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계, 전동화 투자 늘리고 자율주행 줄인다

입력 2023년10월18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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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자동차연구원, 5개 완성차 기업 스타트업 투자 보고서 발표
 -전동화·공정 자동화 투자 증가, 자율주행·승차공유 감소

 완성차 제조사들이 모빌리티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다방면의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전동화와 공정 자동화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표한 5개 완성차 기업(GM, 토요타, BMW, 지리, 폭스바겐)의 스타트업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사들의 투자 분야는 전기차, 자율주행 외에도 우주·항공, 로보틱스, 에너지 등 여러 영역을 망라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공정 자동화에 주력하며 탄소중립, 친환경 관련 투자도 확대될 전망이다.


 먼저 지리, GM, BMW 등의 완성차 업체는 자사 내에 벤처 투자 조직(볼보테크펀드, GM벤쳐스, BMWI벤쳐스 등)을 설립해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고 있다. 5개 제조사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투자한 금액은 연평균 307억900만달러(한화 약 41조5,490억원)로 시드 라운드 투자, 벤처 라운드 투자(시리즈 A~F), 기업 라운드 투자가 각각 0.3%, 44.3%, 23.0%를 차지했다.

 전기차 배터리 및 전동화 부품 개발, 핵심 광물 생산·가공 등 전기차 분야에 대한 투자 비중은 2019년 15.9%, 2020년 21.0%, 2021년 40.7%, 2022년 27.1%, 2023년 75.1%로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생산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하는 제조 자동화 로보틱스, AI에 대한 투자도 비중은 작지만 확대 중이다. 5개 완성차사의 투자금액 중 2020년 0.5%였던 것이 2021년 1.6%, 2022년 2.8%, 2023년 5.6%까지 늘었다. 공정 자동화에 집중하는 곳은 토요타로, 2021년 전체 투자금액의 약 8.6%를 투입했다. 최근엔 디지털트윈, 로봇 기술을 활용한 공정 자동화 및 효율 개선 기술을 공개한 바 있다.

 우주·항공, 로보틱스, 에너지, 식품 등에 대한 투자도 유지 중이다. 토요타는 세포 기반 배양육 기업 Vow, BMW는 대체 연료 기업 프로메테우스퓨얼스, GM은 해상 풍력발전기 기업 윈드캐칭시스템스에 투자하고 있다.  


 반면, 자율주행, 승차공유 등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려운 분야는 2020년 이후부터 투자가 줄고 있다. 5개 완성차 업체는 2019년 이 분야에 8억5,000만달러를 투입했지만 2022년 이후에는 토요타만 승차공유 및 전기차 충전 서비스 기업인 레벨에 투자했다. 5개 완성차 기업의 자율주행 투자 비중은 2019년 64.9%, 2020년 15.7%, 2021년 15.7%, 2022년 43.0%, 2023년 1.3%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기업별 투자 방향성도 일부 다르게 보인다. GM은 크루즈에 대한 투자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분야에 대한 투자 비중(59%)이 타 완성차 업체에 비해 높다. 자율주행 관련 인프라 구축 및 활성화를 위해 빅데이터 수집·분석(위조, 인릭스), 보안 관리(실버포트, 키팩터) 외에도 재난·안전 관리 분야(래피드디플로이)에도 투자 중이다.

 토요타는 친환경 수소 생산 기술(에콜렉트로), 수소연료전지 항공기(유니버셜하이드로젠) 등 광범위한 수소 관련 투자와 농기계(애그토노미, 버로), 선박(씨머신로보틱스) 자율주행 스타트업 등에 대한 투자를 통해 수소 및 자율주행 산업의 확대를 진행 중이다. 여기에 탄소 측정(야드스틱) 및 포집·저장·활용(리빙카본, 브릴리언트플래닛, 에어컴퍼니) 기술, 탄소배출 거래 플랫폼(노리) 등 탄소저감 관련 투자도 다방면으로 이어가고 있다.

 BMW와 지리는 친환경 부품·소재 개발 및 공급망 관리, 순환경제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가 두드러진다. BMW는 AI(알리테온, 베루센) 및 블록체인(벤디아)를 활용한 부품 식별·추적 및 공급망 관리, 친환경·저탄소 소재 개발(내추럴피어웰딩, 비컴프), 소재 재활용(사이클릭머티리얼스), 제품 개발 플랫폼(시네라, 조메트리)에 대한 투자가 최근 4년간 전체 투자금액의 약 15%를 차지했다. 지리는 친환경 소재 개발(나일론마그네틱스, 비컴프), 블록체인 기반 부품 이력 추적 및 순환경제 지원(써큘러) 스타트업에 전체 투자금액의 약 5.4%를 부었다.

 폭스바겐은 투자금액의 대부분을 자율주행(26.4%), 전기차(64.7%) 관련 개발 기업에 보내고 있다. 특히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에 대한 투자는 전기차 분야의 약 87%에 이를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이들 기업들이 다양한 분야에 대한 투자를 통해 모빌리티 생태계 확대를 추진해 왔지만, 현재의 전기차 및 자율주행 시장 환경을 고려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수정하거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전기차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제품력 향상과 생산·공정 효율 제고를 기반으로 한 비용 절감이 중요한 상황인 만큼 이 분야에 투자가 모이고 있다는 것. 특히 배터리 및 전동화 기술 개발, 배터리 핵심 소재 확보, 공정 효율 향상을 위한 AI, SW 및 로보틱스 분야에 대한 투자는 올해 하반기와 2024년에 더 확대될 것이라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한편,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완성차 업계에 대한 각국의 탄소중립 규제와 전과정평가(LCA) 요구가 더욱 강화되면서 친환경 소재·부품의 개발 및 재활용·재사용, 순환경제를 위한 플랫폼 개발 등에 대한 투자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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