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5사 수입 전기차 점유율 70% 훌쩍 넘어
메르세데스 벤츠 6,244대, BMW 5,490대. 9월까지 판매된 BEV 숫자다. 둘을 합치면 1만1,734대로 수입 전기차(1만8,423대) 내 비중이 무려 63.7%에 달한다(KAIDA 2023 통계). 여기서 같은 독일 브랜드인 포르쉐(1,167대)와 아우디(618대), 폭스바겐(611대)을 추가하면 1만4,130대에 이르고 비중은 76.7%까지 도달한다. 한 마디로 수입 배터리 전기차도 독일 제품이 국내 시장을 휩쓰는 셈이다.
18일 수입자동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여러 독일 전기차 중 가장 많이 판매된 차종은 BMW iX3로 9월까지 2,047대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BMW i4 eDrive40가 1,624대로 많았고 그 뒤를 이어 쉐보레 볼트(Bolt) EUV가 1,424대로 많았다. 반면 숫자 상으로는 전기차 판매가 가장 많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EQB 300 4매틱(1,370대)과 EQA 250(1,196대) 등도 인기를 얻었다. 벤츠의 경우 두 차종 외에 여러 전기차 판매가 골고루 출고된 게 특징이다. 흥미로운 점은 포르쉐 또한 타이칸 판매가 1,167대로 은근 많다는 사실이다. 글로벌 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려는 독일 브랜드의 한국 공략이 조금씩 확대되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독일 전기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 증가는 수입사의 적극적인 마케팅에 기인한다. 독일 내 전기차 생산이 증가하면서 주력 수출 시장의 한 곳으로 한국을 겨냥한 것. 게다가 한국은 비교적 전기차 보조금이 많은 나라여서 보조금의 절반이 지급되는 5,700만원 이상 제품도 나름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에 기대지 않는 차종도 있지만 대부분 최소 50% 가량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 한국은 매력적인 전기차 시장"이라며 "독일 본사에서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어 한국 내 전기차 판매 비중을 높여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일부에선 국내 승용 전기차의 보조금을 생산지별로 차등 지급하거나 아예 수입차에는 주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상대 국가도 한국산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지 않을 수 있어 오히려 한국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반박 논리도 설득력을 얻는다. 국내 완성차 관계자는 "독일로 한국도 전기차를 많이 수출하는데 물량만 보면 한국산 수출이 더 많은 경우도 있어 보조금의 차등화는 오히려 손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폭스바겐과 아우디 등도 최근 전기차 판매를 늘려가면서 향후 독일차의 국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