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유니휠 만든 이유는?

입력 2023년11월28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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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활·조향·제동 시스템 결합 과제 남아 
 -상용화는 아직, 2024년 완성체 제작 목표

 현대자동차그룹이 28일 유니휠 테크 데이를 열고 유니버셜 휠 드라이브 시스템을 공개하고 상용화 의지를 밝혔다.

 유니휠은 바퀴 안에 감속기와 등속 조인트 역할을 하는 기어 뭉치를 넣고 이를 각 바퀴를 구동하는 소형 모터와 연결한 것이 특징이다. 회사는 기존 내연기관차와 전기차가 엔진이나 모터의 동력을 변속기와 구동축, 등속조인트, 휠로 전달하는 것과는 다르게 모터의 동력을 바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구동계의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유니휠은 태양계의 태양처럼 중심 축을 이루는 선(Sun) 기어와 좌우 각각 4개의 기어를 "ㄱ, ㄴ"자처럼 배치한 피니언 기어 2개, 그리고 기어 뭉치 내부를 톱니로 만든 링 기어로 이뤄졌다. 기어 뭉치는 노면의 충격이나 바퀴의 다양한 움직임에도 일정하게 구동력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구동 효율은 현재 개발 단계에서 노면 굴곡에 따라 92~96% 수준을 유지하며 최고속도 120㎞/h, 최대토크 1,200Nm까지 허용한다.


 무엇보다도 유니휠의 강점은 모빌리티 공간활용도의 극대화에 있다. 모터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좌우 바퀴 사이의 공간을 최대한으로 쓸 수 있는 것. 여유 공간은 사람이 탑승하거나 짐을 적재할 수 있으며 주행가능거리 연장을 위해 고전압 배터리를 더 탑재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장점은 좌우 바퀴에 모터를 각각 장착하는 만큼 회전력을 다르게 제어하는 토크 벡터링으로 주행 안정성을 향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모터 장착 개수 증가에 따른 비용 상승은 단점으로 꼽히지만 장점이 더 많을 것이라는 게 개발자의 설명이다. 이밖에 유니휠 내부의 회전축이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은 도로가 아닌 계단이나 임도도 자연스럽게 운행할 수 있는 특성으로 연결된다. 


 개발팀은 유니휠을 스타리아에 시험 장착했다. 기존 차 중에서 공간 확보에 유리한 리지드 액슬 서스펜션을 탑재하고 있어서다. 유니휠은 향후 소형 상용차나 고급 승용차에 우선 탑재할 전망이다. 김기석 책임연구위원은 "유니휠은 좌우 바퀴의 사이 공간이 넓은 차에 적합하다"며 "승용차, SUV, PBV는 물론, 고속 선회를 요구하는 고성능차에도 적합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용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박종수 수석연구위원은 "유니휠 기술이 태동한 지 2년 반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윤활 시스템, 실링, 제동, 조향 등의 과제가 남아있다"며 "내년엔 완성체를 만들어 양산 직전 단계에 이르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유니휠 관련 특허 8건을 국내와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에 출원 및 등록했다. 향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통한 안정성과 효율성, 내구성 등을 지속 검증한다는 복안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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