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하마스 충돌로 국제 유가 4% 급등
-유류세 인하 끝나는 연말 L당 2,000원 넘을 수 있어
-효율 좋은 전기차 관심 다시 높아질 가능성 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로 인해 국제 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국내 기름값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유류세 한시적 인하가 끝나는 시점에는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소비자들의 관심이 전기차로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86.3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전날보다 4.3% 상승한 가격이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정면 충돌로 불안심리가 고조된 탓이다.
사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나라는 원유 생산지가 아니어서 유가와는 큰 관계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이번 무력 충돌은 상황이 다르다. 이란과 미국이 개입하고 있는 것.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란이 하마스의 공격을 지원했다는 보도를 전했고 이에 미국은 핵추진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를 이스라엘 쪽으로 전진 배치했다. 즉 미국과 이란의 대리 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까지 나오는 것. 이 경우 이란이 전 세계 석유의 20%가 지나다니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이 있어 유가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 기름 값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더욱이 유류세 한시적 인하(휘발유 25%, 경유 37%) 조치가 끝나는 시점에는 세금이 추가되면서 유가의 대폭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정부는 국민들의 유류비 부담 완화를 위해 인하 전 세율 대비 휘발유 205원/ℓ, 경유 212원/ℓ, LPG부탄 73원/ℓ의 세금을 낮춘 상황이다. 이를 반영한 당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 기준 ℓ당 휘발유 가격은 1,790원이다.
국제 유가 쉽게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도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여부와 관련 현행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를 적용해도 사실상 종료되는 연말에는 2,000원대 기름 값을 마주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이란의 개입으로 중동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상승세가 지속되면 2,200~2,300원 대까지 치솟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기름 값이 크게 오를 경우 전기차로 소비자 관심이 다시 옮겨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유지비에서 경제적 이점이 크고 상반기 수요 둔화로 보조금도 남아있어 상대적으로 에너지 비용이 저렴한 전기차로 시선을 돌릴 수 있다는 것. 또 대부분의 전기차가 대기 없이 바로 출고가 가능한 점도 반전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대 산유국이 모여있는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충돌, 미국과 이란의 개입 여부, 늘어나는 난방 수요 등 연말 국제 유가는 가파르게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국제 유가 등락은 보통 2주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제품 가격에 반영되기에 당장 4분기부터 어느 정도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와 함께 "세금 인하마저 종료될 경우 내연기관의 에너지 비용 부담이 큰 폭을 증가하게 된다"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전기 충전의 유지비를 앞세워 전기차 관심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의 유류세 인하 연장 시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장기전 양상 등 여전히 변수가 남아있다"며 "앞으로의 상황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