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 "미래 모빌리티는 에너지 다변화, 점진적 자율주행 관건"

입력 2023년11월20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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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경덕 한국자동차공학회 회장
 -전기차와 함께 폭 넓은 동력원 기회 마련해야
 -자율주행, 장기적인 목표로 점진적 발전 기회 모색

 우리나라 자동차공학을 대표하는 비영리 학술기관인 한국자동차공학회가 지난 15일 울산 유에코에서 ‘2023 추계학술대회 및 전시회’를 열었다. 자동차 관련 기술 흐름을 공유하고 기업과 학계, 엔지니어와 학생들이 서로 소통하는 장이 펼쳐졌다. 

 민경덕 한국자동차공학회 회장은 정통 이동수단의 한계를 넘어 자율주행과 전기차 등 최근 변화하고 있는 모빌리티 흐름을 파악해 학술대회를 열었다며 공학회 역시 트렌드를 수용하고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재 직면하고 있는 에너지, 모빌리티 전환에 따른 생각과 나아가야 할 방향 등 폭 넓은 이야기로 국내 자동차 공학의 미래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음은 민경덕 회장과 나눈 일문일답.

 -올해 자동차공학회 학술대회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고 분위기는 어떤 지?
 "코로나가 끝난 다음에 대면으로 했는데 폭발적인 인기가 있다. 올해는 역대 인원이 들어와 관심을 보였다. 자동차 산업이 전통 제조업에서 모빌리티로 확대되고 있는데 여기에 발맞춰 학회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특별 세션을 마련한 점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점점 더 많은 분들이 참석을 하고 추계학술대회가 잘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울산에서 전시회를 진행한 건 처음인데 주변에 기반 시설이 부족하고 멀어서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프로그램이 잘되고 있어서 성황리에 진행했고 기분이 좋다. 이와 함께 새로운 시도에 대해서도 호응이 좋았다. 스타트업들이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고 학생들도 리쿠르트 할 수 있는 것들을 시도해 기업과 학생 모두가 만족할만한 시간을 마련했다. 특히, 자율주행과 전기차 세션은 자리가 모자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확실히 이슈가 되면 사람들이 굉장히 몰린다는 걸 다시 한 번 알게 했다"

 -우리나라 모빌리티 산업의 트렌드와 발전 방향은?
 아직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모빌리티라는 용어는 4~5년전부터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개념을 잡는 게 힘들었다. 그런데 요즘 주변의 강의 등을 보면 어느 정도 잡히는 것 같다. 쉽게 생각하면 옛날에는 정통 제조업, 단순한 탈 것, 운송수단으로 한정을 지었다면 모빌리티는 2차원에서 3차원으로 달라진다고 보면 된다. 

 육상에서만 이동하는 것이 아닌 UAM, 해상 등 차원이 달라지는 개념이다. 쉽게 생각하면 스마트폰의 등장이 세상을 바꾼 것처럼 핸드폰에 바퀴 달린 것이라고 보면 된다. 오히려 자동차에서는 핸드폰보다 더 많은 기능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새로운 산업이 들어올 가능성도 높다. 통신 문제가 해결되고 커넥티비티가 되면 상상 못하는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서비스 및 편의 설비, 차 안에서 게임을 할 수도 있고 소통도 가능하다. 아직은 시작이지만 업계에서도 정의를 만들어가고 있고 학계에서도 전문가들과 함께 확대하고 알아가고 있다"

 -자율주행과 전기차의 대중화 문턱을 어떻게 넘어야 할 지?
 "먼저, 자율주행을 살펴보면 사람들은 보통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현재는 진화하는 과정이다 라고 본다. 엄밀한 자율주행은 아니지만 ADAS부터 기능을 조금씩 진화하고 있다. 사람들은 빠른 시일 내에 운전도 안하고 차 안에서 휴식을 즐기기를 희망하겠지만 기술은 서서히 진보하는 것이지 0에서 1로 점프하는 건 없다. 

 반면, 전기차는 10년 이상 상용화 되고 있다. 물론 허들이 있지만 상용화로 개선을 거듭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다. 극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해석해도 된다. 지금까지는 얼리어답터 소비를 바탕으로 10%정도 팔리고 있지만 향후 30% 이상 차지하려면 바로 앞에 있는 사람이 쉽게 전기차 사고 싶다는 마음까지 다가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 첫 번째는 가격, 두 번째는 충전 인프라에 대한 불안감이나 화재 등 잠재 위험 요인을 없애야 한다. 

 이를 극복하면서 일반 서민이 타는 차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전기차가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본다. 자율주행은 서서히 진화를 거듭할 예정이다. 10년전 자동차하고 지금의 자동차는 기술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뤘듯이 앞으로 10년 후 자동차는 지금의 속도보다 훨씬 빨리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 곧 3단계가 될 것이고 4단계까지는 2030년 후 실현 될 수 있다. 많은 준비를 해야 하고 100% 자율주행은 힘들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조건이 보장된 상황에서는 충분히 차의 도움을 크게 받고 이동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점진적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기차 판매가 주춤한 것 같다. 보조금이 남기도 하고 보급률과 목표치도 더딘데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항상 모든 커브가 일정하게 올라가지 않고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한다. 올해는 작년보다 약간 떨어지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가 될 것 같아서 많이 걱정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성장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본다. 매가 트렌드가 존재하고 엄격한 환경 규제를 비롯해 결정적으로 전기차를 타본 소비자는 내연기관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래프가 거꾸로 가는 일도 없을듯하다.

 성장을 위해서는 진정으로 일반 소비자들일 탈수 있게끔 해야 하는데 크게 가격적인 측면과 인프라가 있다. 참고로 현재 우리나라에 전기차는 53만대정도 팔렸고 충전소가 23만기가 있다. 2:1 비율로 글로벌에서도 제일 좋은 여건인데 오너들은 충전기가 없다고 말한다. 이에 정부에서도 2030년까지 전기차를 480만대로 늘릴 예정이며 충전기도 123만대 확장하겠다는 상황이라서 분명 좋아질 것이다. 

 여기에 가격까지 제작사 측면에서 낮춘다면 전기차 점유율은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테슬라다. 값을 크게 낮추면서 수요가 뛰었다. 소비자는 나한테 이득이 되어야 산다. 이를 위해 제작사에서 노력을 할 것이고 극복해야 할 기술 과제라고 본다. 해결하면 다시 소비자들이 선택하지 않을까 한다. 

 첨언하자면 앞으로 모든 동력원이 전기가 될 것이다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는 게 맞고 모든 기술을 독립적으로 잘 발전을 시켜 지구의 탄소중립을 줄일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봐야 한다. 전기차가 일부 큰 역할을 하지만 100% 정답은 아니며 내연기관도 엔진의 문제가 아니라 이를 활용하는 화석연료가 문제인 것처럼 수소나 합성연료(e-퓨얼) 같은 대안을 만들고 다양한 동력원에 대해서 넓은 시야를 가지고 갔으면 좋겠다"

 -e-퓨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실 약 4년전에 내연기관의 문제가 아니라 연료의 문제라는 걸 알리면서 산업부에 e-퓨얼을 제일 처음 제안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황당한 내용에 불과했다.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합쳐서 에너지를 만들 거 같으면 그냥 쉽고 빠른 전기를 쓰자는 내용이 우세했다. 그럼에도 e-퓨얼을 관심 있게 본 건 전기 생산과 소비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에너지 수송에서 큰 낭비를 발생하게 된다. 대안으로 에너지 밀도가 높은 연료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e-퓨얼의 시작이었다.

 조건이 있는데 e-퓨얼은 무조건 재생에너지가 많이 있어야 한다. 무수히 많은 지역을 보면 북아프리카나 칠례 등에 대규모 태양 및 풍력발전이 있어서 생산비용이 우리나라의 4분의1 밖에 들지 않는다. 구체적으로는 전기를 만들어서 물을 분해해서 수소를 만들고 탄소 포집을 해서 e-퓨얼을 만든 뒤 수입해서 쓰면 된다. 문제는 가격인데 사실 20년 전에 전기차하면 될까 의문이 들었지만 지금은 상용화 된 것처럼 기술이란 건 시간이 흐르면 발전한다.
 
 이퓨얼도 5년을 보지 말고 로드맵을 만들어서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가장 앞서고 있는 국가가 일본하고 독일이다. 이런 면에서는 우리나라도 해야 한다. 사실 e-퓨얼은 우리나라에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전략적으로 외국과 어떻게 해야 할지도 정부가 고민 해야 한다. e-퓨얼도 하나의 가능성이라고 생각한다. 

 독일 한 연구소에서 진행한 재미있는 실험 결과가 있는데 2050년까지 유럽이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가정하에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하나는 모든 차를 전기차로 하는 것. 두 번째는 수소차, 세 번째는 e-퓨얼 이었고 각각 얼마만큼 탄소를 줄일 수 있는 지였다. 결과는 놀라웠는데 현재의 내연기관 차가 2050년까지 발생하는 누적 탄소의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지금의 도로 위 차들이 없어져야지 달성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이후 비용적인 측면을 봤다. 차를 모두 전기차로 바꾸는 것과 수소로 만드는 것, 내연기관을 e-퓨얼로 활용하는 가정이었는데 답은 e-퓨얼로 나왔다. 이처럼 지금은 전기차의 투자하는 것도 맞지만 이 기술만 가지고 간다는 건 아니다. 다양성을 보고 기다려줄 줄 안다면 세상이 달라지자 않을까 한다"

 -자동차공학회의 비전과 포부는?
 "이름만 들으면 전문가 집단이라고 생각하는데 일반화 해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에게 친숙하게 나아가는 것이다. 사실 학회가 모빌리티로 확대되고 있어서 혼란스런운 것도 맞다. 새로운 분야를 어떻게 조화롭게 해는 지 고민 중에 있고 그만큼 공학회는 발전할 것이다. 

 정통 제조업에서 모빌리티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관련 발표 등을 보면서 우리 자동차 공학회도 산업과 같이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발전하는 한 공학회도 같이 클 것이다. ‘자동차공학회는 한국의 힘’이라는 표어처럼 자동차 산업이 우리나라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크기 때문에 중심축으로 잡고 학계와 산업계 같이 성장할 것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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