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업무용 승용차 전용 "연두색 번호판" 도입
-소급 적용 안하고 개인사업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
국토교통부가 업무용 승용차에 대해 새 등록번호판을 도입하기 위한 "자동차 등록번호판 등의 기준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 하고 2024년 1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새 번호판 적용대상은 자동차가액 8,000만원 이상의 업무용 승용차로 정했다. 고가의 전기차 등을 감안해 엔진 배기량이 아닌 가격 기준을 활용했다는 것이 국토부 설명이다. 8,000만원이 자동차관리법상 대형차(2,000㏄ 이상)의 평균적인 가격대로 모든 차가 가입하는 자동차보험의 고가차 할증 기준에 해당해 범용성, 보편성이 있는 기준임을 고려해 결정했다.
적용색상은 탈, 변색이 취약한 색상이나 현재 사용 중인 색상을 제외하고 시인성이 높은 연녹색 번호판으로 정했다. 아울러 시점은 제도가 시행되는 내년 1월1일 이후 신규 또는 변경 등록하는 승용차부터 적용한다.
그동안 법인 업무용승용차 전용번호판은 고가의 슈퍼카를 법인 명의로 구입해 사적으로 이용하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대선 공약 및 국정과제로 추진된 바 있다. 전용번호판은 법인차에 대해 일반번호판과 구별되는 색상의 번호판을 부착해 법인들이 스스로 업무용 승용차를 용도에 맞게 운영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으로서 도입이 검토됐다.
이후 국토부는 전용번호판 도입을 위해 연구용역, 대국민 공청회, 전문가 및 업계 의견수렴 등을 진행했다. 논의 과정에서 사적사용 및 탈세문제가 제기되는 민간 법인소유, 리스차뿐만 아니라, 장기렌트(1년 이상), 관용차도 동일하게 사적 사용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있어 포함하기로 했다. 이 중 고가 슈퍼카의 사적이용 방지라는 대통령 공약 취지에 부합하도록 고가차에 대해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차에 대해서는 소급적용 하지 않기로 했다. 법인 전용번호판 도입 취지가 새로운 권리,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번호판 적용으로 사회적 자율규제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취지라며 내용연수 도래 시 자연스럽게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함께 올해 초 공청회(안)과 달리 대상을 축소한 이유는 모든 법인차에 적용하는 것은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 이를 감안해 검토한 결과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개인사업자 차도 세제감면을 받으니 법인차와 형평성 차원에서 연두색 번호판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개인사업자는 횡령이나 배임상의 문제는 아니고 업무와 사적이용 구분이 곤란한 점을 고려해 적용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법인차 중에서도 고가차에 한정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마지막으로 8,000만원 미만의 중저가 차의 사적사용을 막을 방법에 대해서는 이미 모든 법인차는 사적사용 방지를 위해 운행일지 기록, 임직원 전용 보험 가입 등의 세법상 관리를 받고 있다며 사적사용의 자율적 규제를 보다 강화하고자 하는 취지임을 강조했다. 다만, 중저가 차는 직원들이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다수이므로 개인 과시용 등 사적 사용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