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지금 이 순간 필요한 BEV, 토레스 EVX

입력 2023년11월12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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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넉넉한 공간과 합리적인 가격 특징
 -호불호 없는 안정적인 주행 인상적

 전기차는 자동차를 구입할 때 한 번쯤 생각할 만한 선택지 중 하나다. 유지 및 관리 비용이 저렴하고 정숙성, 부족함 없는 출력 등이 매력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주행거리에 대한 압박과 진입장벽이 높은 비싼 가격, 한정적인 선택지는 다소 부담이다. 또 내연기관과 완전히 다른 파워트레인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 두렵고 걱정이 앞서기 시작한다.

 KG모빌리티가 선보인 전기 SUV, 토레스 EVX는 이러한 우려를 말끔히 지웠다. 아쉬운 부분으로 여겨졌던 주행거리와 가격을 큰 폭으로 개선했고 앞서 출시한 토레스를 바탕으로 익숙한 SUV 모습도 갖춰 대중에게 다가간다. 또 판매 성장 흐름을 타고 있는 브랜드 분위기까지 더해 다시 한 번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토레스 EVX의 상품성을 확인해보기 위해 직접 시승에 나섰다.

 디자인&상품성
 외관은 기존 토레스를 바탕으로 전동화 제품 특성에 맞춘 신선한 구성이 인상적이다. 앞은 수평형의 LED 주간주행등(DRL)과 순차점등 턴시그널 일체형 램프의 "키네틱 라이팅 블록"을 통해 KG모빌리티의 정체성을 표현했다. 제법 두툼하며 만듦새가 좋아 고급스럽게 다가온다. 이와 함께 프로젝션 타입의 상/하향등(4등식) LED 헤드램프와 프론트 범퍼를 통합해 멋을 냈다. 야간 주행 시 운전자의 시야 확보는 물론 간결하면서도 강인한 SUV 이미지와 미래지향적인 스타일을 강조한다.

 옆은 과감한 직선과 곡선을 통해 대담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또 살이 얇은 18인치 휠과 단순한 도형으로 감각을 살린 20인치 휠을 제공하며 내연기관 제품과 차별화했다. 플래그 타입 아웃사이드 미러, C필러 가니쉬, 활용도를 높인 보닛 장식 등은 강인함을 드러내며 아웃도어 라이프에 최적화한 모습이다.

 뒤는 스페어 타이어를 연상케 하는 핵사곤 타입의 리어 가니쉬와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당당한 존재감과 세련미를 더한다. 범퍼 디자인 역시 변경을 통해 세련미를 키운다. 여기에 175㎜의 최저 지상고와 18.8도의 진입각, 21.1도 탈출각을 갖춰 다양한 지형에 대응 가능하다. 굵직한 차명과 KGM 레터링은 변화를 꾀하고 있는 회사의 상징과 같다.

 실내는 간결하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이 일품이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며 활용도 또한 높다. 회사는 인체 공학적 설계로 운전자의 편의성과 공간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먼저, 12.3인치 계기판과 인포콘 내비게이션을 연결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연동은 빠른 편이며 터치로 드레그 했을 때의 스와이프 반응은 무난하다. 반대로 섬세한 그래픽은 기대 이상이다. 직관성이 높고 보는 맛도 있다.

 이 외에 좌우로 길게 뻗은 센터 가니쉬와 에어 벤트는 대시보드와 일체감 있는 디자인으로 공간을 넓게 확장시켜 준다. 센터터널은 물리 버튼을 최소화했다. 비상등 및 전자식 토글 변속레버를 제외하면 조작할만한 건 어디에도 없다. 

 나머지는 전부 수납으로 꾸몄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기능을 탑재한 플로팅 타입의 센터콘솔은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하고. 두툼한 컵홀더와 넓은 아래층 바닥 공간은 광활하다. 실내 전면과 센터콘솔, 도어에는 여러 색상의 앰비언트 라이트도 넣어 감성 품질을 높인다. 

 편의품목은 파노라마 디스플레이 외에도 스마트폰으로 도어 잠금 및 해제와 비상 경보, 트렁크 열림이 가능한 디지털 키, 어라운드 뷰, 열선 및 통풍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등의 스마트 미러링 서비스 등 요즘 소비자들이 원하는 기능을 아낌없이 넣었다. 또 커넥티드카 시스템 인포콘 서비스는 5년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중형 SUV에 속하는 토레스 기반 전기차답게 2열은 충분하다. 무릎과 머리 위 공간 모두 큰 불만이 없다. 별도의 접이식 테이블과 간단한 외투를 걸 수 있는 헤드레스트 옷걸이, 큼직한 도어 안쪽 수납함 등 감각적인 구석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전용 송풍구와 두 개의 USB C-타입 포트, 햇빛가리개, 팔걸이겸 컵홀더, 열선 시트, 리클라이닝 등 2열에서 다룰만한 기능은 거의 다 채택해 만족을 높인다.

 적재공간은 기본 839ℓ를 확보했고 2열을 접으면 최대 1,662ℓ까지 늘어난다. 동급 전기차 중 최대 러기지 룸이다. 또 수긍할만한 평탄화가 되기 때문에 캠핑 및 차박 등 아웃도어 활동에 용이하다. 트렁크 아래에도 별도 수납 공간이 있으며 12V 소켓과 세로형 밴드, 차 안에서 문을 열 수 있는 별도 버튼 등 세심한 배려도 찾아볼 수 있다.

 ▲성능
 동력계는 152.2㎾ 전기 모터가 앞바퀴를 굴린다. 성능은 최고출력 207마력, 최대토크 34.6㎏·m로 내연기관 제품(170마력/ 28.6㎏·m)보다 약 21% 높다. 배터리는 BYD가 공급하는 리튬 인산철(LFP) 블레이드를 사용한다. LFP 배터리는 외부 충격에 강하고 화재 위험성이 낮아 내구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셀투팩 공법으로 제작해 단위 면적당 에너지 밀도를 20%까지 키웠다. 그 결과 용량은 73.4㎾h로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 433㎞를 달성했다(18인치). 겨울에도 배터리 성능을 유지하는 EV 열관리 시스템과 실외 V2L 커넥터를 기본 제공하며 배터리 보증기간은 국내 최장 수준인 10년/100만㎞다.

 차체는 처음부터 부드러운 가속을 전달하며 여유롭게 앞으로 나간다. 페달에 힘을 줘도 좀처럼 예민하게 굴지 않는다. 도로 흐름을 알고 있는 것처럼 차분하게 속도를 올린다. 도심에서는 최적의 세팅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차를 다루는 데에 부담이 없다.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고 차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편안함은 더 커진다.

 주행모드는 컴포트, 스포츠, 에코, 윈터의 네 가지를 지원한다. 에코에서는 극단적으로 전기를 아껴 효율에 집중하며 컴포트는 큰 특징 없이 무난한 반응이다. 스포츠는 순간 출력과 토크를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다른 전기차처럼 머리를 튕기며 극적인 상황까지 연출하지는 않는다. 강한 펀치력은 덜하지만 뻗어나가는 실력 하나만큼은 인정이다. 

 전기차가 주는 특유의 주행 감각은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묵직한 배터리가 평평하게 깔려있어 무게 중심이 부쩍 낮아졌고 이와 함께 전면 수정한 서스펜션 및 하체가 안정적으로 뒷받침한다. 기존 내연기관 토레스와는 또 다른 성향을 보여주며 진중하게 전진한다. 궁극적으로 좋은 승차감을 만들어내며 탑승자 모두에게 고른 쾌적함을 안겨준다.

 회생 제동은 세 단계로 조절 가능하며 스티어링 휠 뒤에 위치한 패들시프트로 할 수 있다. 자주 사용하는 기능은 아니지만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훨씬 낫다. 급격한 내리막길에서는 유용하게 작용하며 원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주행 상황에 따라 회생제동 단계를 알아서 조절하는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도 마련해 편의를 키웠다.

 이 외에 노면에서 올라오는 바닥 소음과 풍절음도 잘 잡았고 직진 안정성 역시 우수한 면모를 보였다. 핸들링은 적당한 실력이다. 운전자가 의도한 것처럼 알맞게 방향을 틀고 거대한 SUV를 올바르게 움직인다. 직관적인 연출로 코너에서 맹렬히 타는 차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의 성능만으로도 충분하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225/60R 18 사이즈의 타이어다. 강한 동력을 감당할 만큼의 접지력을 갖추지 못했다. 정지상태에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스핀이 일어난다. 물론 주행 중 재가속에 들어가거나 고속에서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 효율에서 이점을 보이지만 초기 발진가속 시 성능과 적절한 조율을 했으면 어땠을까 한다. 


 반대로 안전 기능은 매우 좋다. KG모빌리티의 능동형 주행안전 보조기술인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를 포함한 보조 시스템 대거 탑재한 것. 차 주변 상황을 전, 후측방 4개의 센서를 통해 인식하고 능동적으로 차를 제어하는 BSD 시스템과 지능형 속도 제어, 자동 차로 변경 등 총 24개의 ADAS 기능도 장착했다. 이밖에 8개 에어백과 긴급 탈출 키트, 후진 경고음 시스템을 담았다. 차체의 81%에는 고장력 강판을 사용해 강성도 확보했다.

 ▲총평
 토레스 EVX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에서 나온다. 트림별 차 값을 보고 있으면 앞서 언급한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전혀 머리에 남지 않는다. 오히려 장점이 부각되며 믿음을 키운다. 참고로 세제혜택 후 가격은 E5 4,750만원, E7 4,960만원이다. 환경부와 지자체별 보조금을 받으면 실제 구입가격은 3,000만원 대로 예상된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같은 세그먼트 BEV와 비교해도 합리적인 숫자이며 여러 가지 편의 및 안전 품목을 비롯해 결정적으로 크기를 보고 있으면 우위에 있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마땅한 라이벌도 없어 출발이 좋다. SUV가 주는 이점을 온전히 누리면서 높은 경제성을 염두하고 전기차를 찾는다면 토레스 EVX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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