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사고 싶은 퍼포먼스 HEV, 토요타 프리우스

입력 2023년12월18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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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전 재미 강조한 5세대 신형
 -누구나 사고 싶은 HEV 제시

 "하이브리드의 원조" 토요타 프리우스가 돌아왔다. 그런데 이전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하이브리드 특유의 디자인과 효율성에 치중했던 모습 대신,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매력적인 디테일과 퍼포먼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덕분에 이제는 기존 하이브리드 소비자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까지 사고 싶은 차가 됐다.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파이팩토리 스튜디오를 출발해 경기도 가평까지 총 166㎞ 거리를 왕복하는 미디어 시승회를 통해 5세대 토요타 프리우스의 달라진 경쟁력이 무엇인지 느껴봤다.

 ▲디자인&상품성
 이전까지 프리우스는 디자인 키워드가 확실했다. 공기역학을 우선시하기는 했지만 스포티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던  것. 둥근 실루엣과 내연기관차와 구별되는 독특한 전후면 램프 디자인 그리고 2개 파트로 나뉜 뒷 유리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5세대 프리우스는 이전의 디자인 특징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모습이 달라졌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날렵하게 누운 A필러 각도다. 기존과 다르게 A필러를 낮게 설정한 것이 일반적인 자동차와 큰 차이를 보인다. 토요타에 따르면 신형 프리우스의 전방 글래스 경사 각도는 21.6도로 기존의 26.3도보다 무려 4.7도 줄어들었다. 덕분에 마치 슈퍼카를 연상시킬 정도로 날렵한 쐐기형 전면 디자인을 갖추게 됐다. 실제 각도 역시 슈퍼카와 큰 차이가 없다. 시승회 현장을 방문한 토요타의 오야 사토키 치프 엔지니어는 앞 유리 각도가 슈퍼카를 연상시킨다는 질문에 실제 람보르기니와도 약 3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답했을 정도다.

 A필러가 낮아진 만큼 승하차 시 신경이 쓰이긴 하지만 그만큼 디자인적인 만족도는 높아졌기 때문에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 전면 디자인 역시 날카롭게 다듬었다. 앞 유리의 각도는 보닛 끝까지 라인을 유지하며 날카로운 U자형 주간 주행등과 라디에이터 그릴이 범퍼 끝 하단에 위치에 자리해 마치 스포츠쿠페를 보는 듯한 모습이다.

 5세대 프리우스의 바이-빔 LED 헤드램프는 로우빔과 하이빔이 결합돼 심플하면서도 하이테크적인 특징을 갖췄다. 주간주행등 바로 아래 블랙 베젤에 쌓여 마치 램프가 없는 듯 숨어있는 모습으로 기능과 심미적인 부분을 모두 만족시킨다. 전면 범퍼 하단은 안개등 없이 매끈하게 깎아낸 모습인데 공기역학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옆모습도 스포티함이 돋보인다. 보통의 차와 다르게 루프라인의 최고점이 B필러 뒤에 있어 공기역학적으로 우수하다. 또 벨트라인까지 높게 설정해 옆 유리가 더욱 예리해 보인다. 역동적인 모습은 덤이다. 또 1열 도어 하단 사이드스커트부터 뒤로 갈수록 상승하는 캐릭터 라인 역시 디자인과 공기역학 성능을 모두 만족시킨다. 휠은 기본이 17인치 알루미늄 휠로 들어가며 하이브리드의 XLE,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XSE 트림에는 각기 다른 19인치 알루미늄 휠이 매칭된다. 큰 휠을 적용한 것은 효율적인 면에서 불리할 수 있지만 좁은 타이어를 장착해 이를 만회한 구성이다.

 뒤는 에어로다이내믹을 위해 트렁크 리드가 절벽처럼 떨어지는 디자인을 채택했다. 뒷 유리는 2개 파트로 나눠져있던 과거와 다르게 길게 누운 하나의 덩어리로 구성했다. 좌우로 길게 이어진 리어램프가 블랙 베젤에 쌓여 미래지향적인 뒷모습을 만들어낸다. 해치백 스타일로 열리는 트렁크는 개방 각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 부피가 큰 물건도 어렵지 않게 실을 수 있다.

 5세대 프리우스 실내는 겉모습만큼이나 진보적이다. 아일랜드 아키텍처 콘셉트를 채택해 실내 레이아웃을 서라운딩, D-모듈, 플로팅 인스트루먼트 패널 등 3개 구역으로 나눴다. 그 결과 개방감과 운전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7인치 TFT LCD 풀 컬러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톱 마운트 계기판은 스티어링 휠과 겹치지 않는 높은 위치에 자리해 뛰어난 시인성을 제공한다. 

 직경 350㎜의 스티어링 휠은 낮은 높이에 위치해 편안한 자세로 조작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쿠션이 있는 그립감이 인상적이다. 시프트 노브는 렉서스나 토요타 크라운에서 봤던 스타일로 시프트 바이 와이어 타입을 적용했다. 조작편의성과 함께 기어노브 앞 수납 공간까지 확보한 모습이다. 

 공조기는 물리버튼을 통해 슬림하고 와이드하게 배치해 직관적이며 조작 편의성 또한 우수하다. 공조기 조작 시 인스트루먼트 패널 중앙 상단에 위치한 12.3 터치 디스플레이에 내용을 표시하기 때문에 운전 중 보다 안전하고 정확한 조절이 가능하다. 

 중앙부터 조수석 전면까지 이어지는 앰비언트 라이트는 프리우스 놓칠 수 없는 디자인 포인트다. 하이브리드에는 블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는 레드를 적용했다. PDA기능과 연계해 운전자에게 전방 도로 상황을 점멸로 알리는 기능까지 탑재했다. 하이브리드 XLE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XSE 트림에는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가 탑재돼 시원한 개방감을 제공한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XSE에는 디지털 리어뷰 미러를 넣어 광학 미러와 디지털 미러를 통해 후방 상황을 살펴볼 수 있다.

 1열 좌석은 압력을 분산시키는 인체공학적 시트를 탑재해 편안한 착좌감이 인상적이다. 낮은 A필러 각도 때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캡포워드 디자인 덕에 의외로 개방감은 우수하다. 2열 좌석은 6:4 리어 폴딩시트가 적용돼 상황에 따라 시트를 접어 큰 짐을 적재할 수도 있다. 루프가 낮게 설정된 디자인 때문에 헤드룸이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불편하지는 않은 수준의 공간을 확보했다.

 ▲성능
 시승이 시작되자 이전의 프리우스와는 컨셉 자체가 다르다는 걸 즉각 느낄 수 있었다. 시원한 가속감을 제공하며 운전의 재미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는 1.8ℓ에서 2.0ℓ로 배기량을 키운 엔진을 탑재해 모터와 맞물려 시스템 출력을 196마력까지 올렸다. 이전 대비 최고출력이 74마력이나 높아진 것으로 늘어난 엔진 배기량과 함께 하이브리드 모터에 새로 개발한 자석과 전자강판을 사용하고 로터 내부의 자석 개수를 2배로 늘린 덕분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이를 뛰어넘는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동일한 2.0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지만 새롭게 개발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용 트랜스액슬과 PCU를 적용해 시스템 출력은 223마력을 발휘한다. 최대토크는 두 버전 모두 엔진 토크 19.2㎏·m에 모터 토크 21.2㎏·m가 더해져 경쾌한 발진감을 느낄 수 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하이브리드 7.5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6.7초로 "잘 나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가속 성능에 대한 기대감이 없었던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더윽 놀라운 부분은 가감속의 부드러운 전환이다. 엔진 파워에 모터 힘을 더하고 빠지는 과정이 운전자가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매끄럽게 진행된다. 터보차저가 달린 내연기관보다도 부드러운 가속 경험을 할 수 있다. 여기에 회생제동 시스템이 들어간 하이브리드나 전기차에서 느껴지는 브레이크 답력의 이질감도 전혀 느낄 수 없다. 딱 원하는 만큼 제동성능을 이끌어낼 수 있어 운전자에게 일반 내연기관차와 차이 없는 브레이크 감각을 전달한다. 가감속에 대한 세팅력에 있어서는 현존하는 모든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통틀어 업계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이는 26년간 프리우스를 만들어 온 토요타의 응축된 하이브리드 노하우와 함께 5세대 프리우스부터 새롭게 들어간 액티브 하이드롤릭 부스터-G(이하 AHB-G) 브레이크 덕분이다. 특히, 안정성, 조종성, 제동감각 등 뛰어난 압력 제어 능력을 제공하는 AHB-G는 충분한 제동력을 제공하기 위해 고성능 펌프모터를 적용했다. 온디맨드 가압 시스템으로 부드러운 브레이크 감각과 함께 전후방 제동력을 독립적으로 분배한다. 또 센서를 통해 운전자의 브레이크 페달 조작량을 감지, 이를 바탕으로 운전자가 원하는 수준의 제동을 위한 회생제동과 유압 제동력을 적절히 배분시켜 효율을 극대화했다는 것이 토요타 측 설명이다.

 고속구간을 지나 와인딩 코스에서는 달라진 주행 퍼포먼스를 경험할 수 있었다. 굽이진 산길을 빠른 속도로 돌아나가도 차체가 탄탄하게 받쳐준다. 핫 해치나 스포츠 쿠페에서나 경험할 수 있었던 펀 드리이빙이 가능했을 정도다. 5세대 프리우스에 적용된 새로운 2세대 TNGA 플랫폼은 저중심 설계와 고강성 바디로 주행성능 향상에 초점을 두고 만들어졌다. 여기에 기존 대비 40~50㎜ 낮아진 높이와 20㎜ 넓어진 폭을 통해 낮은 무게중심 실현한 것 역시 드라이빙 퍼포먼스에 일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스펜션의 느낌도 만족스럽다. 전륜 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과 후륜 더블위시본 서스펜션 구성으로 과속방지턱을 부드럽게 넘지만 급코너에서는 탄탄한 모습까지 보여주는 세팅의 절묘함이 돋보였다. 탄탄한 차체와 수준 높은 서스펜션 세팅은 활력 넘치는 파워트레인과 만나 새로운 운전 경험을 제공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효율을 최우선 시 했던 얌전한 이전 프리우스에서는 상상도 못한 일이다. 5세대 프리우스로 원메이크 레이스를 준비하는 토요타의 퍼포먼스에 대한 자신감이 납득이 되는 부분이었다.

 프리우스의 장기인 높은 효율도 여전하다. 복합 기준 하이브리드가 20.9㎞/ℓ,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19.4㎞/ℓ의 효율을 보였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이를 훨씬 상회하는 결과가 나왔다. 하이브리드는 어렵지 않게 25㎞/ℓ 이상의 연비를 기록했으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EV모드를 적극 활용하면 30㎞/ℓ 이상도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었다. 

 여기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13.6㎾h 용량의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덕에 EV모드만으로 64㎞까지 주행이 가능해 순수 전기차처럼 운용이 가능하다. 한 가지 옥의 티라면 EV모드로 변경하는 버튼의 위치다. 기어 노브 뒤쪽에 위치해 운전 중 조작하기엔 다소 불편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총평
 5세대 프리우스로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기술에서 다시 한번 앞서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1997년부터 하이브리드를 만들어 온 토요타의 최신 제품으로서 가장 발전된 기술을 선보이며 여전히 후발주자들과 격차가 있음을 전 세계에 알린 셈이다. 여기에 기존 에서는 느낄 수 없던 디자인과 퍼포먼스에 대한 만족감 또한 매우 높다. 덕분에 높은 효율을 원하거나 환경을 생각하는 특정 부류의 소비자들이 구입하던 프리우스는 이제 누구나 사고 싶은 매력적인 차로 변모했다. 

 수입 하이브리드 차로서 가격 역시 꽤나 합리적인 수준이다. 이전보다 오르긴 했지만 그 이상의 상품성 업그레이드가 이뤄진 탓에 때문에 비싸게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경우 EV모드를 적극 활용할 수 있어 전기차 대신 구입할 만한 충분한 가치를 제공한다. 

 한편, 토요타 5세대 프리우스의 가격은 하이브리드 LE 3,990만원, XLE 4370만원이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E 4,630만원, XSE 4,990만원이다.

 오토타임즈 정현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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