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실내 공간으로 낚시·차박 등 아웃도어에 최적화
-기대 이상의 체감 성능과 정통 SUV DNA 인상적
최근 SUV의 인기는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돌풍과 무관하지 않다. 높은 차체와 대담한 외관, 험로 주파가 가능한 4륜구동 시스템은 언제든 아웃도어로 떠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형 SUV 시장은 조금 얘기가 다르다. 도심형 SUV가 주를 이루는 까닭에 정통 SUV를 표방한 제품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쉐보레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가 두드러지는 이유다.
정통 SUV DNA를 내세운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는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최적화를 무기로 차별화된 상품성을 어필하고 있다. 국민 5명 중 한 명이 즐기는 아웃도어 액티비티인 낚시를 통해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가 지닌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에서의 강점을 직접 체험해봤다.
▲ 기대 이상의 체감성능, 즐거운 여행길 만들어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 시승을 통해 경험해 볼 라이프스타일은 선상낚시다. 배가 출발하는 곳은 충남 보령시에 위치한 오천항으로, 서울에서 약 160㎞ 거리에 위치한다. 장거리 시승인 만큼 고속도로, 와인딩은 물론, 약간의 오프로드까지 두루 경험할 수 있도록 동선을 짰다.
복잡한 시내를 빠져나오자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의 발걸음이 경쾌해진다.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1㎏·m의 E-터보 엔진의 성능은 대단한 수치는 아니지만, 1,345㎏이라는 가벼운 공차중량과 저속에서부터 일정하게 뿜어져 나오는 토크 성능 덕에 기대 이상의 동력성능을 뽑아낸다.
고속도로에서도 성능에 대한 만족감은 이어졌다. AWD 제품에 탑재된 9단 자동변속기의 부드러운 변속은 물론, 재가속 시에도 지치지 않는 출력으로 여유로운 운전이 가능했다. 워즈오토 10대 엔진에도 선정된 바 있는 E-터보 엔진은 워터펌프, 웨이스트게이트 등 엔진의 주요 부품을 전동화 한 것이 특징이다. 전동화 부품들은 기존과 달리 엔진의 힘을 전혀 뺏지 않기 때문에 성능과 효율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천항에 도착해서는 바닷가가 보이는 와인딩 코스인 오천해안로를 달려볼 수 있었다. 구불구불한 도로를 빠르게 달리자 단단한 차체 강성이 빛을 발한다. 뛰어난 주행감각과 오프로드 성능을 위해 가볍고도 강성이 높은 차체 개발을 목표로 했다는 것이 쉐보레 관계자의 전언이다. 고강성 경량 차체를 구현하기 위해 쉐보레는 포스코의 기가스틸 22%를 포함, 트레일블레이저 차체의 78%에 이르는 광범위한 부위에 고장력 및 초고장력 강판을 적용했다.
구동계는 버튼 조작만으로 FWD(전륜구동) 모드와 AWD(4륜구동) 모드를 자유롭게 전환 가능한 스위처블 AWD가 돋보인다. 도로 및 날씨 상황, 목적에 맞춰 즉각 사용할 수 있어, 실제 와인딩과 오프로드 구간에서도 보다 높은 트랙션과 주행안정성을 체감할 수 있었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구성
숙소에 도착해 짐을 푼 일행은 짧은 잠을 청한 뒤, 새벽 3시30분에 일어나 배에 오를 준비에 나섰다. 총 4명의 낚시짐을 한 대의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에 싣고 항구 근처에 차를 세웠다. 꽤나 부피가 큰 낚시가방부터 아이스박스, 긴 낚싯대까지 있었음에도 적재공간은 충분했다. 트레일블레이저가 일반 소형 SUV보다 큰 차체를 지녔기 때문이다. 길이 4,425㎜(액티브 및 RS 기준)로 다른 국산 소형 SUV 대비 20~30㎝ 가량 긴 차체 크기를 확보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쉐보레가 기존 소형 SUV 소비자들이 좁은 공간에 대한 불편을 느끼는 것에 착안해 개발 단계부터 공간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데 중점을 맞췄다. 덕분에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의 뒷좌석을 접으면 180㎝ 성인이 누워도 될 만큼 넓은 적재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낚시나 캠핑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대응할 수 있는 SUV의 다목적성을 확보한 셈이다.
적재에 도움을 주는 편의품목도 인상적이다. 어두운 새벽, 양손에 짐을 들고 테일게이트 앞에 서니 바닥에 쉐보레 로고가 투사된다. 이곳에 발을 대면 따로 버튼을 누르지 않고도 테일게이트를 여닫을 수 있다. 쉐보레 보타이 프로젝션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게이트라는 품목으로, 일반적인 트렁크 킥모션과 달리 발을 가져다 댈 곳을 보타이 로고로 알려줘 높은 인식률을 보여줬다.
장장 12시간이 넘는 선상 낚시를 마친 뒤, 잡은 갑오징어와 쭈구미를 싣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차에 오르자 어느덧 해는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노을이 펼쳐진 장관은 파노라마 선루프를 통해 차 안으로 고스란히 전해졌다. 국산 소형 SUV 유일의 파노라마 선루프 옵션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가뜩이나 고요한 밤길 운전엔 적막함만이 가득했다. 덕분에 차음 유리인 어쿠스틱 윈드실드 글래스와 차의 내외부 소음을 반대 파동으로 상쇄시키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의 정숙성을 체험할 수 있었다. 스마트 하이빔은 선행차가 없을 경우 자동으로 도로의 먼 곳까지 빛을 비추며 야간운전을 도왔다.
▲총평
낚시 여행으로 경험해 본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는 운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차였다. 수치 이상의 체감 성능과 승차감, 기본기를 두루 갖춘 데다, 넓은 실내 공간 덕에 정통 SUV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다목적성을 만족시켰다. 여기에 전륜구동과 4륜구동을 오가는 스위처블AWD와 뛰어난 강성의 차체는 기존 소형 SUV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터프한 매력을 제시한다.
독창적인 색상과 완전히 바뀐 실내 디자인도 합격점을 줄만 하다. 특히 부분변경을 거치며 추가된 피스타치오 카키와 새비지 블루 등 외장 색상은 주변의 시선이 느껴질 정도로 인상적이다. 파노라마 선루프와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등 동급 유일의 품목도 소형 SUV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시장에서 통한 경쟁력은 페이스리프트 후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정현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