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출시 후 1년 동안 11만2,400여대 팔아
-독보적인 성적 거두며 국민차로 자리매김
현대차 플래그십 세단 그랜저가 신형 출시 1년 동안 누적 10만대 판매를 넘기며 명실상부 국민차 반열에 올랐다.
지난 21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완전변경 7세대 그랜저(GN7)는 출시 이후 1년(22년12월~23년11월) 동안 신차등록대수 11만2,479대를 기록했다. 라이벌인 기아 K8이 같은 기간에 4만3,000여대를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2.5배 이상 큰 격차를 두며 정상 자리를 차지했다. 심지어 국내 시판 중인 60여종의 세단(국산, 수입 포함 전체) 중 그랜저 비율은 22.2%에 달한다. 즉, 세단 5대 중 1대가 그랜저인 셈이다.
그랜저는 1986년 최고급 세단으로 출시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대한민국 고급 세단의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신형 그랜저는 최신 디자인 언어로 재해석하고 상품성을 높인 것이 특징. 레벨2 자율주행,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카페이 연계 하이패스, 지문 인증 인포테인먼트, 등의 편의 및 안전품목도 갖췄다. 특히, 커진 차체로 대담한 존재감과 이에 걸맞은 혁신적 신기술이 입소문을 타면서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결과는 판매로 나타났다. 그랜저는 1년 간 국내 전 차종 신차등록순위 1위는 물론 하이브리드 순위에서도 쏘렌토 하이브리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용도별로 살펴보면 자가용이 72.6%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렌트는 22.4%, 택시는 4.9%로 나타났다. 또 소비자 유형별로는 개인이 65.8%, 법인이 34.2%로 대중 소비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으며 그랜저 3대 중 1대는 법인차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외에 성별 비율은 남성 76.0%, 여성 24.0%이며 연령별로는 50대가 주요 구매층으로 나타났다.
연료별 집계에서는 달라진 소비자 인식을 확인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가 5만7,371대를 기록하며 51.0%로 절반 이상 차지한 것. 전통적인 휘발유는 4만5,208대로 40.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고 LPG는 9900여대에 머물러 전체 8.8%를 차지했다. 친환경과 친경제성을 모두 잡은 하이브리드의 높은 인기를 증명하는 순간이다.
세부 트림에도 선택이 극명하게 나뉘었다. 가솔린은 가격대 낮은 하위 등급인 2.5 가솔린 "프리미엄"과 "익스클루시브" 등급이 가장 많은 선택 받은 반면 하이브리드의 경우 기본 판매 가격만 5,000만원 이상인 최상위 등급 "캘리그래피" 선택 비율이 가장 높았다. 초기 진입장벽이 낮은 가솔린은 보다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며 시작 가격이 다소 높은 하이브리드는 전체적으로 상향 평준화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그랜저 인기 이유를 헤리티지에서 나오는 명확한 소비자 인식과 독보적인 성격을 꼽았다. 고급차의 대명사로 불릴 만큼 익숙한 차명을 갖고 있으며 신형으로 오면서 급을 뛰어넘는 크기와 최신 기술을 대거 탑재해 큰 차를 좋아하는 국내 소비자 만족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2.5ℓ GDI 가솔린, 3.5ℓ GDI 가솔린, 1.6ℓ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3.5ℓ LPG 등 폭 넓은 파워트레인 선택지 제공, 입맛에 맞게 꾸밀 수 있는 트림과 옵션까지 어우러져 수요를 키웠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SUV 수요가 높은 현 시점에서 그랜저의 독주는 놀라운 결과"라며 "개인과 법인, 연료별 등 고른 선택 분포도를 보이면서 정상 자리에 등극한 만큼 국민차 타이틀을 차지해도 손색없는 결과"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