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커미션: 엘 아나추이: Behind the Red Moon展 개막
-이달 10일부터 내년 4월14일까지 테이트 모던 터바인 홀에서 개최
현대자동차가 "현대 커미션: 엘 아나추이: Behind the Red Moon" 展을 영국 테이트 미술관에서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현대 커미션은 현대차와 테이트 미술관이 현대미술의 발전과 대중화를 지원하기 위해 2014년 체결한 장기 파트너십에 따라 진행하는 전시 프로젝트다. 테이트 모던의 대규모 전시장인 터바인 홀에서 매년 새로운 예술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엘 아나추이가 여덟 번째 현대 커미션 작가로 참여해 이달 10일(현지시간)부터 내년 4월14일까지 전시회를 연다.
엘 아나추이는 1944년 가나에서 태어나 나이지리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이자 교육자다. 목재, 세라믹 등 주변에서 쉽게 수집할 수 있는 물건들을 사용해 조각의 재료와 형태에 대한 실험을 이어왔다. 1990년대 후반부터는 병뚜껑을 활용해 새로운 방식으로 조각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다.
작가의 역대 작업 중 가장 규모가 큰 이번 전시는 터바인 홀을 가르며 방대한 인류 역사의 확장과 자연 세계의 본질적 힘을 되돌아보는 동시에 대서양 노예무역 시기 일어난 재화와 인구의 이동, 그리고 이주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담았다. 전시 진행은 테이트 모던의 국제 미술 큐레이터 오제이 본주, 국제 미술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디나 아흐마드에이예바가 맡았다.
총 세 개의 막(幕, act)으로 이뤄진 이번 전시는 수천 개의 금속 병뚜껑과 파편들을 직물처럼 꿰매어 만든 세 점의 거대하고 추상적인 조형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첫 번째 작품 "더 레드 문(The Red Moon)"은 바람에 휘날리는 장엄한 돛의 모습으로 대서양을 건너는 여정의 시작을 상징하며, 월식 때 나타나는 붉은 달인 블러드 문(blood moon)의 윤곽을 붉은색 병뚜껑으로 구현했다. 두 번째 작품 "더 월드(The World)"는 병뚜껑 끈을 엮어 만든 그물 같은 소재를 여러 겹으로 사용해 불안정한 상태에 고착된 인간 형상들을 떠올리게 하는 한편, 특정 지점에서 바라보면 흩어져 있던 형상들이 둥근 지구의 형태로 합쳐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지막 작품 "더 월(The Wall)"은 바닥에서 천장까지 길게 이어지는 검정색의 금속 조각으로, 조각의 최하단에는 병뚜껑을 바닥으로부터 솟아오르는 형태로 엮어 부서지는 파도와 암석 봉우리를 형상화했다. 이 작품의 검은 표면 뒤로는 다양한 색의 모자이크 사이로 은빛의 구조가 드러나는데, 이러한 선과 결, 검정과 총천연색의 조합을 통해 문화적 다양성과 혼종성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살펴볼 수 있다.
한편, 현대차는 인간, 시대, 문화에 대한 종합적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예술을 후원함으로써 예술 생태계 전반의 발전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 커미션 외에도 "현대 테이트 리서치 센터: 트랜스내셔널"을 후원함으로써 테이트 미술관을 비롯해 테이트 미술관과 협력 중인 세계 미술관 및 연구기관에서 진행하는 심포지엄, 세미나, 워크샵 등을 지원하며 동시대 미술 및 미술사 정립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여러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MMCA), 미국 LA 카운티 미술관(LACMA)과 협업해 다양한 예술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현대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에 대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