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가 비경쟁 트랙용 한정판 제품인 499P 모디피카타(Modificata)를 공개했다고 31일 밝혔다.
새 차는 2023 시즌 페라리의 내구레이스 톱 클래스 복귀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했다. 지난 6월 열린 르망 24시 100주년 기념 레이스에서 우승한 499P를 소비자들이 쉽게 다룰 수 있도록 조율했다. 차명인 모디피카타는 이탈리아어로 변화를 의미한다.
499P 모디피카타는 양산차가 아닌 레이싱카를 기반으로 개발해 페라리에 있어서 새로운 프로젝트로 꼽힌다. 특히 모터스포츠 기술 규정의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운전의 재미를 키우고 소비자가 차의 성능을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핵심 요소를 추가했다. 저속에서도 작동 가능한 4륜구동과 전기 차축, 전동화 시스템을 활용해 운전자에게 120㎾의 추가 출력을 제공하는 "푸시 투 패스(Push to Pass)" 기능, 피렐리 전용 타이어, 서스펜션 셋업과 전자 컨트롤러 및 엔진 매핑의 재보정 등이 차이점이다.
그러나 499P의 1인승 레이아웃과 인체공학적 설계를 적용한 운전석은 유지했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르망 24시간 레이스 하이퍼폴에서 가장 빠른 랩타임을 기록하고 100주년 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499P 50번/51번 드라이버들과 유사한 주행을 경험할 수 있다.
동력계는 미드십에 얹은 V6 엔진와 앞차축에 배치한 전기 모터로 이뤄져 있다. 이 시스템은 최고출력 640㎾(870마력)를 발휘하며, FIA-ACO 규정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엔진은 296 GT3의 것과 동일한 형식이지만 전용 솔루션을 개발하고 총 중량을 낮추기 위해 개량했다. 변속기는 7단 시퀀셜을 조합했으며 800V 배터리 팩은 페라리의 F1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새로 추가한 푸시 투 패스는 운전자가 520㎾(707마력)의 출력 외에도 한 랩 동안 제한된 시간 내에 120㎾(163마력)의 출력을 더 쓸 수 있다. 이 로직은 2009년 포뮬러 1에 도입된 KERS(Kinetic energy recovery system, 운동 에너지 회수 시스템)과 개념적으로 유사하다. 운전자는 스티어링 휠 뒤쪽의 버튼을 사용해 푸시 투 패스 시스템을 활성화할 수 있다. 액셀러레이터를 풀 스로틀까지 밟았을 때만 추가출력을 사용할 수 있는데, 한 번 활성화할 때마다 7초 이하로만 사용 가능하다. 랩당 최다 활성화 횟수는 트랙 유형과 배터리 에너지 잔량에 따라 다르다. 특정 충전 임계값 이하에서는 시스템이 자동으로 비활성화되고, 이후 에너지 회수를 통해 배터리가 적절한 수준까지 충전되면 다시 활성화된다.
피렐리가 개발한 전용 타이어는 빠른 예열과 함께 장시간 주행에도 일관된 접지력을 제공한다. 앞 310/710-18, 뒤 340/710-18의 크기를 장착한다. 저속 4륜구동 시스템은 앞바퀴가 제공하는 추가적인 접지력을 활용해 차축 사이의 토크 분배를 최적화했다. 그 결과, 코너링에 대한 반응성과 정확성이 향상돼 운전자가 한계까지 주행할 수 있는 자신감을 선사한다.
한편, 499P 모디피카타는 2024년부터 기존 F1 클리엔티(Clienti) 프로그램과 함께 운영하는 새 스포츠 프로토티피 클리엔티(Sport Prototipi Clienti) 프로그램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499P 모디피카타 소비자들은 매년 국제 트랙에서 열리는 다양한 이벤트에 참가할 수 있다. 운송, 트랙 사이드 지원, 유지보수는 페라리가 맡는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