이루며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이 찾는다. 또 갈수록 높아지는 가격을 고려해 가격대 가치를 우선순위로 두는 소비자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차가 등장했다. 바로 기아 레이 EV다. 새 차는 경차의 특징과 레이가 갖고 있는 실용성, 전기 파워트레인 장점까지 모두 더해 특별한 가치를 뿜어낸다.

 외관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다. 부분변경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단번에 레이 패밀리 임을 알 수 있다. 커다란 헤드램프와 "ㄷ"자 형태 주간주행등, 짧은 보닛과 수직으로 떨어지는 A필러, 단정한 범퍼의 모습까지 모두 익숙하다. 다만 막혀있는 그릴 중앙에 별도의 전용 커넥터를 통해 전기차 만의 특징을 강조했다. 또 여러 도형을 겹쳐 디자인한 14인치 휠을 통해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를 드러낸다. 뒤는 단정하게 마무리한 테일램프와 범퍼를 통해 실용성을 강조했다.

 실내의 가장 큰 특징은 변속기다. 기존 경사진 위치에 있던 길쭉한 레버의 모습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대신 스티어링 휠 뒤에 컬럼식으로 옮겼고 기존 변속기 자리는 오토홀드와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버튼이 차지했다. 또 공조장치 버튼 구성을 다듬어 세련미를 더했고 별도의 수납함을 추가했다. 이와 함께 10.25인치 슈퍼비전 클러스터는 시원스러운 모습으로 보는 맛을 더한다.

 적당한 크기의 가죽 스티어링 휠은 손에 쥐는 느낌이 좋고 8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가장 최신의 기아 UI 및 기능으로 꾸며 불편함이 없다. 열선과 통풍은 물론 공기청정, 스마트키, 오토라이트, 후방모니터, 전좌석 파워윈도우, 충전 단자 등 필요한 편의 품목은 알뜰하게 챙겨 넣었다.

 공간 활용은 레이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높은 차체를 바탕으로 위쪽에는 별도의 수납함이 있고 동승석 시트 언더트레이와 러기지 네트 등 곳곳을 전부 여유 공간으로 꾸몄다. 미닫이 도어와 전좌석 풀 폴딩, 주행을 하지 않을 때 공조 및 오디오 전기장치를 장시간 사용 가능한 ‘유틸리티 모드’ 등으로 차크닉, 차박과 같은 레저 활동도 쉽게 할 수 있다.

 레이 EV의 구동모터는 최고출력 64.3㎾(약 87마력)와 최대토크 147Nm를 발휘한다. 최고 76마력, 최대 9.7㎏·m를 지닌 가솔린보다 더 나은 가속성능과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35.2㎾h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공기역학 성능을 높여주는 배터리 전방 언더커버를 적용해 복합 205㎞(도심: 233㎞)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14인치 타이어 기준 5.1㎞/㎾h의 복합전비를 보여준다.

 초기 발진가속은 경쾌하다. 묵직함과는 거리가 멀고 제법 상쾌하게 속도를 올린다. 이후 중속으로 넘어가는 순간에는 강한 전기 에너지를 경험한다. 가솔린 레이의 답답함과는 상반되며 의외의 가속감에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고요하면서도 당차게 튀어나가는 성격이 경차가 줄 수 있는 기동성과도 잘 맞아 떨어진다.

 고속에서도 큰 문제가 없다. 평소 도심 속에서 필요로 하는 주행 범위는 전부 손쉽게 오르내린다. 급격히 바늘을 튀기거나 자극은 덜하지만 반응이 민첩하고 속 시원한 전개로 운전이 즐겁다. 배터리를 바닥에 탑재해 무게 중심인 낮아진 것도 이점으로 보인다. 통통 튀거나 뒤뚱 했던 감각이 사라지고 진중하게 도로를 잡고 내달리기 때문이다. 

 이는 코너에서 더 잘 경험할 수 있다. 높이가 높고 타이어가 작은 박스카 특성을 생각하면 빠른 속도로 코너를 공략하기 힘들지만 레이 EV는 제법 잘 버티며 안정적인 주행 실력을 보여줬다. 파워트레인 변화가 내연기관 레이와는 전혀 다른 주행 결과를 보여주며 믿음을 키운다. 그만큼 기존 레이의 가지치기 제품이 아닌 기아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전기차를 몰고 있다는 느낌이 크다.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 회생 제동도 할 수 있다. 여러 단계로 나눠 언덕이나 내리막길 등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 가능하다. 덕분에 효율을 크게 챙길 수 있었다. 실제로 배터리 용량은 작지만 전비 자체는 우수한 편이다. 역동적인 주행에서도 주행가능거리를 크게 떨어지지 않았고 고속화도로를 정속 주행하는 순간에는 기대 이상의 숫자도 찍혀 있었다. 
 
 참고로 레이 EV는 150㎾급 급속 충전기로 40분 충전 시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할수 있다. 7㎾급 완속 충전기로 충전 시 6시간 만에 배터리 용량 10%에서 10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격은 무척 매력적이다. 레이 EV의 트림별 가격은 4인승 승용 라이트 2,775만원, 에어 2,955만원이며 2인승 밴은 라이트 2,745만원, 에어 2,795만원이다. 1인승 밴은 라이트 2,735만원, 에어 2,780만원이다.

 서울을 기준으로 레이 EV를 구매할 경우 국고 보조금 512만원 및 지자체 보조금 135만원 등 총 647만원의 구매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4인승 승용 라이트 트림은 2,128만원, 4인승 승용 에어 트림은 2,308만원 등 2,000만원대 초중반에 구입할 수 있다. 보조금을 많이 주는 지방 소도시의 경우 1,000만원 대에도 구입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심지어 레이 EV는 경형 전기차로 분류돼 개별소비세, 교육세, 취득세가 면제되며 개인사업자 및 법인사업자의 경우 부가세도 환급 받을 수 있다.


 레이 EV는 시대가 원하는 진정한 시티 커뮤터의 역할을 해낸다. 작은 크기를 앞세워 기동성을 높였고 친환경과 친경제성을 모두 잡으며 도심 속에서 주인공을 자처한다. 또 전기 파워트레인의 특징을 적극 반영한 결과 기존 레이가 갖고 있던 단점까지 말끔히 보완했다. 부담 없이 전기차를 접해보고 싶거나 세컨드 및 서드카로 생각 중이라면 레이 EV는 훌륭한 답이 될 수 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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