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토크 행사 열고 브랜드 디자인 철학 공유
"영국의 문화는 전통을 진지하게 계승하면서도 혁신을 이룬다. 벤틀리는 이런 영국다운 럭셔리를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으로 표현했다" 지난 16일 열린 벤틀리 디자인 토크에 참석한 어준혁 벤틀리 실내 디자이너는 벤틀리를 이렇게 소개했다.
벤틀리는 1919년 설립 때부터 "좋은 차, 빠른 차, 최고의 차"를 목표로 차를 만들어왔다. 경쟁 차들보다 덩치가 크고 빨랐던 이유다. 그리고 이런 특성은 영국 럭셔리카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으며 모터스포츠 활약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벤틀리의 디자인적 상징은 무엇일까? 어준혁 디자이너는 "벤틀리 특유의 캐릭터라인이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의 조화이자 벤틀리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대다수의 벤틀리 제품은 앞쪽의 휠하우스를 따라 리어 펜더까지 흐르는 긴 선과 뒷바퀴를 움켜쥐며 뒤쪽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선이 캐릭터라인을 이룬다. 1953년형 R-타입 컨티넨탈에 처음 채택한 이 디자인은 과거 금형 기술의 정수를 보여줬다. 지금은 컨티넨탈 GT가 디자인과 제품의 성격을 이어받고 있다.
2003년 처음 출시된 컨티넨탈 GT는 럭셔리와 고성능을 결합한 쿠페로, 현재 3세대에 이르렀다. 크리스티안 슐릭 벤틀리모터스코리아 총괄상무는 "벤틀리는 다양한 헤리티지 요소를 통해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브랜드 가치를 전달한다"고 전했다.
벤틀리의 또 다른 강점은 차의 개인화를 완성하는 소비자 맞춤 생산, 이른바 비스포크다. 크리스티안 슐릭 상무는 "비스포크는 나만의 세계를 만드는 비범한 여정"이라며 "소비자마다 비스포크의 여정은 다르지만 어떤 과정이든 소비자의 꿈을 현실로 만드는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벤틀리의 비스포크는 전담 부서인 뮬리너가 맡고 있다. 뮬리너의 역사는 자동차가 없던 155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뮬리너는 말의 안장을 만들던 회사로 출발했다. 말과 마부 개인 체형 및 취향에 맞춰 제품을 공급한 것. 1760년부터는 마차를 제작했으며, 19세기엔 자동차 등장에 따라 차체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오랜 맞춤 제작 경험이 럭셔리카를 만드는 데에 반영되는 셈이다.
뮬리너는 소비자의 꿈을 이뤄준다는 자부심을 갖고 차를 매만진다. 먼저, 시리즈 맞춤 제작 프로그램인 큐레이티드 바이 뮬리너는 다양한 소비자가 각각의 품목과 디자인을 선택해 하나의 시리즈나 파생 제품으로 구성할 수 있다. 또한, 안전 규제가 허락하는 선에서 제품에 최대한 소비자 취향을 반영하는 개인화 작업과 클래식 제품을 복원하는 작업도 맡는다. 개인화 끝에는 코치빌드가 있다. 코치빌드는 극소수의 소비자를 위한 제품을 만드는 분야로, 최근 18대 한정판 쿠페 "바투르"를 선보인 바 있다. 이를 통해 이론적으로 460억 가지의 조합이 가능하다는 것이 크리스티안 슐릭 상무의 설명이다.
어준혁 디자이너는 비스포크 결과물 가운데 두바이 스카이라인 디자인을 대시보드, 좌석 헤드레스트에 반영한 플라잉스퍼 두바이 스카이라인 콜렉션과 레트로 색상으로 마감한 콘티넨탈 GTC 할리우드 콜렉션을 예로 들었다. 한국 소비자를 위한 프로젝트는 하태임 작가와 협업해 만든 컨티넨탈 GT 코리아 에디션이 있다. 실내 곳곳에 작가 특유의 5색 밴드를 적용한 10대 한정판으로, 내년부터 출고 예정이다. 크리스티안 슐릭 상무는 "한국 소비자들은 럭셔리에 대한 기준이 높고 미적 감각이 뛰어나다"며 "비스포크는 이런 한국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벤틀리만의 매력"이라고 전했다.
한편, 벤틀리코리아는 최근 국내 2,000번째 플라잉스퍼를 출고했다. 2,000번째 플라잉스퍼는 매그놀리아 색상의 아주르 제품으로, 역시 비스포크 여정을 거쳤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