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본기 충실한 EV, 2023년형 폭스바겐 ID.4

입력 2023년11월01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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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어난 1회 충전 주행거리 주목
 -유럽산 전기차 중 가장 높은 전기차 지원금으로 가격 경쟁력 확보

 폭스바겐 순수 전기차 ID.4가 2023년형으 새롭게 돌아왔다. 핵심적인 변화는 이전보다 한층 여유로운 주행가능거리다. 경기도 가평 일대 총 94㎞ 거리를 왕복하는 미디어 시승회를 통해 ID.4의 달라진 경쟁력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디자인&상품성
 2023년형 ID.4는 상품성 개선 제품으로, 디자인적인 변화는 없다. 그러나 미래지향적인 내외관은 여전히 어느 각도에서나 시각적인 만족감을 준다. 힘이 느껴지는 어깨 선과 역동적인 지붕 선, 볼륨감 있는 후면부 등 폭스바겐의 내연기관 SUV에서 볼 수 있던 특징을 남겨 두면서 공기저항계수(Cd) 0.28를 달성한 유선형 차체 덕분이다.



 상식적이고도 간결한 선들로 채운 외관은 다른 전기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과격하거나 눈에 거슬리는 선 하나 없이 매끈한 조약돌과 같은 디자인을 자랑한다. 굳이 전기차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과장된 표현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덕분에 기존 폭스바겐 소비자는 물론, 내연기관을 타던 소비자들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완성도로 와닿는다.



 실내는 외관보다 더 간결하다. 대부분의 버튼이 물리 버튼이 아닌 터치식으로 이뤄져 있다.스티어링 휠 컬럼 우측에 자리한 전자식 변속 레버는 직관성이 돋보인다. 앞뒤로 회전하는 기어 형태로 전통적인 P-R-N-D 순이 아닌, 앞쪽으로 돌리면 전진, 뒤쪽으로 돌리면 후진인 방식이다. 운전석과 조수석의 팔걸이 역시 아래 버튼이 달린 독특한 방식으로 탑승자가 원하는 각도에 정확히 고정이 가능해 편리하다.


 전기차 답게 실내 공간은 차체 크기에 비해 넓은 편이다. 폭스바겐이 자랑하는 전기차 전용 모듈러 플랫폼인 MEB를 기반으로 짧은 오버행과 2,765㎜의 긴 휠베이스 덕분에 2열 레그룸도 성인이 타기에 부족함 없는 공간을 제공한다. 기본 트렁크 적재량은 543ℓ로 충분하며, 뒷좌석을 다 접으면 1,575ℓ까지 확장할 수 있어 SUV에서 기대할 수 있는 다목적성을 누릴 수 있다.

 ▲성능
 가속페달을 밟자 전기차 특유의 강한 토크감이 전달된다. ID.4에 탑재된 PSM(Permanently excited Synchronous Motor) 기반의 구동 시스템은 최고출력 150㎾(204마력), 최대토크 31.6㎏·m(310N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전기차로서 대단한 동력은 아니지만 비슷한 성능을 내는 내연기관차보다 체감 성능은 훨씬 뛰어나다. 

 전기차 특유의 회생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멀미도 다른 전기차보다 적게 느껴지는 것이 장점이다. 전동화 노하우를 반영해 탑승자가 느끼는 불쾌함을 최소화했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D(Drive) 모드에서는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타력 주행 상태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며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회생 제동 기능이 활성화된다. 초반 브레이크 답력은 내연기관차와 사뭇 달라 적응이 필요하지만, 회생 제동 기능 활성화로 인한 소음이나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장점이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바꾸자 가속 페달의 반응 속도가 기민해진다. 회생 제동 시스템은 마치 내연기관차의 스포츠 모드처럼 킥다운을 해 기어가 물려 있는 듯한 느낌을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그러나 컴포트 모드에서도 충분히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한데다 보다 울컥임도 없기에, 굳이 스포츠 모드로 운전하는 일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승차감은 매끄러우면서도 탄탄한 폭스바겐 특유의 감각을 잘 살렸다. 전륜 서스펜션보다 후륜의 감쇄력이 더 단단한 세팅이다. 요철에 정직하게 반응하지만 급격한 코너에서도 뒷바퀴의 움직임이 경쾌해 운전 재미가 살아있다. 낮은 무게 중심과 후륜구동의 레이아웃은 안정적인 움직임과 함께 정확한 핸들링 감각을 선사한다.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2023년형 ID.4의 가장 큰 자랑거리다. 기존 405㎞였던 복합 주행가능거리가 421㎞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총용량 82㎾h의 고전압 배터리는 이전 제품과 동일하지만, 소프트웨어 개선을 통해 효율이 4.9㎞/㎾h로 향상됐다. 회생제동 기능을 극대화하는 B모드를 활성화하면 주행거리를 더 늘릴 수도 있다. 실제 시승에서도 내리막 코스가 계속되는 지점에선 회생제동을 통해 오르막길에 썼던 거리만큼을 금세 충전하기도 했다. 배터리는 최대 135㎾의 급속 충전을 지원하며, 고출력으로 충전할 경우 36분 만에 5~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총평
 폭스바겐 ID.4는 간결함에 초점을 맞춘 전기차다. 화려한 포장 없이 폭스바겐이 추구하는 순수 전기차를 담백하게 담아냈다. 깔끔한 내외관 디자인과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통한 넉넉한 실내공간, SUV의 다목적성, 독일차 특유의 주행성능 등 잔기술이 아닌 자동차 본질에 집중했다는 뜻이다. ID.4의 특성은 다른 폭스바겐 제품에서도 볼 수 있던 것들이기에 기존 소비자는 물론, 수입 전기차를 처음 접하는 소비자에게도 부담 없는 선택지로 다가올 것이다.

 지원금도 넉넉히 받을 수 있다. 폭스바겐 ID.4의 국비 보조금은 580만원으로, 유럽산 수입 전기차 중 가장 많은 액수를 자랑한다. 여기에 각 지자체에서 지급되는 보조금까지 더해지면, 트림에 따라 5,690만원에서 5,990만원인 ID.4의 가격은 4,000만원 후반에서 5,000만원 초반대로 낮아진다. 기본기 좋은 수입 전기차를 비교적 합리적 가격대에 소유할 수 있다는 점은 ID.4의 매력 포인트임이 분명하다.

정현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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