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능 넓혀 상품성 향상
-구동방식 변화로 주행 성능 강조
폴스타는 한국에서 성공적인 안착을 이뤄낸 신생 전기차 브랜드다. 지난해 2,800여대라는 실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수입 전기차(한국수입차협회 등록 기준)에 이름을 올렸고 올해는 누적 4,000대를 가뿐히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중심에는 전기 세단 폴스타 2가 있다.
폴스타 2는 감각적인 디자인과 안정적인 주행성능, 볼보의 안전 및 기능까지 공유한 차별화된 상품성이 인기 이유로 꼽힌다.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중인 폴스타의 간판 전기 세단 폴스타 2가 24년형으로 돌아왔다. 완전변경에 가까운 동력계 변화가 인상적이며 출력과 효율이 크게 늘어 만족을 키운다.
▲디자인&상품성
외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깔끔하면서도 현대적인 디자인 그대로다. 과감하게 바꾸거나 무언가를 추가하지도 않았다. 기존의 모습이 워낙 훌륭했기 때문에 굳이 뜯어고칠 필요가 없었다. 유일하게 바뀐 부분은 그릴 자리에 배치한 "스마트존"이다. 스마트존은 전면 카메라와 중거리 레이더를 포함한 폴스타의 안전 관련 첨단 기술의 집약체다. 한 곳에 모아놓은 덕분에 관리와 유지 보수도 한결 쉬워 보인다. 또 앞서 선보인 폴스타 3의 디자인 언어를 계승하며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한다. 이 외에 픽셀 LED 형태로 헤드램프 안쪽 구성을 조금 다르게 표현했고 신규 휠을 통해 신형다운 이미지를 표현했다.
나머지는 기존과 같다. 범퍼의 형상과 곧게 뻗은 캐릭터 라인, 프레임리스 사이드미러, "ㄷ"자 모양의 입체적인 테일램프도 익숙하다. 마감 수준은 상당하다. 각 면이 맞닿는 부분이나 램프와 그릴, 범퍼 등 경계를 이루는 부분의 단차가 전혀 없다. 유리창과 도어 안쪽 몰딩 수준, 경첩의 접합 퀄리티 등 차를 조립하는 다양한 곳에 걸쳐 섬세하고 빈틈없이 짜 맞춘 모습이다.
실내는 인포테인먼트에 집중했다. 티맵(TMAP)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서울시의 지능형 교통 시스템(C-ITS)을 활용해 도심 내 실시간 신호등 정보 연동 길 안내, 배터리 전력 잔량을 기반으로 한 충전소 안내 등 강화한 전기차 전용 솔루션을 지원한다.
실제로 내비게이션은 전기차 이용자의 불편함을 최소화 하기 위해 주행가능 거리 범위를 지도로 표현하고 목적지를 설정했을 경우 최적의 충전 경유지까지 신속하게 알려준다. 충전기의 현재 상태와 종류 등의 정보 전달도 기본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성격을 반영한 최적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며 사용하는 내내 깊은 만족으로 다가왔다.
이와 함께 개인 최적화 음성 인식 AI 플랫폼 누구(NUGU 2.0)부터 웹 서핑,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능한 웹 브라우저, 뉴스 등의 다양한 서드파티 앱 사용이 가능하고 추후 차 내 결제 기능도 선보일 예정이다. 편의품목으로는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와 하이 레벨 인테리어 일루미네이션, 메모리 기능을 포함한 전동 시트, 스마트폰용 무선 충전기능, 360도 사라운드 카메라,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 등 필요한 기능을 알차게 넣었다.
2열은 광활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답답하거나 부족한 건 더더욱 아니다. 세그먼트 성격을 고려하면 공간은 무난하다. 반대로 트렁크는 꽤 마음에 든다. 생각보다 좋은 패키징을 갖췄고 여분의 그물망이나 세로형 밴드 등 다양하게 짐을 실을 수 있다. 바닥에도 상당히 깊은 공간을 제공하며 앞쪽 보닛에도 별도 트렁크가 마련돼 있다.
▲성능
사실 신형의 핵심 포인트는 파워트레인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대대적인 개선을 거듭해 주행 완성도에 있어서 완전히 새로운 차가 됐다. 먼저 롱레인지 싱글모터의 최고출력은 기존보다 68마력 증가한 299마력, 최대토크는 16.3㎏·m 늘어난 50㎏·m로 올랐다. 최고속도도 205㎞/h로 높아졌으며 100㎞/h까지의 가속시간도 6.2초로 1.2초 단축했다.
롱레인지 듀얼모터 역시 상시 네 바퀴 굴림 방식(AWD)인 이전 제품과 달리, 최고출력이 필요하지 않을 경우 앞 바퀴를 구동하지 않는다. 최고출력은 기존 408마력에서 421마력으로, 최대토크는 기존 67.3㎏·m에서 75.5㎏·m로 높였다. 100㎞/h까지의 가속시간도 4.5초로 0.2초 줄였다. 차세대 영구 자석 전기 모터와 실리콘 카바이드 인버터 장착으로 성능과 효율을 모두 끌어올린 결과다.
배정 받은 시승차는 롱레인지 싱글모터다. 차를 움직이는 핵심 부품의 대대적인 변화는 주행을 하면서 명확히 알 수 있었다. 달라진 구동력이 밀어주는 힘이 상당하며 재 가속에 들어가도 차는 여유 있게 속도를 올린다. 빠르게 고속영역에 도달하고 주변 차들이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진다. 그만큼 역동적이고 펀치력이 상당하다는 뜻이다.
특히,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감각이 일품이다. 전기차의 특성을 강조한 나머지 한번에 튀어나가는 성격보다 최대한 매끈하게 속도를 올리는 쪽을 택했다. 그 결과 부담이 없고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다. 소리 없이 강하며 원하는 순간에 언제든지 힘을 발휘하는 능력이 놀랍다. 뿐만 아니라 도심 속 운전 상황에서도 다루기 편하고 부담감도 없다.
후륜 기반으로 바꾸고 이상적인 무게배분가 더해지면서 조종 안정성에서도 자신감이 넘친다.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에 따라 민첩하게 움직이며 진입부터 탈출까지 큰 흔들림 없이 해낸다. 운전을 향한 즐거움에 진심인 프리미엄 브랜드임을 알게 해준다. 서스펜션은 단단한 편에 속한다. 작은 요철이나 굴곡도 온전히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굽이 치는 연속 코너나 서킷에서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할 것처럼 능력이 뛰어나다.
이 외에 탄탄한 기본기는 저속에서도 충분히 경험할 수 있었다. 낮은 무게중심과 안정적인 움직임은 탑승자로 하여금 믿음을 주고 일정한 답력으로 차를 세우는 제동 능력도 수준급이다. 회생 제동의 경우 원하는 양을 조절할 수 있어서 내 차로 오랜 시간 다룬다면 최적의 제동 패턴도 습득할 수 있다.
효율은 기대 이상이었다. 제법 빠르게 가감속을 반복하면서 테스트를 했음에도 주행가능거리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순 환경부 인증 거리를 넘어 실 주행에서의 효율이 매우 뛰어났다. 실제로 배터리는 기존과 같은 LG에너지솔루션의 78㎾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지만 배터리 분리장치를 업데이트하고 성능을 높인 히트펌프를 내장하는 등 추가 부품의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효율 개선 덕분에 주행가능거리는 32㎞ 늘어난 449㎞를 확보했고 저온에서도 288㎞에서 332㎞로 상승했다. 듀얼모터도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가 45㎞ 긴 379㎞를 달성했고 저온에서는 251㎞에서 286㎞로 늘어났다. 이처럼 주행거리의 증가는 전기차 구매 예정자에게 큰 장점으로 비춰진다.
▲총평
새 폴스타2는 화려한 변화로 시선을 현혹시키기 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을 다듬고 탄탄하게 내실을 쌓아 완성도를 높였다. 그만큼 차와 긴 시간 함께할수록 가치와 매력이 커지며 높은 만족으로 다가온다. 주행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고속 안정성과 믿음직한 움직임, 기대 이상의 높은 효율 등이 대표적이다.
아름다운 디자인과 세련된 실내는 기본값이며 한층 풍부해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덤이다. 기존 대중 완성차 브랜드에서는 경험할 수 없던 특별하고 세련된 감각을 느끼고 싶은 소비자라면 폴스타 2는 좋은 답이 될 수 있다.
가격은 롱레인지 싱글모터 5,590만원, 듀얼모터 6,090만원(보조금 미포함)이다. 전력 효율 개선에 따라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각각 500만원(기존 488만원)과 225만원(기존 201만원)으로 증액됐다. 플러스 팩은 539만원에서 490만원으로 인하됐다. 픽셀 LED 헤드라이트를 더한 파일럿 팩과 퍼포먼스 팩은 각각 299만원과 649만원으로 기존과 동일하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