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폭의 인테리어 변화 인상적
-호 불호 없는 안정적인 주행성능
투싼은 현대차를 대표하는 컴팩트 SUV로 오랜 시간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 인기를 받았다. 소형 SUV 세그먼트가 강세를 보이면서 베뉴나 코나 등 여러 차들이 등장했지만 여전히 사람들 마음 속에 투싼은 입문형 SUV로 자리 잡아져 있다. 더욱이 투싼은 수출에도 엄청난 영향을 드러낸다. 줄곧 정상 자리를 지키며 브랜드 효자 차종으로 불린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상황이 달라졌다. 형제 차종인 기아 스포티지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 판매량에서도 점점 격차를 벌리며 투싼의 입지가 약해지나 싶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현대차는 부분변경을 통해 부활을 알리려고 한다. 디자인을 다듬고 실내 구성을 완전변경 급으로 바꿔 만족도를 크게 높였다. 이에 신형의 매력을 느껴보기 위해 직접 키를 걷네 받아 시승에 나섰다.
외관은 앞모습 변화가 가장 크다. 기존 제품의 파라메트릭 다이나믹스 테마를 발전시킨 것. 각진 형상으로 다듬은 라디에이터 그릴은 더욱 남성적인 모습이고 현대차 로고도 검게 칠해 젊은 느낌을 줬다. 이와 함께 기존 5개의 주간주행등은 간결한 형태로 바뀌었고 4개로 줄었다.
특히, 파라메트릭 쥬얼 히든 램프가 강인한 인상을 전달한다. 옆은 그대로다. 여러 조각으로 꾸민 캐릭터라인과 금속 소재를 추가한 C필러 형상 등 모던한 이미지는 크게 건들지 않았다. 휠 디자인 정도가 신형의 포인트다. 뒤는 범퍼 몰딩과 일체화한 스키드 플레이트를 가로 방향으로 확대해 차체가 넓어 보이는 느낌을 준다.
외장 색상은 신규 색상은 파인 그린 매트, 얼티메이트 레드 메탈릭을 포함해 팬텀 블랙 펄, 크리미 화이트 펄, 쉬머링 실버 메탈릭, 티탄 그레이 메탈릭, 오션 인디고 펄, 아마존 그레이 메탈릭, 티타늄 그레이 매트(N 라인 전용) 등 아홉 가지를 운영한다. 인테리어는 신규 색상인 그린/블랙/그레이 조합과 블랙 원톤, 블랙/그레이 투톤, 브라운 팩과 블랙 원톤/레드 스티치(N 라인 전용)의 다섯 가지를 제공한다.
크게 손대지 않은 외관과 다르게 실내는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단행했다.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드, 센터터널 등을 전부 뜯어고쳤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플로팅 콘솔 등을 탑재하고 수평성을 강조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시선을 끄는 건 화면이다. 각각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연결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ccNC까지 내장해 편의를 높였다. 여기에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블루링크 스트리밍 서비스 등은 사용할수록 유용하다.
와이드한 송풍구와 함께 공조장치는 터치 타입으로 마련해 조작이 편리하다. 동승석 앞쪽에 있는 여분의 수납 공간도 센스 넘치는 구성이다. 이 외에 컬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를 장착해 센터 콘솔 공간의 여유를 더했다. 플로팅 콘솔로 구성한 부분은 수납성을 높였으며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과 컵홀더를 병렬로 배치해 공간 활용도를 개선했다.
편의품목은 무선 연결이 가능한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 카페이와 연계한 e 하이패스, 디지털 키 2, 실내 지문 인증 시스템 등을 담았다. 또 레이더 센서 기반의 어드밴스드 후석승객알림,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빌트인 캠 2, 열림량 제어 파워 테일게이트, 아웃사이드 미러 및 운전석 자세 메모리 시스템 등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품목을 대거 탑재했다.
2열은 기대 이상이다. 무릎과 머리 위 공간 모두 여유롭고 시트의 착좌감도 좋다. 폭 넓은 리클라이닝 각도는 물론 전용 송풍구와 USB-C 타입 충전 단자, 열선 시트, 파노라마 선루프 등 필요한 편의품목도 알차게 들어있다. 트렁크는 광활하며 바닥과 양 옆에도 작지만 유용한 수납함이 있다. 2열을 접을 경우 보다 다양한 적재가 가능하며 차박과 차크닉도 무리 없이 즐길 듯하다.
신형 투싼은 1.6 가솔린 터보와 2.0 디젤, 하이브리드 등 여러 파워트레인 선택지를 제공한다. 그 중에서도 시승차는 판매 비중이 높은 가솔린 버전으로 4기통 1.6ℓ 엔진에 터보를 추가해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m를 낸다. 무난한 가속 성능이 특징으로 초기 발진가속은 자연스럽다. 차분하게 속도를 올리며 여유를 갖고 앞으로 나간다.
초기 발진 가속이 부드럽고 매끈하게 전진해 하이브리드 차를 모는 것 같은 착각도 든다. 중속에서도 일정하게 속도를 올리며 고속 영역까지 부담 없이 질주한다. 정직한 변속기는 차곡차곡 단수를 오르내리며 엔진에 힘을 더하고 이질감은 찾아볼 수 없다. 굼뜨거나 답답한 가속은 더더욱 아니다. 전체적으로 매끄럽고 이상적인 세팅이 돋보이며 투싼의 주 무대인 도심 속 일상 영역에서는 전혀 불만이 나오지 않는다.
반면, 운전모드별 차이는 크지 않다. 에코와 노멀, 스포츠 사이의 간극이 적고 특별한 반전 매력도 덜하다. 단순하게 에코는 엔진회전수를 최대한 아끼면서 효율이 집중한 모습이며 노멀은 담백한 반응으로 편안함을 이끌어낸다. 스포츠는 스로틀이 예민해지고 전체적인 차의 성격을 하드하게 바꾸지만 그 이상의 박진감은 부족하다. 극적인 재미 보다는 주변 상황에 맞춰서 유연하게 사용하는 걸 추천한다.
주행 완성도에 도움을 주는 각종 요소도 개선했다. 실시간으로 노면을 판단해 최적의 주행 모드를 자동으로 선택하는 오토 터레인 모드와 고속 주행 중 강풍 발생 시 조향 및 제동 제어를 통해 횡풍 안정성 제어를 지원한다.
이 외에 바닥 카펫에 주행소음과 차폐감 개선을 위한 보강재를 추가하고 전륜 휠가드와 C필러의 흡차음재 면적을 넓혔다. 운전석 하단 커버와 B필러는 흡차음재를 덧대 전반적인 흡음 성능을 최적화했다. 전륜 스트럿에는 2방향 다이나믹 댐퍼를 장착해 노면 소음 유입을 줄였으며 이중접합 차음 유리를 기존 앞 유리에서 1열 도어 유리까지 확대했다.
그 결과 빠르게 달리는 순간에도 차는 매우 조용하고 진중하게 반응한다. 탑승자에게 믿음을 주고 안정적으로 목적지까지 이동을 보장한다. 도로 위 불규칙한 굴곡을 의연하게 흡수하는 서스펜션은 힘을 더하고 호불호 없는 하체 세팅까지 어우러져 전체적인 상품성을 높인다. 큰 불만 없이 누구나 쉽게 차를 다룰 수 있고 두루 선호할만한 주행 감각이다.
안전품목은 2열 사이드 에어백을 더한 8에어백 시스템과 2열 안전벨트 프리텐셔너를 탑재하고 제동 성능도 높였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를 포함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BCA),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RCCA), 안전 하차 경고(SEW) 등 주행 환경을 스스로 판단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해 사고를 막는 현대차 최신 지능형 안전 기술도 구현할 수 있다.
신형 투싼은 개선이 필요했던 부분을 정확히 파악하고 바꿔 높은 만족을 줬다. 이와 함께 긴 시간 이어져 온 차의 가치와 의미도 재조명한다. 그만큼 다듬어진 디자인과 풍부한 편의 및 안전 품목, 넉넉한 공간을 갖추고 새로운 도약을 앞두고 있다. 다시 한 번 힘차게 도약할 투싼의 향후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가격은 가솔린 1.6ℓ 터보 모던 2,771만원, 프리미엄 3,048만원, 인스퍼레이션 3,439만원, 디젤 2.0ℓ 모던 3,013만원, 프리미엄 3,290만원, 인스퍼레이션 3,681만원, 1.6ℓ 터보 하이브리드 모던 3,213만원, 프리미엄 3,469만원, 인스퍼레이션 3,858만원이다(하이브리드 세제혜택 적용 후 가격).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